[나위노] 1. 광주형일자리? 광주형이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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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일자리’라고 들어봤어요? 요즘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가 광주형일자리죠. 광주 형님이 다니는 일자리라서 광주형일자리가 아닙니다.(ㅈㅅ) 광주형일자리는 광주시가 새롭게 추진하는 일자리 형태예요. 그런데 광주시에서 일자리를 만든다는데 왜 현대차에서 파업이 운운 되는 걸까요? 차근차근 살펴봅시다!

진흙에서 피어난 광주형일자리

광주형일자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광주시의 경제상황을 먼저 살펴봐야 해요. 광주시 사회통합지원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시의 경제상황은 한마디로 ‘안습’이에요.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좋은 일자리가 없었어요. 광주시에 취직한 사람의 분포를 봅시다. 10인 미만 사업장, 11~299인 사업장에 각각 44.5%, 44.6%가 분포된 반면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는 10.9%의 사람만이 근무하고 있어요. 약 90%에 육박하는 광주시 근로자는 대기업과 비교해 상황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것이죠. 월급은 어땠을까요? 전국 월평균 임금이 330만 원인데, 광주시는 290만 원밖에 안돼요. 그러니까 좋은 직장도 마땅히 없고, 취직해도 평균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은 거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시민은 중소기업보다는 안정되고, 월급도 괜찮은 일자리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어요. 광주시가 “일자리나 고용 관련해서 광주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뭐임?” 설문조사를 하니, “성과 좋은 기업들이 부족함” 답변이 1위로 꼽힐 정도였죠.

이때 광주시가 유희왕카드를 꺼냅니다. 그것이 바로 ‘광주형일자리’. 현대자동차 신차 생산 라인을 광주시 ‘빛그린산업단지’에 유치시켜 광주시 근로자의 대기업 취업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계획이에요. 뜬금포로 신의 계시를 받은 현대자동차가 선의로 광주에 신차 생산 라인을 짓진 않겠죠. 광주시는 빛그린산단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기존 현대차 근로자의 절반 수준의 월급을 제공하기로 현대차와 약속해요. 대신, 줄어든 월급만큼 광주시는 빛그린산단 근로자에게 주택, 육아, 교육, 의료 등의 사회적 혜택을 보전해요. 개이득이 느껴지십니까? 광주시도 일자리 문제 해결해서 이득, 현대자동차도 인건비 줄어서 이득, 광주시 근로자도 안정된 대기업에 취직해서 이득!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광주시와 광주시 근로자 그리고 현대차는 “개이득!” 소리를 지릅니다. 여기에 개이득을 함께 외친 이가 있으니, 그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형일자리를 지역 일자리 창출의 좋은 예라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해요. 약속의 일환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빛그린산단 현대차 생산 설립 투자 협약식에 참석하기로 하죠.

그런데 현대차 노조(금속노조)가 “이건 이득 아닌데?”하고 의문을 제기해요. 다 된 밥에 재 뿌린다고만 생각하면 안 돼요. 금속노조 입장에서 생각하면 광주형일자리가 장기적으로 노동 시장에 피해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광주에 유치되는 현대차 생산직 노동자가 낮은 월급을 받으면 다른 현대차 생산직 노동자의 월급도 낮아지는 건 예견된 수순이라는 거죠. 즉, ‘임금 하향 평준화’를 우려하는 겁니다. 노조의 입장은 강경해요. “임금 하향 평준화와 조합원 고용불안 초래하는 광주형일자리 투자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라며 “(광주공장) 투자를 강행한다면 올해 임금협상 투쟁과 연계해 총력 반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어요.

아무튼, 노조와의 갈등으로 19일 빛그린산단 투자 협약식 연기! 문재인 대통령 협약식 참석은 무산! 탄탄대로 일줄 알았던 빛그린산단 현대차 생산 설립이 잠시 정체된 모양새입니다. 역시 끝날때까지 끝난건 아닌듯! 노사정이 함께 갈등을 잘 풀어가길 바라는 수밖에요.

참고)
“광주형일자리란 무엇인가”, 광주광역시 사회통합지원센터 연구보고서
“광주형일자리 창출 모델 시민 여론조사 결과”, 광주광역시 사회통합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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