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자랑] 사랑의 선행학습 修身

in #kr6 years ago (edited)

IMG_2661.JPG
저에겐 선비친구가 있습니다. 그친구 전용으로 이 짤을 저장해놓고 다니지요.

⠀⠀⠀

IMG_2747.PNG
선비친구 소개에 앞서 일단 저는 사랑이 많은 아이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 포스팅에선가 말씀드린 것 처럼, 산책로나 절 근처에 놓여진 돌탑을 지날때마다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해주세요'라는 소원을 빌었었지요. 아마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그랬어요. 학교에서 좌우명 써내라하면 '사랑하자'로 써내고 그랬습니다. 박애주의 쩌네요ㅎㅎ 지금은 물론 생일케익 앞에서도 '제발 취업좀' 이란 소원을 빕니다.

⠀⠀⠀

IMG_3013.JPG
저의 충만한 사랑은 한살한살 쌓여갈수록 비워지더군요. 연애도 실패해보고, 친구도 잃어보고, 증오라는 감정도 겪어보며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닌가보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 같습니다.

⠀⠀⠀

IMG_3014.JPG
저는 어렸을때부터 먹을거 말곤 욕심이 별로 없었어요. 다른 말로는 목표가 없이 살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저 이 따뜻한 마음과, 만물의 아름다운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만 지니면 행복하게 살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사랑을 최고가치로 여겼던 제가 사랑을 제대로 할 줄도 모르고 줄 줄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버리니, 제 존재가치는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지요.

⠀⠀⠀

IMG_3010.JPG
그저 해야 할 일들을 간신히 처리하고, 하루를 막쓰고, 몸도 막쓰며 살고 있을 때 선비 친구가 등판하십니다. 스팀잇에 가입한지 하루 된 뉴비에게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세세한 뉴비 가이드처럼, 친구의 말은 정처없이 제자리 걸음이던 제 인생에 다시 길을 터주었습니다.

⠀⠀⠀

IMG_3011.JPG
그리고 선비답게 공자님의 중용을 읊어주네요. 결국 사소한 곳 부터 하나하나 나를 갈고닦는 일(修身)이 사랑의 첫 걸음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던 거겠지요. 저는 이제 일어나자마자 아침에 물한잔을 마시고, 손톱은 이쁘게 깎는법을 모르겠어서 난생처음 네일도 받아보려 하고, 예쁘게 말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도 사고, 립밤도 매일 발라요. 인형옷입히기 하듯 요리조리 작은것 부터 修身 하는 중입니다ㅋㅋㅋ

⠀⠀⠀

IMG_2672.JPG
제가 20살때 중용을 읽고 인상깊었던 구절을 메모해 둔 파일을 찾아봤습니다. 허접한 감상소견은 스무살이니까 봐주세요ㅎㅋ 저는 그때도 자신에게 정성을 다해야한다는 걸 알고 있었네요 ㅎㅎ
나를 먼저 가꿔야 한다는 진리는 오랫동안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애기애타등의 명언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너무나 뻔하디 뻔한 명제지만, 그 뻔한 명제가 비로소 나에게 와닿는 순간은 특별하지요. 그 특별한 순간을 선물해 준 선비님께 감사한 마음은 어떻게 전해야할까요? 좀전에 눈길에 자빠지라고 악담 했는데 취소취서 퉤퉤퉤 해줘야 할까요?

⠀⠀⠀

IMG_3012.JPG
물론 선비라고 맨날 이쁜말만 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와중에 제 앞날은 걱정해주네요^^ㅋ 그럼 저는 이만 매질을 피하기위해 새벽열공하러 뿅=3

Sort:  

이쯤에서 선비-드래곤으로 불리우는 인면조가 등장할 때..
선비친구에게 보내주세요.. ㅋㅋㅋㅋㅋㅋ
b529c7a2222f0c2153fac6d0d7e2fa1ed33100be4e15ef459def7ef3be63efeb1952c80005249c9771a6aa9c0744276c81333c9cc1d0bb661005445dd1e71d61163070a7ea811e38f2bb924dc2ceecfb.jpg

정말 좋은 친구를 두셨군요. 부럽습니다. :)

친구가 이 댓글 보면 짱좋아하겠네용 ㅎㅎㅎ!

마지막 10선비님의 말씀이 인상적이네요..ㅋㅋ 공부하러 가즈앗!!!

ㅠㅠ 이 가즈아는 썩 안달가워여ㅠ

중용 23장에서 빵 터졌는데 하이디님 위히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남자분이면 꼭잡으세요. 츤선비님이시네.일단 공부부터 가즈앗!!! 취업? 스티밋 가즈앗!!!

여선비 님이심다 ㅋㅋㅋ 저런남잔 어디에 있을까용

음..............청학동??

와 중용 23장 ㅋㅋㅋㅋㅋ 전 처음들어봅니다 심지어..
혹시 저분 과거는 안보시는지..??
농담이고 진심으로 하이디님을 위해주는 마음이 보이네요:)
부럽습니다

저도 외우고 있다는거에 1놀람 추가됐었습미다 ㅋㅋㅋㅋ 혀니님 말씀처럼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그시대 보건복지부장관 정도는 했을듯해요 ㅋㅋㅋ

선비친구ㅎㅎ 그러고 보니 제게도 이선비친구란 말이 어울릴만한 녀석이 있는데 써먹어 봐야겠네요
열공하시구 많이 사랑해 주세요 선비친구분 말씀대로 자신을 말이죠

첫짤보고 들어와서 글 정말 재밌게 읽고갑니다. 많은 포스팅을 접할수록 포스팅주제나 컨셉에 대한 것은 정말 무궁무진 한 것 같습니다! 10선비 친구분 없어선 안될 좋은 친구인 것 같네요~ 팔로우하고 갑니다. 종종 구경올게용!

저도 몽둥이로 안맞으려면 열심히 해야겠군요 ㅋㅋㅋ
10선비 친구분의 멘트로 결국은 힐링받으셨으니 선비만세입니다!! ㅋㅋㅋ

정말 멋진 친구를 두셨네요. 화이팅입니다! ㅎㅎ

ㅋㅋㅋㅋㅋㅋ공부를 해야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친구를 두셨네요!

Coin Marketplace

STEEM 0.27
TRX 0.13
JST 0.032
BTC 62441.36
ETH 2940.53
USDT 1.00
SBD 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