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어머니의 말씀. 사람 사귀기를 물같이 해라.

in #kr6 years ago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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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어머니로 부터 들은 말이 있다. 친구사귈때 너아니면 죽는다는 식으로 하지 말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신 말씀이
군자지교담여수
소인지교감여밀이라는 것이다.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맛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기가 꿀과같다는 의미다.

소인들은 친구사귈때 죽고 못산다. 조금만 보지 못하면 가슴이 아리고 보고싶다. 부모형제보다 친구가 좋다. 그런데 꿀은 맛이 좋아도 항상 먹을 수 없다. 질린다.

그 좋은 친구도 조금있으면 질려서 싫어한다. 그래서 조금 있다가 서로 헤어진다. 처음에는 장점만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장점은 온데간데 없고 단점만 보인다. 그 친구가 하는 꼬락서니가 싫어진다. 그리고 다시는 안본다고 헤어진다.

군자들은 친구를 사귈때 소가 닭보듯이 한다. 주변에서 보면 그사람들 친구 맞아 그런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시간이 되거나 여건이 되면 만난다. 떨어져 있어도 마음속에는 남아 있다. 오랫만에 만나도 무지하게 반갑게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늘상 마음에 있었던 사람이라 얼굴을 본다고 해서 반갑다고 호들갑 떨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릴때부터 어머니로부터 그런 말씀을 많이 들었다. 너도 친구사귀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항상 그런 일을 경계하라고 하셨다.

살다보니 어머니 말씀처럼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무척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아무것도 아닌 이익앞에서 헌신짝 처럼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정말 어려울때 별로 친하지도 않게 지냈던 친구가 나도 모르게 도와주는 경우도 있었다. 사람일이란 알 수 없는 일이다.

내 앞에서 친한 척 한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그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너무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자 하면 상처가 남는다. 사람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은 결국 고독한 존재다.

비극의 탄생은 고독함을 숙명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을때 이다. 아무리 친한척 했던 사람도 얼마되지 않은 이익앞에서 언제 보았냐는 듯이 획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많은 것이 아니라 부지기수이다. 명예와 이상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 수이다.

나는 아니라고 말하지 말라. 나도 그렇게 했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그럴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밥을 먹어야 하고 식구들 건사도 해야한다.

전쟁터에서 생명을 바친 영웅은 있어도 삶의 긴 질곡을 건너오면서 지조와 의리를 지키기는 쉽지않다. 그래서 삶은 잔인한 것이다.

SNS에서도 서로 죽고 못사는 경우를 많이 본다. 아마도 실제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SNS에서라도 위안을 받아 보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도를 넘어가면 SNS에서도 상처를 받는다.

서로 보지 않기 때문에 상처가 크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 만나서 얼굴보고 싸우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아프다.

너무 친하려고 하지말고 너무 미워하려고 하지말고 그냥 그럭저럭 지나는 것이 좋은 듯하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사람인지 다 알게된다. 이상한 것은 얼굴을 보지 않고 말도 나누지 않지만 글만으로 그 사람이 어떤 성격인지를 다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 신기하다.

최근 kr 코뮤니티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런 일이 생기게 된 이유는 이익이었다. 보팅으로 생기는 소소한 이익이다. 사람은 모두 이익에 혹할 수 밖에 없다. 스팀잇 자체가 그런 유혹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것이니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익도 작은 이익이 있고 큰 이익이 있다. 작은 이익보다는 조금 더 큰 이익을 보면서 서로 다독여가면 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회관계네트워크는 서로간의 관계를 강화시켜주는 것이 목적인데 그렇지 못하고 얼마되지 않는 보상가지고 서로 싸우기만 하면 그 존재이유자체를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그만 이익가지고 죽을 듯이 싸우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그러려면 kr 코뮤니티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하고 싶은 말도 조금씩 수위를 조절했으면 좋겠다.

어리석은 사람이 자기 밥그릇 깨는 법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기분나쁘다고 자기밥그릇 깨면 나중에 굶어 죽는다.

장담컨데 수익률이 좋아지면 죽을 듯이 욕하고 싸우던 사람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 죽고 못살 것처럼 형님 아우할 것이다.
그럴때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

내가 군자일까 소인일까?

군자와 소인도 결국은 자질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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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만날때 죽고 못사는 친구보다 말없이 만날수 있는 친구가

사람을 좀더 이해하게 되는 글입니다.
학교를 다닐 때는 정말 친구가 많았는데.
막상 상회로 나와보고 나니 친구들이 정리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계속 친구가 정리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젠 모든게 추억이 되어 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그때 물불 안가리고 만났던 우정들도 추억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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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와 소인이 자질이 아닌 선택의 문제라는 말씀에 뭔가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네요. ^^
그동안 살아오며 내가 한 선택은 어떠했나 돌아보는 계기가 될 듯합니다.

어머니께서 정말 금과 같은 멋진 말씀을 해주셨네요~ 군자와 소인, 요즘에 와서는 인성과 자질의 문제도 크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선택의 가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기준은 얼마나 오랜동안 소통하고 지내왔는가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소인으로 알고, 질려 싸우고 멀어졌다가도 이해하고 풀고 다시 가깝게 지내는 시간이 반복하면서 켜켜히 인생의 단층을 쌓아가게 되면 그 자체가 크건 작건 동산이나 산과 같은 든든한 친구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꾸준히 오랫동안 알고 나누고 싸우고 풀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어머님이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써, 야이 야이 야
어머님이 탕수육이 더 좋다고 하셨지, 야이 야이 야 ^^
Why so serious?

그러게요 제가 군자일까 소인일까 의문을 품게되네요
음 ~ 깊은생각에빠져보는 좋은글이였습니다

남편과아이에게 보여주고싶은 글입니다

SNS에서도 서로 죽고 못사는 경우를 많이 본다. 아마도 실제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SNS에서라도 위안을 받아 보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도를 넘어가면 SNS에서도 상처를 받는다.

공감되네요

음 자질의 문제기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 공감합니다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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