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는 누구인가? - 브라질, 독재자의 귀환 2부

in #kr5 years ago

포퓰리즘 물결이 브라질을 뒤덮었다. 기존 기득권층에 대한 반발로, 브라질 유권자들은 군 장교 출신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브라질이 역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는데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중은 주류 정당에 등을 돌렸다.

(대통령에 당선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 중 60%가 정치권 밖의 인사를 대통령으로 원했다. 부패 스캔들, 역사적인 실업률 및 2017년에 이어 2018년 연속 기록을 세운 살인율 증가로 인해, 기존 정당들에 대한 분노가 커질 대로 커졌다.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에 힘입은 보우소나루는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막말을 오히려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기존 정치권을 노골적으로 무시함으로써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예를 들어 다음 같은 말도 서슴지 않았다.

군부의 유일한 실수는 사람들을 너무 적게 죽였다는 것이다.
킬롬보 사람들은 아이를 낳아선 안 된다.
대통령에 당선된 당일 정부를 폐쇄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보우소나루의 승리를 브라질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브라질 전역에서 보우소나루 당선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 이렇게 일각에서 그의 당선을 끔찍하게 여긴다 해도, 시장은 노동당의 어느 인사보다 보우소나루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투자자들은 안도하고 있다. 아래 차트는 미국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의 강세를 보여준다.



이하에서는 시장이 왜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배경과 이념을 선호하는지 살펴보고, 시장에 미칠 잠재적 파급 효과를 살펴보기로 한다.

배경

자이르 보우소나루는 1955년 3월 21일 상파울루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19세가 되자 리우데자네이루의 브라질 육군 사관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브라질은 군부 독재 시절이었기 때문에, 출세를 위해서는 육사에 들어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집요한 성격이 육사 생활에 도움이 되었고, 1983년 대위까지 순조롭게 진급할 수 있었다. 1985년 군부 독재가 끝나고 새로운 민주 정부가 들어서자, 보우소나루는 반정부주의자로 돌아섰다. 특히 물가 상승을 막고 재정 적자를 줄이고자 실시한 긴축 정책에 분개했다.

1986년 정부가 물가 상승에 따른 군인들의 급여 조정을 거부하자, 보우소나루는 군인들의 급여가 너무 낮다고 비판했다. 1년 후, 세간의 이목을 끌고자 육사에 폭탄을 터뜨릴 계획을 담은 그림이 발각되어 체포되었다. 그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감옥에서 15일을 있은 후 풀려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보우소나루는 군부 지지 세력에게 인기를 얻었고,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뛰어들게 된다.

1987년 리우데자네이루 시 의회에 입성했으며, 1990년에는 연방 하원 의원으로 선출되었다. 임기 중 그는 주로 군인들의 급료 인상에 집중했다. 또한, 잦은 돌출 행동으로 주목을 받곤 했으며, 극우 성향을 견지하면서, 여성과 소수자들에 대한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1993년 의회 해산을 요구했고, 1999년에는 군부가 새로 선출된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대통령을 암살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3년, 카메라가 있는 가운데, 여성 의원들은 강간당할 가치가 없다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로 떠벌리기까지 했다.

이런 돌출 행동으로 최근까지 브라질 정치권의 주변에 밀려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우소나루는 30년 넘게 연방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념

보우소나루는 친 군부적이고 반 민주적인 언사를 제외하고, 한 번도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밝힌 적이 없다. 의회에 있으면서도, 어느 정책에 표를 던졌는가 보다는 막말로 더 유명해졌다. 30년을 의원으로 지면서, 두 가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보우소나루는 상대 진영을 브라질의 부끄러움이라고 반복해서 비난했다.

예를 들면, 킬롬보 주민들을 꼭 집어 언급하면서, 소수자들을 위한 복지 정책은 재정 적자를 늘릴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의 이념적 성향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재임 기간 중 자신의 지지 기반인 "황소, 총알 및 성경" 세력으로 알려진 농부, 군부 지지자 및 보수 기독교인을 만족시킬 만한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농민

보우소나루의 지지 기반 중 "황소"는 농업 관련 부문, 특히 소 목축업자, 광부 및 벌목 인부들을 나타낸다. 이들은 농업 및 환경 규제 완화, 원주민과 그들의 토지 보호제 철폐 및 아마존 지역에서의 더 많은 채굴과 벌목 자유를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지주들이 더 많은 토지를 농지로 전환할 수 있고, 더 많은 자원을 채취해 팔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이들 또한 보우소나루의 지지 세력 중 하나다. 보우소나루와 이들이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은 소수자들에 대한 공격뿐만 아니라, 더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잘 알 수 있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보우소나루는 원주민을 위한 토지 보호 정책을 두고, 유엔을 통해 아마존 지역을 브라질로부터 분리하려는 서방 세계의 책략이라고 말했다. 또한 불법 낚시로 벌금을 부과 받은 후, 환경 기관들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보우소나루는 환경 관련 기관을 없애거나, 적어도 법 집행력을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한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이 파리 기후 협약에서 탈퇴한 미국의 선례를 따르길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과 질서

보우소나루의 지지 기반 중 "총알"은 브라질에 법과 질서 회복을 바라는 이들을 나타낸다. 여기에는 군부 지지자와 범죄 조직에 피해를 입은 이들이 포함된다. 이들은 마약 조직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경찰과 군부가 더 많은 자원과 재량권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이들은 경찰이 범죄 용의자에 총격을 가해도 가혹한 처벌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사형제를 다시 도입하고, 청소년의 성인 재판 제한 연령을 낮추길 바란다. 이들이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이유는 이전 정부의 정치적 정당성이 오히려 범죄 문제를 줄이는데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그의 주장을 믿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우소나루를 받아들인 이유는 과거 군부를 지지해온 이력뿐만 아니라, 범죄 근절을 위한 현실적인 접근 방식 때문이다. 보우소나루는 인터뷰에서 경찰에게 범죄 용의자를 쏠 수 있는 더 많은 재량권을 주어야 하며, 마약 조직 소탕에 군부를 동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장 요원들을 빈민가에 보내 범죄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기독교인

보우소나루의 지지 기반 중 "성경"은 보수 기독교인을 나타낸다. 여기에는 복음주의 개신교인들과 보수 가톨릭 신자들이 포함된다. 이들은 브라질이 가족이란 개념을 희생시켜 가면서 동성애에 대한 관용과 성 평등 같은 서방 세계의 가치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들은 동성애자 권리, 낙태 금지 및 성 평등에 반대한다. 이들이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가 기독교의 가치를 단호하게 지키며, 스스로 다시 태어나도 기독교인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우소나루를 받아들인 이유는 그가 직설적이고 당당하게 자기 생각을 밝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성들은 임신 기간이 있으므로 동등한 급여를 받는 것이 과연 공정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게이 아들을 갖느니 차라리 죽은 아들을 갖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간단히 말해, 그가 보수 기독교인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서방 세계의 시각에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던졌고, 기독교인을 옹호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시장에 대한 호소력

투자자들이 보우소나루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경제 자유주의를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규제 완화, 작은 정부 및 중앙은행의 독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동시에, 그는 전혀 경제 정책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연방 적자를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며, 널뛰는 환율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경제 정책 자문인 파울로 구에디스(Paulo Guedes)를 재무 장관으로 내세워 그에게 전권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구에디스는 시카고 대학을 나왔고,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경제학자다. 그가 참여하게 되면, 아우구스토 피노체트(Augusto Pinochet)의 칠레 통치 시절, 시카고 대학 출신 경제학자들을 대거 기용했던 것과 비슷해질 전망이다.

(파울로 구에디스)



구에디스는 페트로브라스와 공공 기업들을 제외한 많은 국영 기업을 민영화하고, 거기서 비롯된 자금을 국가 부채 상환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비대해진 브라질의 연기금의 고삐를 죄고, 세제를 단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에디스가 연기금 개혁을 비롯한 이러한 모든 개혁을 전부 수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앞서 언급한 부문들에서 완만한 개선만 이루어져도 투자자들에게는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재무 장관에게 경제 정책에 대한 전권을 맡기겠다고 한 보우소나루의 말을 시장이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긴 해도, 그가 이 말을 어긴다 해도 전혀 놀랄 일은 아니다.

1990년대 초 IMF가 브라질 정부에게 긴축 정책을 권고한 이래, 보우소나루는 구에디스 같은 기득권층을 오랜 기간 의심해 왔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지지 기반에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경제 정책은 시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금융 거래세를 다시 도입하려던 구에디스의 계획이 보우소나루의 핵심 세력들에 의해 저지된 바 있다. 구에디스의 이 계획이 시행된다면, 시장은 방어적으로 대응할 것이 분명하다.

파급 효과

일단 시장은 보우소나루의 승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오래 지속될 것인가는 의문이다. 보우소나루는 충동적인 성향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권력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 구에디스의 정책이 핵심 지지자들로부터 반발을 받기 시작한다면, 보우소나루는 경제 자유주의를 포기하고 포퓰리즘 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다. 과거 군부 독재 시절 브라질이 경제 자유주의를 받아들였던 것은 핵심 세력의 신념 때문이 아니라 세계의 추세에 순응한 것에 불과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경제 자유주의가 사회적 불평등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브라질의 경제 자유주의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만일 실패한다면, 투자자들은 다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보우소나루가 포퓰리즘으로 돌아서면, 브라질 주식은 장기적으로 약세를 띨 것이다.

자료 출처: Confluence Investment Management LLC, "Return of the Stro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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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늘 복잡하네요. 넓은국토와 많은천연자원을 제대로 활용 못하는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모든게 정치가 낙후되어서 그런거 같습니다.

오랜 식민 지배와 독재의 산물이지요. 하지만 브라질이라고 영원히 그러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요^^

지구 기온은 더욱더 높아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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