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수십억을 잃었을까? 벌었을까? - 애디 램퍼트와 시어스의 미스터리 1부

in #kr5 years ago



헤지 펀드 매니저 에드워드 램퍼트(Edward Lampert)는 여러 모습으로 언론을 장식하곤 했다. 2004년 비즈니스 위크에서는 "차세대 워런 버핏"이라 불렀고, 2006년 포춘은 "천재"라고 불렀으며, 2013년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는 "유명인 주주"라고 칭했다.

하지만 올해 10월 중순, 램퍼트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불리게 되었다. 헤지 펀드 매니저들은 그와 개인적 만남을 피했고, "약탈적 자본주의(predatory capitalism)"의 전도사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마 램퍼트를 가장 저주하고 있는 이들은 시어스의 종업원들일 것이다. 램퍼트가 15억 달러에 시어스 홀딩스를 인수해 경영하다가, 10월 파산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는 시어스의 종업원들을 구직 사이트로 달려가도록 만들었다.

"에드워드 램퍼트는 소매업에 소자도 모르는 사람이다. 출구 전략을 찾는데만 골몰하는 헤지 펀드 매니저일 뿐이다."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형편없는 사람이라는 더 직설적인 비판도 있었다.

램퍼트가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잘 지었다면 직원들 중 일부는 일리노이 호프만 에스테이츠의 시어스 본사에 그대로 남았을 수도 있다. 램퍼트는 마지막 연설에서 이런 변명을 남겼다.

시어스를 다시 위대한 회사로 되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치 못할 실수가 있었다. 그 실패는 이전의 어떤 성공보다도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고, 나 자신에 대해, 내 가치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들게 만들었다.

시어스가 파산을 신청한 다음 날 이 램퍼트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이제 일자라를 잃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변명도 그저 그런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도 이 헤지 펀드 거물이 한 가지를 말하지 않았다는 점을 눈치챘을 것이다. 즉 2005년 시어스 홀딩스로 합병된 시어스 로벅과 K 마트 투자로 그가 실제 얼마나 손실을 봤는지
말이다.

실제, 10월 15일 파산 신청이 있은 지 며칠 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램퍼트는 말을 조심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돈만이 아니라 시간도 잃었다. 엄청난 기회비용이 들었다."

이제 램퍼트가 합병 후 시어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탔을 때만큼 부자가 아닌 건 사실이다. 그는 과거 최고 재산 헤지 펀드 매니저 상위 25인에 9차례나 올랐고, 그 과정에서 7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시어스의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과 헤지 펀드에서의 대량의 자금 인출이 벌어진 후 그의 현재 자산은, 포브스의 추산에 따르면, 10억 달러로 줄은 상태다.

과거 헤지 펀드 업계의 총아라는 램퍼트의 명성은 이제 빛을 잃어가고 있다. 거의 램퍼트 자신의 자금으로 운용되면서, 시어스의 주식과 채권 그리고 스핀오프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는 헤지 펀드 ESL 인베스트먼트의 운용 자산은, 지난해 말 SEC 보고서에 따르면, 13억 달러였다. 최고치였던 16억 달러에서 3억 달러가량 하락한 규모다.

분명 "기회비용"이라 하기에는 큰 손실이었다. 이 기간 동안 거의 모든 다른 투자 자산(S&P 500 ETF)의 수익률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이 우울한 수치 뒤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숨어있다.

현 시어스 주주들은 투자한 돈 거의 전부를 날렸고,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미국 정부를 비롯한 채권자들에게 110억 달러의 빚을 떠안겼음에도 불구하고, 램퍼트 자신은 시어스에 투자한 후 현재까지 거의 14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한 번도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이 금액은 청산 절차의 결과에 따라 위아래로 크게 변할 수 있다.




2007년 초, 시어스의 시가총액은 약 300억 달러로, 당시 아마존의 거의 두 배 규모였다. 시어스의 주식은 현재 주당 33센트로 거래되고 있지만, 금융 공학적으로 볼 때(배당금, 이자 지급 및 파산을 모면하기 위해 취한 자산 스핀오프), 램퍼트의 초기 투자 자금 손실 규모는 15억 달러에서 6억 2,400만 달러로 축소된다.

하지만 이러한 손실은 그 벌어들인 수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1988년에 25세의 나이로 시작한 헤지 펀드의 보상 구조 덕분이다. 시어스가 정점을 달리던 당시, 램퍼트의 헤지 펀드는 지분의 거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었다.

ELS는 2006년 말 시어스와 K 마트 투자로 약 110억 달러에 달하는 장부상 수익을 올렸고, 그 대가로 램퍼트가 가져간 성과 수수료는 20억 달러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1~2% 정도의 운용 수수료와 법률, 회계 및 중개 수수료를 포함한 전문 서비스 비용으로 받은 돈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램퍼트가 시어스를 통해 벌어들인 재산 가치 평가에서 와일드카드는 26억 달러의 채권이다. 이 중 일부인 시어스의 부동산 및 기타 자산을 담보로 했던 15억 달러 상당의 채권은 ESL과 다른 램퍼트의 자회사들이 보유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청산 절차에서, 담보부 채권은 안전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 돈을 더하면 램퍼트가 시어스에 투자해 얻은 주식은 30억 달러가 넘어간다. 그리고 여기에다, 만일 램퍼트가 이 채권을 수백 곳의 시어스 매장과 맞바꾸는 마지막 도박에 성공한다, 시어스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더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램퍼트는 시어스의 회장 겸 CEO 이자, 시어스의 주식과 채권 모두를 보유하고 있는 헤지 펀드의 오너로서 지위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따라서 파산 소송의 결과에 따라 수치가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무담보 채권자들은 이미 11월 6일 파산 법원에 램퍼트와 ESL을 고소한 상황이다. 내부자들이 2005년 K 마트와 합병한 이후 다른 채권자들을 희생시키면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회사의 이익을 빼내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채권자들은 고소장에서 사해적 양도, 신탁 의무 위반, 형평법상 종속 및 채권 성격 변경을 그들의 혐의로 적시하고 있다.

램퍼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SL 측에서는 답변서를 통해 "ESL의 모든 조치는 공정한 조건 하에서, 제3자의 입회하에 선의로 행해졌으며, 독립적이고 경험 많은 자문들에 의해 정기적으로 검토되었고, 시어즈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유익했다."라고 반박했다. ESL 측은 자신들이 보유한 시어스의 주식 가치가 현재 2천만 달러 밖에 안된다는 점을 들면서, 시어스의 투자로 ESL은 '소득'도 생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직 시어스의 회장인 램퍼트(시어스를 파산 보호 신청하면서, CEO 자리에서는 물러났다)는 이 기사에 대한 인터뷰를 거절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 옹호자들이 있다.

램퍼트와 가까운 이들은 그가 시어스에서 돈을 벌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한다. 그중 한 명은 "한 마디로 램퍼트가 시어스에서 강도 같은 짓을 했다는 얘긴데, 그건 그가 과거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데 따른 질투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자세한 조사를 해보면 다 밝혀질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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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스는 망하고 램퍼트는 벌고...
대기업이라면 가능한건가요...??

일단 1부에서는 헤지 펀드의 부도덕한 모습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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