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TV가 바뀌었다

in #kr6 years ago (edited)

햇수로 20년만에 TV를 개비했다. 크고 얇고 세련된 새 TV를 보며 고화질에, 다양한 기능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도 거실 한쪽 벽에 20년을 한자리에서 지키던 고물 TV가 없어졌음에 서운함을 감출 수 없다.

아남 29인치 TV. 1998년에 결혼할때 혼수품으로 우리집에 동거하기 시작한 녀석이다. 검은색으로 크고 투박하기 이를데 없는 브라운관 TV이다. 뒤불뚜기로 지금 TV는 거기에 비하면 종잇장 같은 두께다.

아남 TV가 얼마나 튼튼한지 20년간 한번도 고장이 나지 않았다. 고장이 났으면 진작 TV를 교체했을텐데 도통 고장이 나지 않으니 한번쯤 바꿀까 생각을 했다가도 금방 접게 되었다. 오늘도 새 TV를 가지고 기사분이 방문할때까지 아남TV로 시청을 하고 있었다.

TV 교체는 남편이 강력하게 주장하여 진행되었다. 남편은 휴일이면 무료로 다운받는 영화를 즐겨보는데 요즘 TV라면 핸드폰과 연결해서 볼 수 있는데 우리집에 있는 저 구닥다리 TV로는 불가능하니 TV를 사자고 조르는 간격이 점점 좁아졌다. 거기에 TV 리모콘이 노후화 되어 작동이 잘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디가서 이 TV에 맞는 리모콘을 살 수도 없었다. 그러니 TV 리모콘을 작동하며 남편의 투덜거림이 더 심해졌고 아이도 이제 제대로 된 TV를 보고 싶다며 제 아빠편을 들기 시작하였다.

내 입장에서도 아남 TV가 고장이 난 것도 아니고 고장 날때까지 보고, 그때 교체하자 고집을 부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말에 동의 한 것은 딱 한가지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홈쇼핑을 볼 때 가격이 짤려서 보인다는 것이다. TV 가로 세로의 비율이 달라지면서 구형 TV는 양쪽의 화면이 다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실제로 홈쇼핑에서 99,000원짜리 인줄 알고 주문했다가 199,000원으로 문자가 와서 취소한 경험이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집에 55인치 대형TV가 들어왔다. 29인치 TV에 익숙하던 눈이 대형 TV에 어리둥절하지만 식구들의 이목이 가장 집중될 이 녀석과 새로운 정을 붙이며 한 10여년 무탈하게 동거동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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