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 만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법(1)-현 시국 이야기

in #kr4 years ago (edited)

요즘 새삼 기억나는 시사고발프로그램의 한 꼭지


약 12년 전에 높은 분들의 심기를 계속 건드린다는 이유로 날아간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것도 광고수익이 67억, 제작비가 15억인 프로그램으로 순이익이 52억원이었던 프로그램인데, "제작비 절감"의 차원에서 폐지되었죠. 윗 분들의 심기 때문에 날아갔지만, 사실 내부에서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인터넷 풍자 매체에게 까지 코너를 준다는 것 자체에 심기가 불편했던 분들이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바로 2008년 11월 13일 폐지되었던 KBS 2TV의 <시사투나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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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들 하시려나 모르겠습니다.

윗분들이나 KBS구성원들이나 공통적으로 심기를 건드렸던 부분. 지금은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명선님이 엥커로 나왔던 <헤딩라인뉴스> 코너였죠. 모 인터넷 풍자전문 매체 출신인 분들이 퇴사후에 만든 블로그 기반 미디어가 있었는데, 거기서 공중파용으로 인터넷의 매운맛을 꽤 뺀 상태에서 KBS에 납품되었던 건데요... 어느 분은 그게 그렇게 심기가 불편했었나 봅니다. 그러니 공무원 댓글부대를 구성했는지도 모르죠.

여튼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풍자 뿐만 아니라, 당대 대한민국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상당히 성찰적인 문제들을 건들이기도 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경기도에 어느 아파트 단지는 개농장+개고기 판매시장과 개천 하나를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 이 개농장에선 개를 도살한 다음에 털을 태웠는데, 이 연기가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겐 아주 심각한 문제였다고 합니다. 뭐 저도 익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누린내+탄내의 결합이 향기롭거나 맛있는 냄새일 수는 없겠죠. 거기다 엄청난 양의 재까지 날아와서 창문을 열고 빨래를 말릴 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아파트 주민들은 이 문제에 대해 문제 제기를 안 할 수가 없었죠. 항의시위를 조직하고, 구청에 민원을 계속 넣었다고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시장에선 개 도살 후, 개 껍질을 그슬리기에 여념이 없었고, 주민들은 계속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취재하던 기자가 아파트 건너편으로 넘어가서 개시장의 업주들과 인터뷰를 했었을때 겁나 황당한 반응이 나옵니다. 개천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개 타는 연기와 냄새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아느냐고 물었을 때, 이 분들은 "어? 그랬어요? 앞으론 안할께요"라고 대답했던거죠.

수년간 연기와 악취로 고생하면서도 아파트 주민 대표자회의의 누구도 이들과 직접 접촉했던 적이 없었던 거죠. 그럼 민원은 어떻게 되었던 걸까요? 관할 지자체가 달랐던 걸로 기억합니다. 옆에 있는 지자체에게 발송하는 "너네 이거 좀 개선해"라는 요구서신의 한 쪽으로만 처리되고 있었던거죠.

폐지된지 꽤나 오래된 프로그램의 한 꼭지가 기억난 것. COVID-19 유행 이후의 한국사회와 상당히 겹쳐지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신천지'만' 문제일까요?


신천지'가' 문제입니다. 지금 현재 감염자 숫자의 거의 대부분은 이 종교와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반복하지만 받들어 모시는 아내님께서 그저께, 토요일 아침에 귀국하셨습니다. 한국에서 확진 환자가 어머어마한 속도로 나오기 시작하자 한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편이 왕창 줄어들었습니다. 표 확정은 또 인터넷이 아니라 전화로 해야 하는데 전화 연결에만 한 두 시간씩 기다려야 했죠. 그런데 그게 계속 취소가 되어놓으니까 3일 연짱으로 전화질만 해야 했어요. 그러고도 언제 취소될지 몰라서 전전긍긍했었죠.

이런 판에 신천지 욕이 안나오겠습니까.

그런데, 이 판국에 눈치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냐구요? 음, 일단 #이만희새새끼 라고 해놓고 가면 되겠습니까? 일단 여기서 잠깐 다른 이야기 부터 좀 하지요. 신천지를 위한 변명 쓴다고 화내실 분들을 위해, 잠깐만 말이죠.

저 같이 연식된 인간들은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들었을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들은 PIRA(Provisional Irish Republican Army, 아일랜드 공화국군 임시파)입니다. 이 분들과 영국 특수부대 SAS, 그리고 영국의 방첩기관인 MI5가 벌인 죽고 죽이는 살육전은 수십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걸요.

뭐 무시무시한 테러단체라고 한다면 LTTE(Liberation Tiger of Tamil Eelam, 타밀일람 해방호랑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분들은 그냥저냥한 테러조직이 아니었어요. 제대로된 공군까지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스리랑카 지원한다는 이유로 인도 총리까지 암살했던 조직입니다. 이들에 의해 암살당한 스리랑카 대통령, 총리 등의 고위관료들 리스트도 엄청나게 깁니다.

그리고 제가 어렸을때 스페인에서 컸던 까닭에 가장 만저 기억나는 테러조직들의 윗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ETA(Euskadi Ta Askatasuna, 바스크 조국과 자유)라는 조직입니다. 800명이 넘는 스페인 정부인사와 민간인들을 살해했던 무장단체죠.

이 이야기 하는 이유가 뭐냐구요? 요즘은 테러리스트라고 하면 "알라후 아크바르" 외치고 자살폭탄 버튼 누르는 분들 밖엔 기억 못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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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무슬림이 테러리스트인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 모든 테러리스트들은 무슬림인 것인가" 그건 너님이 졸라 꼬고마라서 그런겁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엔 수없이 많은 이단종교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분들, 해외선교에 열성이 아닌 곳이 없어요. 거기다 개념 없는 걸로 치면 비슷한 수준인 분들, 어마무식하게 많습니다. 힌두교도 성지인 겐지스강에서 보트 타고 복음성가 부르던 분들도 있었어요. 종교분쟁으로 100명 단위가 죽지 않으면 기사화도 잘 안되는 나라에서 단체 자살을 하려고 시도하시던 분들이죠. 제가 직접 봤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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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그냥 저냥한 힌두교 성지가 아니에요. 인도에서도 가장 부자 주로 꼽히는 구자라트 주지사하시던 인도 민족주의 극우정당의 핵심 브레인이 인도 수상하시겠다고 지역구를 이쪽으로 잡으셨던 곳입니다. 인도식 국뽕이 넘쳐나는 곳이란 말입니다. 그런 곳에서 선교요?

무엇보다 사람이 들어가 있는 공간이 너무 크다보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바이러스가 언제 어떻게 튀어나올지도 모릅니다. 오지에서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어떻게 나오냐구요? 풉. 제가 그런 쪽에서 일한다고 꽤나 돌아다녔던 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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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엄마가 밥해주는 뭐 이런 곳에 일하러 댕겼죠. 뒤에 있는 꼬마가 불 피우고 있는 분의 아기입니다.

요즘은 오지에서도 3G 네트워크가 작동헤요. 모 여행PD가 네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서 카카오톡 받았다는 것이 아주 신기한 이야기처럼 인터넷에서 회자 된 적이 있었죠. 그런데 인도네시아를 비롯, 전세계의 열대우림의 불법 벌목을 감시하는데 3G 네트워크가 활용된 것은 거의 10년이 되어가는 세상입니다. 못 믿으시겠다구요? 이 기사 함 보시죠. http://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0759 기사에 나오는 토퍼 화이트의 레인포레스트 커넥션 (Rainforest Connection)이 설립된 것은 기사에 나오는 2016년이 아니라 2012년이에요. 이건 또 어떻게 아냐구요? 2014년 TED 강의에서 2011년의 경험으로부터 이야길 꺼내거든요.

토퍼 화이트는 2011년에 인도네시아 정글에 살고 계시는 분들이 빵빵하게 터지는 3G 네트워크로 페이스북과 기타 여러 인터넷 사이트들을 자유롭게 쓰고 있었다는 이야길 합니다. 이렇게 깊숙히 들어가 있는데도 새로운 바이러스 혹은 박테리아와 접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이건 다른 종교로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의 4대 성지는 4대 성지가 네팔의 룸비니, 인도의 보드가야, 사르나트, 쿠쉬나가르 입니다. 그러데 이곳들이 청정지대가 아니에요, 자연보호구역 근처에 있거나, 무굴제국 시절에도 깡오지여서 다른 종교시설 파괴하는게 취미였던 아우랑제브의 손길에서 벗어났던 곳입니다.

뭐 네팔 정부가 필사적으로 관광 성지로 키우려고 하고 있는 룸비니만 하더라도 길거리에서 비루먹은 강아지가 한 마리 지나간다 싶어서 보면 개가 아니라 여우에요. 룸비니에 있는 한국 절인 대성석가사에 붙어 있는 경고문이 "여우가 신발을 물어가니 신발은 방안에 두시오"인데요. 여우만 하더라도 광견병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광견병은 지금도 워낙 다양해서 그 지역의 약 아니면 효과가 없는데요. 이게 변이를 일으킨다면 World War Z바로 찍을껄요? 교통편이 딱히 좋지도 않은 이 곳을 전세계에서 일년에 수십만명이 찾습니다.

이쪽은 더 치명적인게, 성지순례에 나서는 분들의 국적이 대체로 공공의료시설이 충분하다고 할 수 없는 저개발 국가들이에요. 여기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COVID-19보다 훨씬 더 치명적일 것입니다. 사실 지금도 이란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두려워 하고 있는걸요. 한국만큼의 의료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니까요. 실제로 사망자 숫자는 우릴 추월하고 시작했구요.

그럼 종교가 문제라고 봐야 할까요? 무슨 말씀을. H1A1은 멕시코에서 발원했죠. 이런 경우는 관광객이나 신혼부부등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바이러스가, 혹은 박테리아가 변이를 일으켜서 지금과 같은 사단을 만들지 알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 신천지'가'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서 신천지'만' 때려잡는다고 해서 이와 같은 사단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아니, 얼마 뒤엔 다른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공포로 몰고갈 것이라는 것은 거의 정해져 있는 미래입니다. 항상 그랬으니까요.

사실 이번에 이 사단을 일으킨 신천지 비슷한 단체는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어떻게 탈모가 심각하고 허리도 안 좋다는 80대가 살아 있는 신으로 모셔지고 있냐고들 하는데... 글쎄용. 제가 한동안 글 쓰던 매체에서 발굴한 이 분을 신으로 모시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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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도 혹시나 제가 신천지일지 의심하는 분들을 위해. #이만희개새끼


문제는 '무엇이 문제인지 정의'하는 법을 못 배운 우리.


2000년대 초반, BRICs라는 단어를 창조했던 골드만삭스는 BRICs 같이 차기 경제대국이 될 수 있는 나라로 11개 국가를 꼽으면서 N11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여기 들어가 있었는데, 이때 골드만삭스가 우리의 최대 약점을 '출산율'로 꼽았었습니다. 거의 20년 전의 이야기죠.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국뽕을 마실 정도로 애국심이 투철한 인간이 아니다보니, 그들의 리포트는 그냥 꼼꼼하게 읽기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모 컨설팅 회사가 '스마트폰은 미래가 없다'는 리포트를 만들어줬다고 피처폰에 올인을 했던 어느 그룹 산하의 경제연구소에선 소장 칼럼으로 "골드만 삭스에서 N11 이라는 국가 명단을 발표했는데, 거기 우리나라가 들어가 있었다. 한국이 출산율 문제'만' 해결한다면 더 높이 갈 수 있다고 하더라"라는 칼럼을 썼더라구요...

그 칼럼, 이후 전 그 경제연구소 보고서 안 봅니다. 문제를 정의할 줄도 모르는 경제연구소가 뭔 전망을 제대로 하겠어요. 아니 20년동안 대한민국 정부가 자유낙하하고 있는 출산율을 어떻게 해서든 올려보겠다고 썼고, 또 쓰고 있는 돈의 규모를 생각하면 '출산율만 잡으면'이라고 할 수 없지요. 사실 '출산율 저하'의 문제는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문제의 총합'이나 다름없습니다. 모든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야 소숫점 몇 자리 단위 밑에 하나 올릴 수 있는 문제의 총합.

그러면 이 사회경제정치적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방식이어야 맞지요. 하지만 정부 정책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논의되는 '저출산'의 문제는 단 한가지 관점에서 만들어지는 겁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세계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던 비중이 급감했기 때문에 내수 성장을 이끌어나가야 하니 '저출산을 해결 해야 한다'입니다. 결혼도 쉽지 않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으면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아이를 가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 "경제성장을 계속해야 하는데 '저출산'이 문제이니 이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접근하면 그게 해결이 될까요? 인과관계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드세요?

의사 선생님들은 환자가 보이는 여러가지 징후들을 가지고 무엇 때문에 이런 징후들이 보이는지 찾아가는 훈련을 받습니다. 완결된지 꽤나 된 미드 Dr. House는 이런 의사샘들의 일처리를 수사극으로 만들어놔서 인기를 끌었죠. 원인을 해결해야 이 징후들이 모두 해결되니까요. 공돌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의하는 것에서 부터 일이 시작됩니다. "무엇이 문제이니 이것을 해결하겠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다"는 판단이 생뚱맞은 것이면 기괴한 물건이 하나 튀어나와서 웃음거리가 되고 말이죠.

한국 사회가 지금까지 취한 전략은 단 하나였습니다. "잘 하고 있는 놈의 것을 열심히 배낀다" 그래서 기업의 신규 사업 제안서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 시장 1등에 대한 벤치마킹 전략이었고, 시장 일등의 약점과 강점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툴이 따라 붙어 있었죠. 이건 정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KDI에 있는 자료실의 PDF파일들을 찾아보시면 한자로 도배된 수많은 연구자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1980년에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대응은 무엇인가에 대해 다룬 논문이 있어서 봤는데... 그 한자의 장벽을 잘 뚫어서 읽어보면 "서구 선진국들은 어쩌다가 그런 일들을 겪었는데 이런 저런 정책들을 펼쳐서 그 문제를 이렇게 봉합하고 있다."라는 형태로 요약되어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활용되냐면... 정치권, 혹은 한국 사회가 어떤 새로운 도전을 만났을때 맨 위에 계시는 분이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라고 물으면 밑에 계시는 분들이 이 자료를 뒤진 다음 다시 요약해 자간과 줄간을 잘 맞춘 아래아 한글 보고서가 높은 분 책상 위에 올려놓습니다. 뭔가 그럴 듯 해보이죠? 그런데 이런 보고서들은 상당히 심각한 결함이 있습니다.

오래된 보고서들일 수록 작성자 시야의 한계가 아주 명확하거든요. 군부독재국가에서 국가연구원으로 일하는 분들이 '민주주의의 장점'에 대해 연구보고서를 쓴다고 해보세요. 그 분이 그 자릴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되려나.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 민족주의를 선택한 국가가 광적인 민족주의의 발현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제대로 쓸리가 없잖아요?

"일등이 한 것을 배낀다"는 전략에서 빠져 있는 것은 그 국가를 구성하는 이들이 어떻게 문화사회경제정치적으로 충돌했고, 그 충돌이 어떻게 진행되다가 이런 합의를 가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입체적이로 동적인 걸로 바라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겁니다. 정적인 세계에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잖아요?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순간에 우리가 선두그룹이 되어서 배낄 것이 그렇게 많지 않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맨날 배끼기만 했던 분들은 배워본 적이 없는 상황에 봉착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처음 이 글을 시작했던 경기도 모처의 아파트 주민분들의 경우로 돌아가보죠. 이 분들에게 문제는 개천 건너편에 있는 개시장에서 날아오는 악취와 매연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주민대표가 개천을 건너가서 개시장의 대표들과 이야길 했으면 오랜 시간 동안 악취와 매연으로 고통받을 일은 없었을 겁니다.

'문제를 악취와 매연'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걸 만들고 있는 "개시장"으로 정의하면서 일이 산으로 간거죠. 문제의 해법은 "개시장"을 없애는 것이 되고, 남의 밥그릇을 박살내는 일을 시작하게 되면 누가 죽고 누가 사느냐의 문제로 밖엔 안가죠. 거기다 행정구역이 다른데, 다른 지자체에서 세금 열심히 내주고 있는 곳을 남의 지자체를 위해 폐쇄할리가 없잖아요?

신천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에요. 대한민국에서 자신을 재림예수라고 칭하는 교주가 50명이 넘습니다. 그 50명에게 혹한 사람들은 평균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분들일까요? 역설적으로 신천지 신도들이 멀쩡한 사람이라는 것은 지금이 증명합니다. 마치 마블 영화의 쉴드 조직에 침투한 하이드라 조직원들 처럼 튀어나오고 있잖아요? 요즘 대한민국에서 공무원 되는게 얼마나 힘든데요. 문제는 그런 Cult가 사회 곳곳에 침투할 수 있었던 '사회'그 자체입니다.

이렇게 문제를 정의하고 나면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좀 쉬워질까요? 아닌데요. 그러니 전세계가 아수라장인거구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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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끔 만나는 고등학생들에게 해주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학원에서 떠먹여주는 거에 의존하지 마라. 대학 고학년만 되어도, 더 나아가 사회에 나가면 오지선다 중 정답을 맞추는 그런 문제는 더이상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대한민국의 수많은 아이들은 정형화된 문제의 정답을 찾는 방법만 주구장창 외우고 있겠죠...

정답이 있는게 사실 얼마 없다는 걸 알면 멘붕 일으키는 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선생님을 고소고발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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