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若山 金元鳳과 獨立有功者

[오마주]若山 金元鳳과 獨立有功者

안녕하세요. @ravenkim입니다.😎

이 글은 @momoggo님이 진행하시는 [오마주]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제가 썼던 글을 재발견하여 알리는 글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오마주 시작하겠습니다.

당시 제 글의 제목은 이랬습니다.

若山 金元鳳과 獨立有功者였습니다.

若山 金元鳳과 獨立有功者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서울시가 조성하는 '독립운동역'인 안국역에 약산의 흔적도 없다는 기사를 보게 된이 계기였습니다.

독립운동가의 대표적인 인물인 若山 金元鳳

서울시에서는 약산이 배제된 이유로,
국가에서 그를 獨立有功者로 지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한민국 공무원다운 해명이었기에, 그런 말을 한 공무원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약산을 독립유공자로 지정하지 않은 국가의 역사에 대한 위선과 진정한 독립운동가에 대한 모독을 탓해야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그럼 어째서 이런 일이 자행되어 왔는지를 알아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백범 김구, 이봉창, 윤봉길 등의 한인애국단은 잘 알려져있지만,
약산 김원봉, 김상옥, 나석주 등의 의열단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 아나키스트에서도 당대 아나키스트의 대표적 인물인 약산은 나오지 않았고, 백범만 잠깐 나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김원봉의 등장은 금기시 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약산은 최근 항일운동 당시 상황을 연출한 영화를 통해 다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영화 암살 과 밀정에서 존재만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존재로, 각각 최고의 배우였던 조승우와 이병헌의 연기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학교의 역사교육을 통해 역사인식을 키우게 되는데,

의도적이든 비의도적든
유독 독립운동의 역사나 현대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우지 못합니다.

일목요연하게 제대로 정리되어있지 않은 채 단발적인 사건이나 활동했던 단체들만 간단하게 기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진화론적으로 스토리로 기억할 때 가장 잘 이해하고 오래 기억합니다. 아마도 문자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다음 세대로 중요한 것을 전달할 때 말을 통해서 했고, 그 말을 가장 잘 기억하도록 정밀화 시킨 것이 이야기라는 것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학창시절에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아니 일제시대까지는 스토리를 통해 공부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유독 독립운동역사와 6.25이후의 역사는 그렇게 하지 못했었고, 그 것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선사시대의 역사보다는 내가 살고 있는 현재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있는 가까운 과거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교과서에 현재와 가까운 사건일수록 자세하게 기술되어있지 않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자칫 어떤 치우친 역사적 서술에 의해 편협한 역사관을 심어줄 것을 우려해서라고 합니다만,
이런 우려 때문에 우리는 죽은 역사만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단국가라는 상황에 의해 독립운동가도 사상으로 분단되었던 과거의 잘못된 기준들이 만들어지고,

왜 그러한지도 모른채 반공의 이데올로기를 주입받았던 대한민국의 국민들...

해방과 대한민국정부 수립의 과정에서 우리가 겪었던 수많은 사건들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서술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은,

역사를 왜곡하여야만 하는 어떤 당당하지 못한 유산을 지닌 세력들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정규교육과정을 거친 대한민국 성인이라해도 해방 이후의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역사의식 또한 부재한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학창시절 역사적 사건에 대해 평가하고 의의를 따지기보다는 암기했고, 암기라도 했으면 다행이나 그렇지 못하고 영어단어 하나 더 외웠을 것이고, 수학공식 하나 더 외웠을 것입니다.

국사교과서에서 배웠던 이인직은 친일파였고 그의 소설 혈의 누는 친일적인 내용인 것을 한참이 지나고 알았습니다.

역사적 의식을 가르치지않고 그냥 암기해야했던 우리의 국사교육의 문제점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예일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런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팟캐스트 이작가와 이박사의 이이제이-김원봉편을 들으면서 약산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팟빵에 가보면 있을 테니 한 번 들어보시기를 권해봅니다.

저는 우리 대한민국이 약산에게 이토록 매정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일제 시대에 일제가 표적으로 삼고 가장잡고 싶어했던 인물이지만, 단 한번도 체포된 적이 없던 사람,

해방 후 그토록 염원하던 조국으로 돌아왔건만, 그의 고향 밀양이 있는 남한에서는,

독립운동가를 고문했던 악질 친일경찰 노덕술이 경찰이 되어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빨갱이로 몰려 체포되어 노덕술에게 고문까지 당하는 치욕을 겪게되었습니다. 그 분함과 원통함의 크기는 아마 피를 토하고 죽고 싶은 심정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왜 남한은 이렇게 되었을까요?

해방이 되자 건국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일본군과 협상하고 치안을 유지하며 해방된 나라의 안정을 도모한 우리 민족지도자들이 있었지만,

이러한 우리민족의 자주의지에 대한 이해없이, 건준을 배제하고 수월한 군정을 위해 친일파였던 기존 식민지정부의 관료출신 인사들을 기용한 미군정의 몰상식함은 우리 역사에서 친일을 청산할 기회를 박탈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기에 남한의 지도자로 이승만을 낙점한 미군정.

그리고 건준을 발족했던 국내파 민족지도자 여운형의 갑작스런 암살에 의한 죽음.

임시정부에도 참여했던 독립운동가였던 이승만...
외국에 서신을 보내 우리가 자주국임을 알리자는외교적 독립운동을 펼치는 외교론을 주장한 사람.

이런 이승만의 외교론에 대해 단재 신채호 선생은 김원봉의 부탁을 받아 의열단선언을 쓰며, 총알 한 방 쏘지않고 외국에 편지나 쓴다고 독립이 되는게 아니다라며 의열단을 지지했고 이승만을 비판했습니다.

조선이 무너질 때 나라가 망하든 말든 자신의 지위와 이익만 생각하며 친일파로 변신했던 당시의 권력자들처럼...

자신의 권력에 눈 먼 사람에게는 역사적 판단보다 개인의 이해득실만 계산하게 되는건, 당연한 것일까요?

이승만은 해방 후 숨죽이고 있던 친일파를 자신의 힘을 키우기위해,
그들을 역사의 단죄에서 비켜나가게 해주는 우리의 역사적 왜곡의 시작이자 우리역사의 아픔과 부끄러움의 시발점이 되는 면죄부를 안겨줍니다.

살아 남기 위해 이승만 밑으로 집결하는 친일파와 그들을 이용해 탄탄한 세력을 얻는 이승만.

그리고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한 그의 정읍선언.

그렇게 해야만 자신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고, 그렇게 되어야만 저 무시무시한 독립운동가들이 서슬퍼렇게 두눈 부릅뜨고 모여있는 북한과 갈라질 수 있다는 친일파의 이해와 맞닿았고,
동북아 교두보를 얻으려는 미국 역시 반대할 이유가 없었던 일...

그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하나 둘씩 죽어나갔습니다.

항일무장투쟁을 했던 김일성이 장악하고 있으며, 독립운동가들에게 최고예우를 해주는 북한

사회주의자와는 거리가 멀었던 약산이었지만,
언제 암살당할지 모르는 남한에 있기보다는
월북하여 자신의 뜻을 펼치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었을 것입니다.

남쪽에서 버림받아 북쪽으로 간 것.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물이라는 점.

이 것이 약산이 이 곳 대한민국에서는 독립유공자가 될 수 없었던 이유일 것입니다.

남과 북 모두에게서 버림받은 비운의 독립운동가...

의열단원들은 독립유공자가 됐는데... 그 들의 대장은 안 된다고 합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윤동주는 단명했기에 변절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하지만 저는 그가 변절할 기회만 박탈 당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남한사회의 아픔을 그냥 바라볼 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어쩌면 그는 월북할 기회도 박탈당했고,

그랬다면...
우리는 그의 시를 볼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우리 민족정서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단어 하나 하나로 이루어져 시로 읽어도 가곡으로 들어도 그 울림이 뼛속까지 사무치는 불후의 명작 향수를 남긴 시인 정지용.

아직도 월북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문학이 이 곳 남한에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순국한 의열단원들은 남쪽에서 독립유공자가 될 수는 있었지만, 월북할 기회는 박탈당한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김원봉을 빼고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말할 수 있을까요?

이런 사람들을 역사 교과서에 제대로 서술할 수 없기에,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들은 교과서에서 기술 할 수 없었기에,

우리 교과서의 독립운동사는 스토리로 만들어 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반쪽짜리 역사로 하나의 큰 서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민족 분단으로 인해 6.25가 벌어졌기 때문이기에, 더 아픈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흐로고 우리 후세는 6.25라 쓰고 민족통일전쟁이었다고 읽을지도 모릅니다.

김원봉과 함께 우리 독립운동의 최고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지만,
암살당한 한 사람에게는 군부독재와 손을 잡은 아들과 그 아들의 유명대기업 사돈이 있었기에 그나마 그의 위대한 업적이 후대에 전해지었을지도 모릅니다.

김원봉의 남한에 남은 가족은
보도연맹사건으로 인해 살해당했고, 살아남은 형제도 군부독재시절 보도연맹사건진상규명을 요구하다가 옥살이를 하고 유명을 달리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그를 기릴 수 있도록 해주는 기회는 많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2015년 문재인 대통령님(당시에는 아님)은 약산에 대해
최고 독립유공자 훈장과 술 한 잔 바치고 싶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이제 대통령이 되셨으니, 이 말이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주의였든 자유민주주의자였든...
독립운동을 했던 우리 선조를 두 번 죽이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이념을 떠나서 독립운동을 했다면 제대로 평가받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더군다나... 약산은 사회주의자가 아니었고, 그는 그냥 민족주의자였다고 보는 것이 온당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북에서도 그는 김일성과 마찰을 일으켰고, 축출 당했습니다.

분단이라는 현실에서 그가 독립유공자는 될 수는 없을지언정...

부디... 안국역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그려진 그의 동료들 사이에

나라를 잃었기에
평소에 잘 웃지 않았다던...
냉철했던 희대의 아나키스트
일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항일독립운동가의 거목, 若山 金元鳳

그의 얼굴도 함께 새겨지기를 소망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 글은 @momoggo님의 [오마주]프로젝트로 재 발굴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