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과 농가펀드

in #kr6 years ago

최혁봉 농가펀드 회원모집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올해 목표에 도달할 것 같습니다. 농가펀드는 계절별로 수입의 편차가 큰 농가에 안정적인 월급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최저임금과 연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2018년 최저시급이 7530원으로 결정된 바 있습니다.
농부가 노동자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소득을 얻으려면 어떤 수익구조를 구축해야 할까요?
농업의 특수성이 있어서 노동자 최저임금과 단순비교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농부에게는 약간의 정부 보조금이 있고, 소득 증가 감소의 변수가 많아서 계산이 어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라는 것이 인간의 노동에 대한 대가로 우리사회가 합의한 수준이라고 인정할 때 농부에게 적용하는 것도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저의 농업소득은 최저임금 수익이 될까요? 대충 계산해 봐도 아직 최저임금 소득 수준이 안되고 있습니다. 농사에 전념한지 13년이 넘었지만 그렇습니다.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닐 뿐더러 탓할 생각도 없지만, 농사만으로 자녀 넷과 생활하기에 버거운 것은 사실입니다.
2018년 최저시급이 7530원입니다. 월급으로는 157만3770원, 연봉으로는 1888만5240원 입니다. 아내와 저 두 사람이 농사를 짓는다고 할 때 3777만 480원이 되면 최저임금이 됩니다. 13년 간 단 한번도 최저임금 수준의 소득을 얻은 적이 없습니다. 물론 앞으로는 꾸준히 올라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13년간 이런 생각을 안 한 적은 없습니다. ^^
단순하게 농가펀드 형식의 수익구조만 가지고 있는 1인 농부를 생각해 봅니다. 그가 최저임금 수준의 소득을 올리려면 몇명의 회원이 있어야 할까요? 몇명의 공동체 후원자가 있어야 1명의 농부가 최저임금 상당의 소득을 얻을 수 있을까요?
거칠게 계산해 보면 월 2만원을 지원하는 100명의 회원이 필요합니다. 100명의 회원이 보내주는 월 200만원 중, 농사경비와 배송비용으로 40만원 정도를 제하면 최저임금 소득이 됩니다. 농가펀드에 의존하는 1명의 농부를 먹여살리는 데 이렇게 많은 공동체 회원이 필요하네요.
올해는 농가펀드를 통해서 농부 1명 분의 최저임금 수준 소득을 얻는 것이 목표입니다. 월 2만원,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돈일 것입니다. 친구와 맛있는 식사를 한 끼 할 수도 있고, 소박하게 술을 한 잔 할 수도 있는 돈입니다. 응원하는 시민단체를 후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농부 1명에게 최저임금의 월급을 보장하는 데 사용하는 것도 가치있는 일 아닐까요?
<2018 최혁봉 농가펀드 회원모집을 시작합니다>
지난 14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면서 지냈던 것 같습니다. 주로 농부의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것이 만만치 않은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저는 농사를 짓다가 농기계 사고등으로 세 번이나 죽을 뻔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사를 짓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신기한 일입니다. 농부의 자율적인 삶의 방식이 저와 잘 맞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농사짓겠다는 원칙을 고수해 오고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 외래 병충의 유입에 속수무책으로 수천평의 매실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매실 과수원은 지금 폐원의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키위는 무투입 농법의 완성단계에 도달했고, 밭농사도 최소한의 간섭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농사짓겠다는 원칙에 경험이 더해져서, 안전성 뿐 아니라 맛에 있어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고 있습니다.농산물 판매에 있어서도 판로가 열리고 있고 단골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가장 긍정적인 마음이 생성되는 거래방식은 <최혁봉 농가펀드>입니다. 올해로 3년 째를 맞이하게 됩니다.
펀드 회원을 정해놓고 농사를 지으니, 이전 농사와 마음이 다릅니다. 그냥 식구들 먹일려고 농사짓는 기분입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의 얼굴도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행복한 농부의 길에 들어섰다고 생각합니다. 대를 이어서 먹거리를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감정이 농부의 마음을 매우 안정되게 붙잡아 주고 농사에 대한 집중력도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2018년 한 해 동안 농가펀드 회원들과 더 재미있는 농사를 지으려고 합니다. 함께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올 해도 20만원의 펀드를 제공받고, 22만원의 제철 농산물을 보내드리는 방식입니다.
-펀드 금액의 10%를 추가해서 농산물로 되돌려 드립니다.
-현재 보내드리려고 생각하고 있는 농산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구마, 골드키위, 감자, 옥수수, 녹미, 흑미, 들기름, 들깨가루, 고구마묵, 키위주스등으로 직접 농사지은 제철 농산물과 가공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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