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수입이야기] 3. 더 작게 파는 일본 화장품

거리적으로 가까운 일본과 한국의 화장품 시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 하면서도 속을 보면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오늘 할 이야기는 그 엄청난 차이중 하나인 사이즈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어제쯤 @seongbuk 님의 일본의 특이한 마케팅!! 제품의 내용물을 늘려서 판매? 왜 증량하는것일까? 에서 대용량 버전을 내놓는 일본의 특이한 마케팅을 보고 화장품은 좀 다른데.. 라는 생각을 했는데, 한국에서는 잘 안하지만, 일본에서는 종종 하는 "트라이얼키트" 마케팅입니다.

"트라이얼키트" 그야말로 소포장의 본품의 절반 혹은 1/3 사이즈의 상품을 고객의 테스트를 돕기 위해 발매하는 제품으로 500엔 ~ 5000엔까지 폭 넓은 가격대로 출시가 됩니다.
노에비아 505 트라이얼 키트 제품 소개페이지(1,800엔)

위의 예시처럼 한 라인의 스킨/로션/크림/맛사지크림/클렌징폼 등의 구성에 1회용(원샷/샤셰...) 샘플을 얹어서 파는거죠.

@cosme 에는 아에 트라이얼키트 랭킹마저 있습니다.
@cosme 트라이얼키트 랭킹

이처럼 트라이얼키트가 많은 이유는 "샘플"에 대한 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일본의 경우, 매장에서 '샘플' 을 받는 것은 위의 트라이얼키트와 같은 느낌으로 샘플을 써보고 본품의 구매를 판단하기 위한 그야말로 "샘플" 의 위치에 있기때문에 "본품"을 사용해보기 전에 트라이얼키트를 구매해서 사용해본 뒤, 본품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당장 일본 인터넷 화장품 판매페이지에는 "@@@ 추가증정!!" 과 같은 한국에선 당연한 내용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샘플은 고객에게 판매를 하기위한 판매툴과 같은 것으로 취급되어, 본품 구매시 샘플 @@@,###,$$$ 증정!!! 과 같은 멘트를 보기 쉽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천원짜리 화장솜 하나를 사도 스킨로션 샘플을 증정하는 재미있는 광경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본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할때 꼭 나오는 말중에 하나가... "이렇게 많은 샘플을 수입해서 어디다 쓰는지 궁금하다." 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 (어따쓰긴요 다 팔아서 회사에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있사옵니다...)

트라이얼키트 외에도 일본에는 특이한 사이즈의 제품들도 많이 나오는데요. 트라이얼 키트의 하위호환판인 본품보다 적은 사이즈의 저용량 제품 입니다. 한국에서는 그냥 샘플을 줬으면 줬지 싶을 정도의 용량으로 나오는 아이템인데, 이것을 이용해서 다른 제품과 연결판매를 도모할 수 있다. 는 식으로 도입을 "강요" 하죠

강요덕에 도입을 하게 되면 손님분들께서 샘플인데 본품처럼 돈받고 파는거 아니냐? 그냥 공짜로 하나 달라 라는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하기도 한답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시장상황은 완전 반대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