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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문학적 글쓰기 –일곱 번째] ‘이 정도는 쓸 수 있겠다’는 글에 대한 고찰 (1/2)

in #kr6 years ago (edited)

많은 점에서 공감합니다.

자신이 온전히 소화시키지 못한 지식이나 성찰을 글로 풀어낼 때 그 글은 핵심에 도달하지 못하고 주변을 빙빙 돌게 된다. 이것이 바로 글을 쉽게 쓰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다. 쓰는 이가 헷갈리면 읽는 이도 이 글이 무슨 말을 하는지 헷갈리게 된다. 미로 정원이 아닌데, 정원을 미로로 만들면 곤란하다.

제가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의 가장 기본은 알맹이라고 생각합니다. 껍데기만으로는 글을 명확하게 쓸 수 없습니다. 에둘러서 아는 척하려고 하지만, 읽는 사람은 바로 이를 알아채더랍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부족한 감수성 탓에 아름다운 글을 짓는 문장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용이라도 알차게 쓰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글을 써왔는데, 지금에 와서는 그것이 가장 훌륭한 글쓰기 훈련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행복한 가정이란 모두가 서로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입부 중 하나였었죠? 정말 번역도 좋고, 명문입니다.

고뇌와 상념 속에 떠도는 추상적인 생각을 전달하더라도, 쉽게 읽혀야 한다는 말이다. 쉽게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쓰는 사람은 고통스러울 정도의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이 이유로 저도 글을 써놓고 몇 번이고 소리내어 읽어봅니다. 단순히 단문만을 반복하면 말맛이 잘 살지 않는 경우가 있고, 또 의도하는 내용의 전달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복문을 많이 쓰지만,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스스로 이해가 잘 되지 않으면, 문장 전체에 메스를 댑니다. 특히 저는 어려운 주제를 잡아 놓고 글을 쓸 때가 많은데, 문장마저 어려우면 아무도 읽지 않을 것같아 꽤나 신경을 써서 글을 풀어 씁니다.

제 딴에는 이렇게 정성을 들여도, 제 깜냥이 부족해 글이 난삽해지곤 합니다. @kyslmate님처럼 글이 부드러운 분들을 보고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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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든, 감정이든, 생각이든, 내 안에 있는 걸 백퍼센트 읽는 이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쉽고 적확하게 쓰려는 노력이겠지요.^^
제가 많은 말들을 주절댔지만, 프린스님은 그걸 몸소 실천해오셨군요. ㅎㅎ

이 이유로 저도 글을 써놓고 몇 번이고 소리내어 읽어봅니다. 단순히 단문만을 반복하면 말맛이 잘 살지 않는 경우가 있고, 또 의도하는 내용의 전달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복문을 많이 쓰지만,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스스로 이해가 잘 되지 않으면, 문장 전체에 메스를 댑니다.

이거 참 좋은 방법입니다. 다 쓴 글을 소리내어 읽는 것 말입니다. 저도 예전에 소설을 쓸 때 고쳐쓰기 방법으로 빈 방에서 쓴 글을 소리내어 읽곤 했습니다. 눈으로 볼 때는 알 수 없는 글의 느낌을 알게 되지요. 문장의 적확성 뿐만 아니라, 문장이 주는 리듬감도 느낄 수 있게 되지요. 리듬감을 주기 위해 단어를 바꿔쓰거나 문장의 구조를 수정하면, 읽는 이들이 훨씬 문장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되지요.

프린스님이 깜냥이 부족하다는 말씀엔 쉽게 동의할 수 없군요. 이론적인 글도, 에세이도 그 정도 수준으로 쓰시는 분이! 저도 배우겠습니다. ^^
단잠 주무세요. ㅎㅎ

칭찬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맞아요. 특히 종 예외주의에서 본 프린스님의 글은 감히 엄두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내용이나 글의 흐름이나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과찬이십니다. 쑥스럽네요ㅎㅎ

정말입니다. 이곳에 게시하신 이유로 저로서는 운이 좋았습니다. 양질의 글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만, 사실 논문으로 게재되어도 손색이 없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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