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제 2탄 Jay Park도 제 2탄

in #kr5 years ago (edited)

일어나서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지만 마음이 다 떠나간 회사의 일을 집에서 하자니 정말 멘탈이 붕괴될 것 같았다. 그래 집에서 일하는데 구직활동이나 해야지. 하지만 미국 쪽에 지원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쩌지 어쩌지 불안초조병이 내 자신을 들들 볶기 시작했다.

Linkedin이나 구직사이트에 메세지를 해 오는 에이전트들은 거의 다 죄다 일본사람들이고, 데이팅 앱에 나온는 일본남자들처럼 다 쓸떼없는 오퍼를 해온다. 너네들이 아무리 메세지를 보내도 날 좋아해도 난 절대로 답장 안할거다!! 데이팅 앱에서 내가 원하는 대만계/중국계 미국인을 만나기에는 기적과 같기 때문에 (J는 다시 생각해도 데이팅앱에서 연결되어서 미국에서 만난 사실 자체가 기적이다) 일남들에게 기회를 줘 볼까 정말 프로필을 자세히 들여다봐도 왜 이렇게 다 마음에 안 드는지 모르겠다. 아시아인들이 생긴게 비슷하다는데 난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일남들의 얼굴이 하나도 좋지 않다. 이쁘장하게 생긴 사람도 남자답게 생긴 사람도 일남들은 싫다. 옛날에 그들과 어떻게 사귀었는지 기억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튼. Back to job hunting. 왠일로 홍콩에 있는 백인 에이전트가 나한테 메세지를 보냈다. 일본에서의 매니저 포지션이라는데 어떤 업계인지도 전혀 설명이 없었다. 그래 유일한 백인 에이전트 당신에게 기회를 주겠소 하고 별 기대없이 답장을 썼다. 헐 그런데 빛의 속도로 답이 왔다. 그런데 이번에도 무슨 업계인지 말을 안하고 뭐 세계적인 기업이고 직원이 6만명이고 나같은 컨설팅 회사 출신을 찾고 정부관계자와 네트워킹업무가 있고..뭐? 이건 보통 회사 포지션이 아닌데?

JD를 보내보라고 했다. 그리고 일본사람들만 있는 업무환경인지 등등 질문도 했다. 그러자 또 빛의 속도로 JD를 보내왔다. 그리고 48시간내에 콜을 하자고 한다. JD를 보니 미국계 복합리조트 회사였다. 저번 달엔 홍콩계, 이번엔 미국계. 저번 달 홍콩계를 소개시킨 에이전트가 굉장히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엔 면담을 하자고 이야기가 오지 않았다. 하지만 뭐 대단히 내키는 회사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또 카지노? 그런데 아시아 대표가 일본 오피스에 있고 그는 중국계 미국인이란다. 오호.

저번 회사도 그랬듯이 일본에 카지노를 세우려고 여러 회사들이 덤벼들고 있는데 초창기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몇명되지 않는다. 그런 환경에선 누구랑 같이 일하느냐가 너무도 중요하다.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스타트업같은 분위기. 상사 한명만 잘못 만나면 인생을 종친다. 당장 난 회사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지 정보를 알아보려고 했다. 와 이건 뭐냐 너무 친절히 풀 프로필과 사진까지 공개해 줬다. 중국계 미국인 대표는 둥굴둥굴 복스럽게 생겼고 그 밑에...헐! 뭐야! Jay Park??

이건 박재범과 너무나 비슷하게 생긴 잘생긴 남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 (솔직히 박재범보다 더 훈남이었다. 이런 홍해의 기적과 오병이어의 기적을 곱하기 한 기적이...) 그는 홍콩사람인 듯 했다. 홍콩과 일본을 왔다갔다 하면서 일한다고 아주 친절하게 설명이 있었는데 와 이런 남자가 있는 오피스에 매일 출근할 맛 정말 나겠다. 미국으로 가는 아메리칸드림은 생각도 안 나고 그냥 너무 신났다. 실은 미국에 정말 갈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 왠지 미국쪽 오피스에 구걸하는 듯이 물어보는 것도 짜증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일단 최소한의 업무를 마치고 에이전트와 콜을 했다.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이력서를 보내주고 금욜에 다시 콜하기로 했다. 그리고 난 수영에 갔다. 아직 우울증 증상이 남아있고 일을 별로 하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생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느껴서 수영을 이번 주에 세번이나 했다. 집에 돌아와서 이력서를 포지션에 맞추어서 좀 편집할까도 생각했지만 하지 않았다. 옛날의 버릇을 버리고 최대한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신경쓰고 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Jay Park 관련 영상을 무지하게 많이 봤다.

Evolution이라는 노래를 우연히 들었는데 가사가 귀에 들어왔다.

일을 열심히 해도 일 하는 게 너무 재밌네
멈출 수가 없어 내 길엔 모든 불이 초록색
내가 망하길 바래도 지금 너무 행복해
새해는 아니지만 나는 복 받은 놈
교회 아니여도 하나님의 손 잡은 놈
Uh 나는 누구보다 너무나 자유로운 혼

2010년에서는 차 바퀴를 갈고 한 겨울 날씨 안에서 난 벌벌 떨었어
2014 AOMG 차렸고 여자들이 나를 보면 덜덜덜덜 떨어

겁나 부러웠다. 정말 이렇게 느껴서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불렀다니. 나도 Jay Park처럼 하루 빨리 망할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로워지고 싶다. 복 받았다고 느끼고 싶다, 하나님께서 손 잡아주셨다고 느끼고 싶다.

카지노 회사의 길이 내 길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길이 하루빨리 뚫려서 날 매일 아침 찾는 우울감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망할 회사 망할 회사 망할 회사!! 빨리 그만두고 싶다고!!!! 그리고 젠장 왜 교토에 후시미 이나리 신사 가서 거의 일주일씩이나 종아리가 아프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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