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단상] "단편_ 응용인문학강의실 M201 #10 "정보 쓰레기"

in #kr5 years ago (edited)


응용인문학강의실 M201 #9" 정보 쓰레기


요새 “예쁜 쓰레기”라는 말이 있더군요. 좋고 예쁜 것이긴 한데 전혀 쓸 데가 없이 짐만 늘리는 것들이죠. 뭐 집이 아주 크다면 크게 상관없겠지만 말입니다. 요새 물건을 많이 갖지 말자는 미니멀리즘의 시대잖아요. 오늘은 “정보 쓰레기”에 대해서 말씀드려볼께요.

정보에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실질적인 것이거나 혹은 당장 쓰지는 않아도 반드시 필요할 법한 기능적으로 익혀둬야 할 것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속에 살면서 소통을 위해 추구해야 할 만 한 것들도 있죠.

정보는 이전의 지식을 배우거나 직접 경험을 통해서 생겨납니다. 갖고 있는 자신의 정보들이 유기적으로 잘 엮어지고, 어떤 특정한 포인트가 생기고, 내가 설명할 수 잇고, 이런 것들이 누군가를 납득시킬 수 있게 되면 좋은 지식이고, 완성에 가까운 정보가 되는거죠. 사실 모든 정보들은 마치 그대로 베껴다 쓰면 될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다 조각들이거든요. 그래서 반드시 조립해야 하죠.

역사속에서 직적 체험하는 것이나 체계적으로 배운 지식 중 어느쪽이 더 뛰어난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다퉈왔지만, 사실 저 두 가지는 대단히 유기적이라서 서로 상반된 방법이 아니라 통합적인 방법입니다. 무엇이 더 낫다고 하기 힘들죠. 심지어 각각은 서로에 대한 치명적인 단점도 갖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저 두가지 모두 통로는 다르지만 외부에서 들어오는 인풋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들어온 정보들은 그냥 쌓아둔 것과 같아서 정리하지 않으면 전혀 손댈 수 없는 그냥 잡동사니일 뿐입니다.

이걸 정리하는 과정이 바로 생각입니다. 사유, 혹은 사고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들어오는 양의 절반 이상을 할애해야 인풋된 것들은 비로소 의미가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사람들 중에서는 인풋을 잘 시키는 사람들도 있고, 생각을 통해서 정리를 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외부의 정보를 들여오는 것이나 생각으로 정리하는 것이나 모두 뛰어난 능력입니다. 문제는 우리는 교육과정이나, 혹은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들조차도 인풋에 대해 너무 치우쳐 있다는 것이죠.

얼마 전에 가까운 친구 중 한 명이 자신이 책을 1만권 정도를 읽고 났더니 세상에 대해서 뭘 좀 알 것 같다고 하더군요. 세상엔 이런 일 저런 일이 있을 수 있고 일반적으로는 이해하거나 믿기 어려운 일들도 일어나고, 또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도 있긴 합니다만, 저는 단호하게 “그건 거짓말”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물리적으로 1만권이란 책의 양이 반드시 너무 많아서만은 아닙니다.

컴퓨터라면 몰라도 그렇게 많은 양을 소화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인간의 정보는 양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설령 특별한 능력으로 그 양을 다 안다고 하더라도 그건 기계의 지식이지, 사람의 지식은 아닙니다. 실제로 백과사전 같은 걸 통째 외우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것도 컴퓨터의 지식입니다. 그래서 그가 1만권을 읽었다는 것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책 1만권을 읽고 난 뒤에 세상에 대해서 뭘 좀 알겠더라”가 거짓말일 겁니다.

어떤 질문이나 물음이 주어졌을 때 그것에 바로 대답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이제 더이상 그 사람의 지식의 깊이를 잴 수 있는 도구는 아닙니다. 다만 자신과 관련된, 혹은 사회와 관련된 사람들과 관련된 현상들에 대해서 자기 입장를 말할 수는 있어야겠죠. 그리고 그 입장은 신문기사를 외우거나 사전적인 정의를 말하는 것은 그의 정보가 아닙니다.

많은 양의 지식은 잘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많은 지식과 정보를 많이 익히고 연습해 두는 것은 너무너무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들어온 정보들을 생각을 통해서 정리해 두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쓸 수 없다면,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주워모은게 "정보 쓰레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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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가 다르면서 같은 느낌이 드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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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석이라죠. 많이 가진 사람은 있어도 잘 꿰는 사람은 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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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득한 정보를 정리 할 능력이 없어서~ 주워듣고 전달 하는것도 잘 못하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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