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을 떠난 이가, 쓰고 싶어서 쓰는 글

이곳을 꾸준히 지켜가고 있던 이들,
그들을 두고 떠났다는 미안한 마음이 있어 글을 쓸까 말까 하다가
그래도 쓰고 싶어 써본다.

2017년 말 이곳에 막 가입하자마자 스달이 급등해 축제 분위기였는데,
나는 당시 아르헨티나에 있었고 가상화폐에 대해 1도 몰라서 스달을 게임머니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현금화를 하는 방법도 몰랐고.

그러는 사이 스달은 15000원에서 1000원으로 떨어지고
나의 이웃들 사이는 골이 깊은 오해와 섣부른 짐작으로 금이 갔으며
그중 일부와는 스팀잇이 아니어도 만날 수 있게 되면서
나도 더이상 이곳을 찾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이곳에 오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이들,
댓글로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던 날들이
어쩌다 참 그리웠더랬다.

지구 반대편에서
친구도 가족도 없이
아는 이라고는
지금의 남편이 된 남자친구 하나였던
그때 나의 외로움과 무력함을 달래주어서 참 고마웠다고

진심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요리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아르헨티나 남자와 결혼해 도쿄에 살던 중에

떡두꺼비같은 딸을 낳느라 한국에 왔다가
코로나때문에 못돌아가고
남편, 친정찬스, 산후도우미 없이

진정한 신생아 독박육아로 좀비가 된 (하 길다...)

springfield 올림

p.s 참고로 이제는 현금화하는 방법 안다. 근데 오늘 스달 가격을 보니 배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