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정말 감동이야.

엄마에게 엄지척 날려주는 아이.

조금은 오래 지난 이야기다.

무더웠던 여름 날의 오후

아이가 나를 애타게 찾는다.

“엄마~!! 엄마~!! 엄~~~~ 마~~~!!!”

설거지하고 있단 내가 애타게 나를 찾는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무슨일이 생긴건가 하는 걱정을 갖고 손에 묻은 세제 거품을 대충 닦아내고 뒤를 돌아보자 엄지척한 손을 보여주며 뭐가 그리 기쁜지 활짝 웃고 있었다.

아이의 외할머니에게 갔다가 함께 일해주시는 할머니에게 배워 온 최고 손가락을 혼자 연습하고 터득해 집에서 스스로 완성시킨 뒤 나에게 자랑하 듯 내민 손이었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 할 정도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줄줄 새어 나왔다.

급하게 물기를 닦고 핸드폰을 찾아 아이의 손을 찍어준 사진이다.

그래서 인지 총 3장의 사진중 2장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고 그나마 뚜렷하게 나온 사진이 위의 사진이다.

이제와 사진첩을 뒤적거려보다 그 날의 일이 생각나 글을 쓰기로 마음 먹은 건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기억과 함께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였다.

보통 평일 우리집 일상은 아침에 아이가 일어나면 아이와 함께 침대위를 조금 뒹굴거려주다 아침밥 준비를 하러 나는 주방으로, 아이는 자신의 장난감을 찾아 나선다.

한참을 그리 혼자 놀다 “밥먹자”라는 나의 한마디로 식탁에서 밥을 먹은 뒤, 나는 다시 한마디를 한다.

“엄마 설거지 할께~”
그러면 아이는
“네~” 라는 대답과 함께 다시 자신이 놀고 있던 자동차를 들고 거실로 가 혼자 놀이를 시작한다.

설거지를 끝내고 잠시 소파에 앉아 쉬다 씻을 준비를 한다.

씻고 나오면 점심은 뭘 먹일까 라는 고민으로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그러다 어찌 뭐라도 정해지면 난 점심을 차리러 주방으로, 아인 다시 장난감과..

밥 먹고 난 후엔 다시 난 설거지를, 아인 또 장난감을..

이리 따분하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아이는 어느덧 혼자 노는 시간이 익숙해져 있었다.

함께 놀자며 떼쓰다가도 “엄마 이것먼저 하고~” 라 말하는 내게 알았다며 대답하는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이의 언어발달이 평균 아이들에 비해 조금 늦은 이유가 말수 적은 나때문은 아닐까 질책도 하고..

이제는 엄지척도 시시해 졌는지 잘 안하지만
그 때 왼손까지 빌려가며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펴고 나머지 손가락은 움켜쥐게 모양 만들던 아이의 모습이 아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