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어느덧 친구가 떠난 지 1년이 흐르고 느낀점들.

in #kr6 years ago (edited)

네가 처음에 내 곁을 떠났을 때는 말이야.
밥을 먹으러 갈 때, 혼자일 때가 부쩍 늘었었어.
네가 이곳에 남아 있었을 때는, 심심하면 너와 같이 밥을 먹곤 했었거든.

네가 처음에 내 곁을 떠났을 때는 말이야.
생각났던 사색들을 노트에 메모해두는 습관이 생겼었어.
이제 더는 어제 생각했던 사색을 실없이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졌거든.

네가 처음에 내 곁을 떠났을 때는 말이야.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이 부쩍 익숙해 졌어.
네가 이곳에 남아 있을 때는, 심심하면 내 생각을 너에게 이야기했었거든.

네가 처음에 내 곁을 떠났을 때는 말이야.
좀처럼 미래에 관해 생각하는 일들이 줄어들었었어.
니가 없는 미래는 마치 나에게는 벚꽃 없는 봄처럼 느껴졌거든.

네가 처음에 내 곁을 떠났을 때는 말이야.
한동안 여행을 떠나지 못했어.
무언가의 정취 보다 너와의 시간이 묻어있던 이곳이 더 아름답다 생각했었거든.

그렇게 시간이 문득 흘러 보니까 말이야.
혼자서 사색하는 시간이 조금 익숙해졌어.
늘 이야기할 사람 없이 혼자 생각하니까.

그렇게 시간이 문득 흘러 보니까 말이야.
너한테만 들려주었던 이야기들을 다른 사람에게도 조금씩 들려주게 되었어.
모든 걸 숨기고 살기에는 너무 힘이 들었거든.

그렇게 시간이 문득 흘러 보니까 말이야.
혼자서 책을 읽는 시간이 늘었어.
너와 함께 있었던 시간들이 책 한편의 일처럼 먼 일로 조금 느끼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시간이 문득 흘러 보니까 말이야.
너와 함께 하던 시간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으로 변해버렸어.
너무나도 외로웠으니까.

네가 없는 시간을 무언가로 채워나가려고 애쓰고 있지만.
니가 없는 시간은 어린이날 없는 5월처럼 느껴져.
니가 없는 시간은 단풍 없는 9월처럼 느껴져.
니가 없는 시간은 햇빛 없는 8월처럼 싸늘해.

니가 없으니 벽을 바라보며 밥을 먹게 되었어.

니가 없으니 벽을 바라보며 꿈이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

니가 없으니 벽을 바라보며 너를 생각하게 되

니가 없으니.

문득....

네가 소중한 사람이었다는걸.

다시한번 깨닫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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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네요. 마음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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