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다시한번 글로 살아보고 싶어졌다.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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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시절 나는

밖으로는 흔히 불리던 학교폭력의 피해자였고, 안으로는 불우한 가정사로 숨쉬기 조차 힘든 삶을 살고 있었다.

어떠한 곳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가시방석위에 앉아서 편히 쉴 수 없었던 나에게 유일한 쉼터가 하나 있다 한다면, 네이버 블로그와 네이버 카페였다.

네이버 카페는 미성숙한 『나』라는 존재를 유일하게 인정해주는 공간이었고,

네이버 블로그는 현실에서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그렇게 현실에서의 망명생활로 인터넷을 활용하던 도중, 나는 닉네임이 '소르아소비' 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염세적이고, 어딘가 비뚤어진 그의 글들은

우리가 당연히 진실로 여기고 있던 것 들 과 진리처럼 여겨지는 사회적 구조에 수많은 돌을 던졌고,

그때당시 나에게 있어서는 많디많은 블로그 포스트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고 있던 금광과도 같았다.

그의 문풍은 배수진과 같이 피할 곳 없는 내 삶속에 너무나도 많은 마음의 치유가 되었다.

하지만, 얼마전. 오랫동안 내 마음의 치유가 되었던 그 친구의 글들이 모두 비공개 처리되었고,

마지막으로 소박하게 살고싶다는 장편의 글 만을 남기고 자신의 블로그를 떠났다.

--

아마 나는 내인생의 모티브가 되었던 그의 글을 나는 잊지를 못할 것이다.

나를 다시 한번 살게 해준 그 친구에 대한 고마움 또한 나는 잊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다.

그 친구의 문풍을 되새기며 내가 글을 적는 것 뿐이다.

그가 언젠가 나와 함께했던 추억들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글을 적어가는 것 뿐이다.

처음에 글을 썼을때는 글이 없으면 살 수 없었다.

그것말고는 쌓여있던 응어리를 풀 수 없었으니까

그를 만나고 6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의 글처럼 누군가에게 쌓인 응어리를 풀어줄 수 있는 글을 적고 싶어 졌다.

그래서 나는 다시한번 글로 살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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