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경십서: 제갈공명의 장원(將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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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십서: 제갈공명의 장원(將苑)

제갈공명

제갈량은 융중에 있을 때 스스로를 관중 및 악의에 비유하곤 했다. 관중은 제환공을 보좌해 제나라를 춘추오패에 올려놓은 명재상이고 악의는 연소왕을 도와 소국 연나라를 강국으로 만든 장군이다.관중과 악의를 롤모델로 삼아 난세 타개의 비책을 배우려고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후한 말기의 혼란을 끝낼 수 있는 사람 밑에서 모신으로 활약하고자 했음이 틀림없다. 그는 결코 《삼국연의》에 묘사된 것과 같이 한가롭게 ‘삼고초려’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제갈량은 유비의 삼고초려로 세상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배송지 주에 인용된 《위략》과 《구주춘추》에는 제갈량이 스스로 유비를 찾아갔던 것으로 나오고 있다.

제갈량에 대한 역대의 평가는 어떠했을까? 진수는 제갈량을 이같이 평해놓았다.

“공명의 위정과 형벌은 준엄했지만 촉 땅의 백성은 아무도 그를 원망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이 공평하고 상벌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의 본질을 분별했던 인재다. 관중이나 소하와 같은 부류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습착치도 《한진춘추》에서 제갈량을 높이 평해놓았다.

“법은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집행되고 형벌은 스스로 죄를 범한 자에게만 적용되었다. 사람에게 작위를 주는 경우에도 공평무사하고 사람을 죽이는 경우에도 분노를 드러내지 않았다. 천하에 그에게 충심으로 복종하지 않는 자가 있을까? 제갈량은 형벌을 잘 운용했다고 할 것이다. 진한시대 이래 이러한 인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제갈량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격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당제국 때에 이르러서는 칭찬 일변도로 일관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정관정요》 〈논공평〉에 나오는 당태종의 언급을 들 수 있다.

“옛날 제갈량은 작은 나라의 승상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말하기를 ‘내 마음은 저울과 같다. 특정한 사람을 위해 제멋대로 경중을 조작할 수 없다’고 했다. 하물며 내가 지금 큰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야 더 할 말이 있겠는가!”

이는 중서령 방현령이 인사의 공평문제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왔다. 당태종은 공평한 인사의 전형으로 제갈량을 예로 들었던 것이다. 《정관정요》 〈논사령〉에도 제갈량을 칭송하는 대목이 나온다.

“촉한의 선주 유비는 일찍이 제갈량에게 이르기를, ‘나는 정강성을 모시면서 가르침을 받았소.가르침 중에는 치란(治亂)에 대한 모든 이치가 구비되어 있었으나 사면에 대해서는 전혀 논한 적이 없었소’라고 했다. 그래서 제갈량이 촉한을 다스리는 10년 동안에 사면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촉한이 크게 교화되었다.”

정강성은 유가의 모든 경전에 주석을 가한 당대의 석학 정현을 말한다. 이는 제갈량의 법치를 높이 평가한 대목이다. 당태종이 제갈량을 언급했던 것은 기본적으로 그 자신이 제갈량의 치국방략을 좋아한 데 따른 것이다. 제갈량과 당태종 모두 사상사적으로 보면 왕도와 패도를 두루 쓰는 이른바 왕패병용 (王覇幷用)의 입장에 서 있었다. 당태종의 이런 언급은 후대로 내려오면서 제갈량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높아졌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송대에 들어오면서 사대부의 제갈량에 대한 평가는 미묘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북송의 정호와 정이 형제는 《정씨유서》에서 제갈량에게 제왕을 보좌할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같이 지적했다.

“왕자는 천지에 사심이 없어야 하며 조금이라도 불의를 행해 천하를 얻어서는 안 된다. 제갈량은 공을 이루기 위해 유장의 익주를 빼앗았다. 성인은 차라리 이루지 않을지언정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제갈량이 유장의 익주를 탈취한 공적을 인정하면서도 그 수단의 불순함을 비판했던 것이다. 결과보다 동기를 중시한 맹자의 왕도 입장에서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맹자는 결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동기가 선하지 않을 경우 가차 없이 비판했다. 맹자가 모든 패도를 일절 인정하지 않은 이유다. 남송의 주희도 《주자어류》에서 제갈량을 이같이 평했다.

“충무후(忠武侯) 제갈량은 타고난 자질이 고상했고 하는 일에 오로지 공을 내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정자(程子)는 ‘제갈량에게는 왕을 보좌할 마음이 있었지만 그 길에 아직 온 힘을 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논평은 지극히 타당하다.”

제갈량이 왕도로 나아가지 않고 패도로 나아갔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재상은 큰일에서부터 작은 일에까지 자상한 모습을 보이는 제갈량과 같은 인물이었다. 정씨 형제와 주희가 극히 조심스런 비판을 내놓았던 이유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서 속의 제갈량 (무경십서, 2012. 9. 28., 역사의 아침)

《장원》의 사상적 특징은 크게 4가지 차원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장수가 제일 중요하다.

첫째, 장수의 덕목 차원이다

둘째, 장수의 재능 차원이다

셋째, 장수의 용병 차원이다

넷째, 장수의 지략 차원이다

첫째, 장수의 덕목 차원이다. 장수는 군국의 중임을 맡고 있다. 병사의 생사는 말할 것도 없고 전쟁의 승패와 국가존망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장수의 자질을 역설하는 이유다. 제갈량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장원’이라는 서명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장수의 자질과 덕목을 논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는 뜻이다. 〈장지〉의 해당 대목이다.

“병기는 사람을 죽이는 흉기다. 장수의 자리는 매우 위험한 직책이다. 병기가 지나치게 단단하면 이내 파손될 우려가 크고, 장수의 임무가 지나치게 무거우면 위험도 그만큼 크다. 뛰어난 장수는 결코 완강하고 용감한 기세만 믿고 흉포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권세에 의존해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고, 윗사람이 총애할지라도 기뻐하지 않고, 굴욕을 당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익의 유혹이 있어도 탐하지 않고, 미인을 봐도 음탕하게 굴지 않고, 국난을 당하면 몸을 던져 한마음 한 뜻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한다.”

장수가 병사들을 수족처럼 부리기 위해서는 교만해서도 안 되고, 인색해서도 안 된다. 제갈량은 교만과 인색을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으로 보았다.

장수에게는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인 오강(五强)과 버려야 할 병폐인 팔악(八惡)이 있다.

오강은

첫째, 고상한 절도인 고절이다. 그래야 부하에게 올바른 습관과 기풍을 고취할 수 있다.

둘째,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 간에 화목한 효제다. 그래야 명망을 얻을 수 있다.

셋째, 신의다. 그래야 널리 붕우를 사귈 수 있다.

넷째, 침사(沈慮)다. 깊이 생각해야 백성을 포용할 수 있다.

다섯째, 역행(力行)이다. 최선을 다해야 공을 세울 수 있다.

팔악은

첫째, 미료(未料)다. 계책이 부족해 시비를 제대로 판별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 미임(未任)이다. 예절이 부족해 현능한 인물을 임명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 미정(未正)이다. 정사를 제대로 펼치지 못해 법 집행이 엄하지 못한 것을 말한다.

넷째, 미제(未濟)다. 재력이 있음에도 궁핍한 자를 구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 미비(未備)다. 지혜가 부족해 사전에 대비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여섯째, 미방(未防)이다. 사려가 부족해 기밀의 누출을 제대로 방지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일곱째, 미거(未擧)다. 지위가 현귀해졌는데도 인재를 천거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여덟째, 미책(未責)이다. 좌절을 겪으며 실패했는데도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남을 원망하며 비방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장수의 팔악이다.”

장수가 되려면 반드시 8가지 폐단을 경계해야 한다.

첫째, 탐욕이 끝이 없는 탐이무염(貪而無厭)이다.

둘째, 현능한 사람을 질투하는 투현질능(妒賢嫉能)이다.

셋째, 참언을 가벼이 믿고 아첨을 좋아하는 신참호녕(信讒好佞)이다.

넷째, 남의 단점을 알아내는 데 밝으면서도 자신의 단점은 알지 못하는 요피불료(料彼不料)다.

다섯째, 일을 처리할 때 우유부단해 스스로 결단하지 못하는 유예불결(猶豫不決)이다.

여섯째, 주색으로 인해 황음한 모습을 보이는 황음주색(荒淫酒色)이다.

일곱째, 전쟁터가 아닌데도 평소 거짓과 궤사를 일삼으며 죽음을 두려워하는 간사자겁(姦詐自怯)이다.

여덟째, 언사가 추잡하고 예의를 지키지 않는 교언불례(狡言不禮)다.”

팔악과 팔폐는 유가에서 경계하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장수의 덕목을 이처럼 선비의 덕목과 동일시한 것은 역대 병서 가운데 《장원》이 유일하다. 제갈량이 유가의 덕목을 몸에 익힌 장수인 유장(儒將)의 삶을 산 것과 부합한다.

둘째, 장수의 재능 차원이다. 《자치통감》을 저술한 사마광은 재능과 덕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았다. 그는 《자치통감》 〈주위열왕 23년〉조에서 이같이 말했다.

“재능은 덕의 기본 병력이고, 덕은 재능의 지휘관이다.”

재능이 없으면 덕은 빛을 발할 길이 없고, 덕이 없으면 재능은 오합지졸처럼 잔재주에 그치고 만다는 뜻이다. 이를 흔히 재덕상보(才德相輔)라고 한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안 된다. 재능이 덕을 압도하는 재승덕(才勝德)은 박덕하고, 재능은 짧고 덕만 지나치게 불거진 덕승재(德勝才)는 무능하다는 지적을 받게 마련이다. 병사의 생사 및 국가존망과 직결된 전쟁을 책임지고 있는 장수는 일차적으로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덕까지 겸비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무능한 장수는 패전을 자초해 끝내는 나라마저 패망하게 만든다. 《손자병법》을 비롯한 모든 병서가 장수의 덕을 언급하면서도 덕에 앞서 기략(機略)이 뛰어난 지장(智將)을 역설하는 이유다.

《장원》은 ‘재덕상보’ 차원에서 지장 못지않게 덕장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상적인 장수의 모습을 추구한 셈이다. 실제로 제갈량 자신이 그러했다. 〈장재〉의 해당 대목이다.

“장수는 9가지 유형이 있다.

· 첫째, 인장(仁將)이다. 인의도덕으로 장병을 교화하고, 예의와 법제로 부대를 정비하고, 장병들이 춥고 배고파 하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노고를 몸소 살핀다.

· 둘째, 의장(義將)이다. 일을 맡을 때 목전의 어려움을 이유로 피하지 않고, 명리에 혹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서라면 사후의 영광을 택할지언정 굴욕의 삶을 택하지 않는다.

· 셋째, 예장(禮將)이다. 높은 자리에 있어도 뽐내지 않고, 승리해도 전공을 내세우지 않고,덕망과 재주를 겸비해 아랫사람에게도 공손하고, 강직하면서도 인내할 줄 안다.

· 넷째, 지장(智將)이다. 기이한 용병술로 인해 그 변화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화를 복으로 바꾸고 위기상황에서 전세를 뒤집어 승리를 일구는 데 능하다.

· 다섯째, 신장(信將)이다. 용감하게 진격한 자는 후하게 포상하고 두려워하며 물러서는 자는 엄벌한다. 포상은 때를 넘기지 않고 형벌은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는다.

· 여섯째, 보장(步將)이다. 행동이 전마처럼 민첩하고 경쾌하며 기개가 호방해 중인들을 압도한다. 변경의 안전을 공고히 하고 창검 등의 각종 병기에 능하다.

· 일곱째, 기장(騎將)이다. 높은 산이나 험준한 지형을 쉽게 오르내리며 나는 듯이 말 위에서 활을 쏘고, 진격할 때는 선봉에 서며 후퇴할 때는 군진의 후미에서 싸운다.

· 여덟째, 맹장(猛將)이다. 기세가 웅장해 전군의 으뜸이다. 어떤 강적도 두려워하지 않고,작은 전투도 신중히 임하고 적과 치열한 전투를 벌일 때도 용맹을 떨친다.

· 아홉째, 대장(大將)이다. 현자를 만나면 스스로 미치지 못하는 듯 가르침을 청하고, 가르침을 좇는 것이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마음은 너그럽지만 의지만큼은 굳세다. 용감하면서도 기략(機略)이 넘친다.”

9가지 장수의 유형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장수는 대장이다. 문무겸전과 재덕겸비의 모습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장원》을 두고 다른 병서에 비해 유가적인 색채가 짙다고 평하는 이유다.

셋째, 장수의 용병 차원이다. 장수가 아무리 문무겸전과 재덕겸비의 모습을 갖추었을지라도 결국은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야만 빛을 발할 수 있다. 용병에서 남다른 면모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장원》은 이를 크게 4가지로 나누어 상세한 설명을 가하고 있다.

· 용현축악(用賢逐惡)이다. 뛰어난 자를 불러들여 참모로 삼고, 무능하고 패악한 자를 물리친다는 뜻이다.

· 신상필벌이다. 사서가 증언하듯이 제갈량의 삶 자체가 그러했다. 장수가 상벌의 권한을 거머쥐지 못하면 병사를 제대로 지휘할 수 없다.

· 동고동락이다. 장수는 반드시 병사와 고락을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병사가 믿고 따른다

· 교련정사(敎鍊整師)다. 병사들을 철저히 훈련시켜 정예병을 만들고, 평소 군율을 바르게 세워야만 유사시 군대를 작전에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넷째, 장수의 지략 차원이다. 이는 구체적인 전술과 관련된 것이다. 《장원》에 나오는 전술은 크게 7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 유비무환: 편안할 때 유사시를 감안해 튼튼히 대비해야만 우환이 없다는 뜻이다.

· 지피지기: 《손자병법》〈모공〉에서 역설하는 ‘지피지기, 백전불태’와 취지를 같이한다.

· 승세선취(勝勢先取): 용병의 3대 배경으로 거론되는 천시(天時)와 지리(地利), 인화(人和)에서 승리의 기세를 앞서 장악하는 것을 말한다.

· 임기응변: 천기와 지기 및 인기에 부응해 변환하는 것을 말한다.

· 선찰후도(先察後圖): 적정에 대한 정확한 정찰과 이를 토대로 한 정밀한 계책의 수립을 뜻한다.

· 출기불의(出其不意): 적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적의 방비가 허술한 곳을 기병의 방법으로 급습하는 것을 말한다

· 기정병용(奇正幷用): 비대칭전술인 기병과 정규전인 정병을 상황에 따라 뒤섞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적장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권모를 구사하는 것도 기정용병의 일환에 해당한다. 〈정세(情勢)〉의 해당 대목이다.

졸장(拙將)은 크게 6가지 유형이 있다.

· 첫째, 용맹이 지나쳐 죽음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자다. 대책: 격노하게 만든다.

· 둘째, 조급해하며 속히 승리를 거두려는 자다. 대책: 시간을 끄는 계책을 쓴다.

· 셋째, 탐욕스러워 이익을 밝히는 자다. 대책: 뇌물을 보내 매수하는 계책을 쓴다

· 넷째, 지나치게 인자해 살상을 꺼리는 자다. 대책: 교란작전으로 지치게 만든다.

· 다섯째, 지혜는 있으나 담이 작은 자다. 대책: 포위전을 펼쳐 궁지로 몰아넣는다.

· 여섯째, 계략은 많으나 결단하지 못하는 자다. 대책: 기습을 가하는 계책을 쓴다

[네이버 지식백과] 장원의 특징 (무경십서, 2012. 9. 28., 역사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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