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과 글쓰기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6 years ago

기찻길

여행, 설레임, 한적한 풍경 그리고 삶은 달걀. 기차와 함께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오히려 성인이 된 후에 생긴것 같다. 어릴적 기차는 길고 지루한 시장 같은 곳이었다.

아마도 비둘기호였을 것이다. 같은 곳을 빙빙 돌 듯 반복되는 비슷한 논밭, 덜컹거리는 시끄러운 소리, 그리고 때때로 들려오는 아기울음 소리는 어린 아이에게 좋는 느낌은 아니었다.

대학시절의 무궁화호는 다양한 느낌이었다. 엠티를 떠날때의 시끌벅적하고 들뜬 느낌에서 부터 혼자 고향에 내려갈때 느끼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느낌까지 말이다. 특히 맑은 가을날 창밖으로 보이는 황금빛 들판은 말로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정도로 아름다웠다.

한동안 기차를 탈 일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 개인적인 일로 자주 KTX를 타게되었다. 특히 아침 일찍 기차를 타는 일이 많아서 기차안에서는 주로 잠을 청한다. 가끔은 잠이오지 않아 창밖을 구경하곤 하는데, 뭔가 예전같지 않게 불편한 느낌이다. 자리때문일까? 하고 생각해보았지만 그건 아닌것 같다.

몇 번 기차를 타고 나서 알게된 것인데, 불편한 느낌은 KTX를 타고 가는 중간중간 보이는 집들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못 보았는지 혹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기차길옆에 상당히 많은 집들이 보였다. 작은 마을부터 아파트 단지까지. 기차소리때문에 시끄러울텐데 왜 저기 집이 있을까?

빠르게 가기위해 직선으로 선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의 피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저기 내가 살고 있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자 앉아있는 자리가 조금 불편해졌다. 물론 어떤 집들은 열차를 조금이라도 빨리 타기위해 소음을 감수하고 그 위치에 지어졌을 것이다.

다행히(?) 환경을 보호하고 소음을 줄이기 위한 몇 가지 기술이 보완되었다. 첫째는 연료다. KTX는 전철과 마찬가지로 전기를 이용하여 움직인다. 열차 선로위의 전기선을 설치하여 동력을 공급받는 것이다. 또한 빠른 속도에도 소음을 줄일 수 있도록 장대레일을 사용한다. 기존의 25m레일은 온도변화에 따른 수축과 팽창에 대비해 약간의 간격을 두고 설치되었다. 따라서 기차가 달릴때 일정한 간격을 두고 덜컹덜컹 하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300m의 장대레일은 밀도를 높인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여 레일사이의 간격이 없으므로 소음이 작다.

글쓰기

과거에는 소위 글쟁이라 불리는 전문가들의 글을 주로 볼 수 있었다. 이런 글들은 직접적으로 어떤 주장을 하기보다는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글도 상당히 정제되어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과 블로그의 발달로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글을 쓰고 배포할 수 있게 되었다. 직설적인 글에서 우회적인 글, 그리고 때로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글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불편함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고 사람마다 느끼는 불편함도 다르다. 때로는 직설적인 글이 불편하다. 옛날 사람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직설적인 글보다는 우회적인 글들이 좀 더 편하게 다가온다.

때로는 성향이 다른 글이 불편하다. 그것은 정치적 성향일 수도 종교적 성향일 수도 혹은 사회적 성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해서 그런 글들이 좋지 않은 글은 아니다. 그저 현재의 나랑 잘 맞지 않을 뿐이다. 오히려 사람들의 다양한 성향을 잘 이해하고 생각의 틀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글에도 약간의 배려만 있으면 된다. KTX가 전기를 이용하여 환경을 보고하고, 장대레일을 이용해 소음을 줄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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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 하면서 어떤 게 좋은 글일까..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더라고요. :))

그동안 너무 생각 없이 살다가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것만도 큰 소득이네요~
이제 현실 소득을 ㅎㅎㅎ

어릴적 기차는 길고 지루한 시장 같은 곳이었다.

저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군요
저도 마찬가지로 기차는 지루하고
진부한거라고 생각해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게
그다지 썩 좋아하지는 않았거든요

기술의 발달로 하여금
이전에는 불편사항이 해소되어지는게
시간이 흘러가는게 느껴집니다.

모두가 완만히 살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그러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간다면
불가능도 아니지 않을까 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저랑 비슷한 감정을 느끼셨다니 왠지 반갑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익숙함으로 세상에 적응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합니다^^

짱짱맨 출석부 호출로 왔습니다.

감사합니다~짱짱맨 짱입니다~^^

짱짱맨 출석부 함께 응원합니다~^^
글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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