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술] 83편_볼리비아 코카 잎의 향연, 아그와를 마시자

in #kr6 years ago (edited)

[오늘의 술] 83편
볼리비아 코카 잎의 향연, 아그와를 마시자

볼리비아에서 온 코카 잎(Coca Leaves)

아그와밤.png

[출처: 아그와버즈 http://agwabuzz.com]

한 때 클러빙을 하면서 예거밤이라는 칵테일을 많이 마셨다. 칵테일 이름 뜻도 모르고 마셨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예거마이스터라는 독일계 리큐르와 에너지드링크를 섞은 것이란걸 알게 됐다.

나중에는 리큐르에 에너지드링크를 섞으면 칵테일 이름의 끝에 밤(Bomb)이 붙는 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아는 칵테일이라고는 없으니 허구한 날 마신게 예거밤이었다. 그러다가 예거밤이 질린 날이 왔다. 메뉴를 천천히 보던 와중 아그와밤(Agwa Bomb)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밤(Bomb)이라는 글자가 익숙하기도 하고, 예거밤이 질리기도 한 탓에 처음 주문하게 된게 아그와밤이었다.

비슷한 맛이겠지라고 생각했으나 전혀 달랐다. 상상했던 맛과는 다르다보니 약간의 실망감이 더해졌는데, 이게 왠걸? 조금이따가 또 생각나는 그런 맛이었다.


아그와.png

[출처: 아그와버즈 http://agwabuzz.com]

코카 잎? 코카인?


아그와 보틀 전면에는 '볼리비아'라는 단어가, 후면에는 '코카 잎'이란 단어가 있다.

아그와는 볼리비아에서 재배한 코카 잎을 이용한 허브 리큐르이다. 1리터당 40그램의 코카 잎을 넣는다고 보틀에 써있다. 그런데 코카 잎? 뭔가 익숙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코카인의 원재료 상태가 바로 코카 잎이 맞다. 그렇다면 이 술은 마약일까? 다행이 마약은 아니다. 어쩌면 아그와는 압생트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


  • [오해]

반고흐가 마신 술 압생트는 많이 마시면 환각증상이 일어난다는 잘못된 소문을 가지고 있다. 압생트의 원재료는 웜우드라는 것인데 이것은 그냥 한국말로 '쑥'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 우리가 수정과에서 흔히 넣어 먹고 떡에 넣는 바로 그 들판에서 흔히보는 쑥이다.

실제로 웜우드를 엄청나게 많이 먹는게 아니라면 압생트라는 술을 마셨다고해서 환각증상이 일어날 수가 없다. 환각증상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순식간에 몇 보틀을 원샷한게 아니라면 플라시보를 겪었을 확률이 높다. 아그와도 비슷하다. 코카 잎이 코카인의 원재료이긴 하지만, 순수한 코카 잎을 씹어먹는다고 해서 중독증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코카 잎은 비타민이 풍부하고 면역력을 증가시켜주고, 체지방 분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물질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웜우드나 코카 잎이나 뭔가 마약의 재료인것 같은 느낌 때문에 더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이게 중요한 사실이다. 괜한 호기심의 자극이 마케팅의 성공요소인 셈이다...


  • [오늘은 아그와를 마셨다.]
    잠깐 다른 얘기로 갔는데, 다시 순전히 아그와 이야기만 해보자. 어제는 까뮈를 마셨고, 오늘은 아그와를 마셨다. 사실 아그와를 마시기 전에 화요 53 프리미엄, 안동소주, 산토리 가쿠빈을 마셨다.

그런데 별로 감흥이 없었다. 마침 보이는게 아그와였다.

오늘의 술을 연재하면서 리큐르에 대해서 글을 쓴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칵테일을 만들 때 소개한 정도이고 리큐르 자체를 집중 조명한 적은 없는거 같은데, 어쩌면 아그와가 바로 그 첫 타게팅이 될거 같다.


  • [아그와 그리고 예거마이스터]
    앞서 이야기 했듯, 아그와의 맛은 예거마이스터와는 달랐다. 예거마이스터는 뭔가 몸에 좋은 감초가 들어가고 달달한 느낌이라면 아그와는 조금 다르다. 좀 더 쓰고 독한 기분이 든다. 술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그와보다 예거마이스터가 더 맛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음식에는 단계가 있듯 술도 단계라는게 있는거 같다.

  • [more & more]
    비유를 하자면 이렇다. 쌀국수에 고수가 조금 들어가는데, 쌀국수를 많이 먹다보면 점점 더 강한 고수향을 원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혹은 어렸을 땐 삼겹살에 쌈을 싸먹을 때, 깻잎 향이 너무 강해서 상추쌈만 먹었는데, 커서는 상추쌈을 안먹고 깻잎쌈을 먹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깻잎쌈의 향도 약하다 싶으면 쑥갓을 싸서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아그와가 그렇다. 뭔가 좀 더 강렬한 허브향을 원할 때 찾게되는 술이라고 하고 싶다.


아그와2.png
[출처: 아그와버즈 http://agwabuzz.com]

시음 브리핑

(1) 술술 넘어가
맨날 40도짜리 술을 마시다가 30도짜리 리큐를 마시니까 혀의 아림이 없다. 즉, 이제 나는 왠만해서는 스파이시함을 못느낀다. 정말 순하게 넘어간다. 다시 말하면 목넘김에 어떠한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2) 풍요롭고 다채로운 허브향의 팔레트
코카 잎. 뭔가 선입견은 불건전할거 같고, 마시면 안될거 같지만 막상마시면 복잡미묘하고 풍요로운 허브향이 입과 코에서 맴돌기 때문에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받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예거마이스터가 소화재같은 느낌의 맛과 향이라면 아그와는 조금 다르다. 이 다름을 뭐라고 말해야할까.

(3) 훅가는 조합
아그와의 베이스가 되는 술은 럼이다. 그러니 많이 마시면 안되겠다. 특히나 아그와밤으로는 더더욱 마시면 안될 거 같다. 클러빙할 때 아무것도 모르고 막 마시고 다음날 머리 아픈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인거 같다.

럼은 원래 숙취가 강한 술이다. 더구나 술에 당분이 들어가면 숙취를 더 심화시킨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에너지드링크는 그냥 그 자체로 많이 마시면 두통을 유발하니, 아그와 밤은 정말로 두통유발자의 술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금방취하니까 놀 때는 정말 좋을지도 모르겠다.


음... 근데 괜히 더 마시고 싶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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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술] 83편볼리비아 코카 잎의 향연, 아그와를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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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저도 술 좋아 합니다. 주로 맥주를 많이 파고들었죠. 양주는 주력으로 짐빔을 마시고 가끔 잭다니엘을 마십니다. 싸고 오래 마시는게 장땡이란생각이 들더구요 먹을수록....
요런 리큐르는 집에 압생트 69도가 있네요. 독해서 한 달에 한잔 먹을까 말까 하네요.
저것도 비싸진 않았던것 같은데 한번 마셔봐야겠네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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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쌀국수 고수도, 깻잎도 제 얘기인줄요. ㅋㅋ 비유가 아주 좋습니다. 술도 똑같군요!
전 에너지드링크 넣은 술은 안좋아해용. 진짜 먹고 최악이었죠...ㅋㅋㅋㅋ

완전 처음 보는 술~ 이로군요~

훅가는 조합 ㅎㅎ

[kr-event] KEOS가 작성한 글을 소개합니다. / 리스팀+댓글 최대 $0.9 보팅

리스팀 감사합니다^^


이름을 처음 접해보면 마약 술인가? 라는 생각을 들게 하네요 ㅎㅎ

이쪽 계통은 전문이 아니라서 좀 낫서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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