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4 별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

in #kr5 years ago

평범한 하루가 지나가는 중이다. 역시나 오늘 나를 아침 잠에서 깨운 건 윗집 발소리 + 알파...

우리집은 층간 소음의 피해자다.
윗집 아랫집 대단하다 T.T

2019년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가족과 함께 하고 싶었으나, 나만 깨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행사 없이 혼자 조용히 00시가 되는 것만 보고 잠들려고 했다.
그런데 우리 아랫집... 3, 2, 1 이러더니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라고 했다... 그래 물론 나더러 들으라고 한 건 아니다. 그러나 나한테까지 들렸다. 아랫집이 거실에서 떠드는 통에 우리집까지 소리가 울려퍼졌고, 나는 이 소음을 피해 저녁내내 서재 구석에서 있었지만...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서 00시를 기다리는 그 순간,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음까지는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소음은 새벽 내내 내가 잠드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며칠지나서 오빠가 엘레베이터에서 아랫집 아줌마를 만났는데, 아줌마가 먼저 "그날 시끄러우셨죠..".라고 사과하셨다고 했다. 그래... 아랫집 사람들은 잘못을 뉘우치니 괜찮다. 그리고 그 집은 모임이 있을때나 추석, 설 명절에만 시끄러우니까 난 참을 수 있다. 일년에 5일 정도 웃음소리와 함께 잠드는 것쯤이야...

그러나 우리 윗집... 매일매일 터벅터벅 거리면서 걸어다닌다. 가끔씩은 뛰기도 한다.
어른 넷이 사는 집이 저럴 수가 있나 싶다.

나는 윗집 사람들의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정확히 알고 있다.
윗집 아저씨는 너무 규칙적이다.
밤 12시에서 새벽1시 사이에 샤워와 양치, 소변을 보고, 터벅터벅 걸어서 침대에 누워 잠든다.
그리고 새벽 2시에서 3시 사이에 깨서 화장실에 간다.
이건 아줌마만 갈 때도 있고, 아저씨만 갈 때도 있고, 두 명이 연달아 갈 때도 있다.
그리고 새벽 5시 30분에서 5시 50분 사이에 아저씨는 양치를 치고 소변을 본다.
그리고 아침 8시 40분에서 9시 사이에 아줌마가 화장실에 간다.

아주 가끔씩 아저씨가 변칙을 쓸 때가 있다.
밤 11시 30분부터 하루 마무리를 하거나, 아줌마가 화장실을 갔어야 할 아침 시간에 아저씨가 화장실을 갈 때다.

아저씨의 소변소리가 듣기 싫은 나는 11시부터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던 때가 있었다.
이때 바로 아저씨의 변칙을 당한 거다.
아... 듣기 싫은 그 소리....그소리만 들으면 그냥 잠이 깬다.
내가 하루종일 발소리고 뭐고 다 참았는데... 이 소리만큼은 정말 참을 수가 없다. 짜증지수가 수직상승한다.
그런 날은 그냥 새벽 3시가 넘어서 비몽사몽이 되어서야 침대로 간다. 그러면 무슨 소리가 들려도 짜증내지 않고 잠에 취해 잠들어버린다. 이런 날은 물론 아침에 아줌마가 화장실 물내리는 소리에 깨어버릴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수면시간 6시간 정도는 정상이니까 괜찮다.

대안책을 마련해야돼... 이러면서 이어폰을 귀에 꼽고 자기도 했지만 귀가 안좋아지는 거 같아서 잘 안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몸이 시간을 기억해버린 듯 해서... 기가 막히게 시간에 맞춰 나도 함께 깨는 경우가 늘었다..
잠귀가 밝은 나를 탓해야지...
덕분에 나는 윗집 사람들이 이사온 그날부터 규칙적이지 못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밤을 세우기도 해보고 저 시간들을 피하고자 노력하기도 했지만... 저게 어디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시간대인가...

그런데 난 5개월 째 윗집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 생리현상인걸... 화장실 가지 마세욧!!! 이럴 수도 없지 않나...
새벽에 아저씨의 발소리 혹은 소변소리에 깰때면, 내일은 꼭 윗집에 얘기할꺼라고 다짐하지만, 아침이 되면.. "그래 하루만 참자.. 오늘은 안그럴 수도 있어.."라고 넘어가다가도... 낮과 저녁에 윗집 발소리가 들릴 때면, "5분만 더 그러면 올라갈꺼야."라고 하지만... 그 5분만 참으면 되니까 또 그냥 참는다.

윗집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도 모르는데 괜히 말했다가 터벅터벅소리+알파소리가 더 심해지면, 난 지금껏 참아온 5개월을 그리워하게 될 지도 모르는데....이러면서 그냥 혼자 속만 끓이다 만다.

근데 제목은 왜 별일없이 지나가는 하루인가...
층간 소음이야 일상이 되어버려 몇 시간 뒤 어떤 소리를 만나게 될지 알고, 그 외에는 정말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가고 있으니까... 오늘은 내가 새벽에 윗집 아저씨의 소변소리를 한번만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별일 없는거다...

익숙해질까 무섭다... 그치만 익숙해져가고 있는 듯하다... 처음에 비해 짜증내는 횟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그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중요해... 난 행복해질 수 있어...

그치만....아... 시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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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감사합니다.

층간소음이라 참 힘들죠 ㅠㅠ 저희 윗집은 아이들이 살아서 그런지 밤 늦게도 가끔 다다닥 다다닥 소리가 나지만.... 애들이니깐... 넘어 가는데 ㅠㅠ 사실 성인들의 발 뒤꿈치도 이게 장난 아닌데 이거라도 좀 주의를 해달라고 말씀을 해 보시는건 어떨까요 ㅠㅠ
소변 소리도 공감이 가는데,,, 요즘은 화장실 배관으로 소리가 너무잘 넘어 옵니다 ㅠㅠㅠ 막아주는게 있으면 좋겠군요 ㅠ

오빠가 윗집 사람 심기 건드렸다가 더 심해지면 감당이 안될거라고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해서요... 게다가 50년넘게 걸어온 발걸음을 고치기 힘들거라고... 제가 가끔씩 욱해서, 못참게 되면 말할거라고 할 때도 있었는데...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참을성도 늘어나더라고요... 그냥 이사가기를 기다리는거죠 ^^
화장실은 정말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어요...저희도 이사온지 8개월째라.... 그래도 아파트 인생이 몇십년째인데 화장실에서 노래소리는 들어봤어도..이런 건 처음이라... 화장실도 2군데라 처음엔 낮에도 밤에도 미칠 것 같았는데... 이제는 머... 그냥 일상입니다. 그치만 정말 막아주는 게 있으면 좋겠어요...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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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luengel님도 행복한 목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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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for your interest and Resteem 😊


층간 소음 때문에 힘드시겠어요...

슬리퍼를 선물하는 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좋은 생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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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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