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업계에서 하는 일 및 필요 능력(거래소편)

in #kr6 years ago (edited)

만워눤.jpg

안녕하세요 @yellowboy1010 입니다.

어제는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ㅜㅜ

진짜 하루가 1년 같았죠... 다들 마찬가지 아닌가요 ?ㅜㅜ

오늘은 블록체인 업계에서 무슨 일을 하는 지를 공유드리려 합니다.

블록체인 업계도 하는 일이 굉장히 다양 합니다.

거래소(중앙), B2B, B2C, B2G 프로젝트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죠.

그래서 채용 포지션도 다양합니다.

오늘은 가장 정형화된 거래소 부분을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이 또한 업체마다 다르고, 제 주관적인 판단일 뿐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1)서비스 기획
이 것은 일반 IT 쪽 기획이랑 비슷합니다. 다만, 일반 앱은 간편 로그인이 허락되는데, KRW를 다루는 곳이라면 철저한 법의 통제를 받습니다. 그래서 이중로그인은 필수적으로 해야 하죠. 그래서 화면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법과 정책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합니다. 또한, 거래를 많이 해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같은 화면이라도 거래하는 사람들이 주로 잘 보는 화면들이 있는데, 이를 잘 캐치해야 합니다. 화면이 아름답다기 보다는 편리해야 하죠. 거래소는 그 자체적으로 드라이(?)한 편입니다. 돈이 오고가기 때문에, 이러한 금전적인 움직임들을 잘 포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기본 IT 지식이 필요합니다. 흔히 초보자들이 하는 실수는 '나 거래 진짜 많이 해봤어. 잘할 수 있어!'이런 마음가짐으로 기획을 하는데 '출금 버튼만 누르면 자동적으로 내가 원하는 통장으로 넣게 해주세요. 편리하게. ' 이런 소릴 합니다. 이러면 정말 편리하게 꿀밤 한 대 쥐어박고 싶습니다. 소위 입기획이라고 하는데요. 이러면 정말 같이 일하는 사람 피곤해지죠. 출금 기능만 하더라도 여러 가지 인터페이스 들이 필요하고, 금융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사용자는 버튼 한 번이지만 뒤에 돌아가는 시스템은 여러 절차가 필요하죠. 그런데 그것만 누르면 다되게 해달라는 거는, 그냥 버튼 한 번 누르면 순간이동하게 해주세요 랑 같은 겁니다. 최소한의 IT 지식이 필요합니다.

(2)사업 개발(영업 + 사업 제휴)
사업 개발은 기획자랑은 조금 하는 일이 다릅니다. 예를들어 새로운 코인을 올린다고 했을 때, 그냥 코인만 덜렁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코인 관련된 팀을 만나고, 좋은 가격으로 협상을 하고, 또 어떤 식으로 이벤트를 할 지(약간 마케팅적 마인도 필요) 고민을 해야 합니다. 한편으론 B2B 제휴를 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 코인을 다른 회사의 코인으로 바꾼다든지 하는 식으로 거래 볼륨을 올리기도 합니다. 사업 개발은 개발자와 직접 소통하는 일은 적은 편이고 주로 기획과 이야기를 많이하게 됩니다. 서비스 기획자는 사업 개발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기존 거래소에 서비스를 추가할 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업 개발은 돈 감각이 있어야 합니다. 서비스 기획자는 거래를 많이 해서 주요 기능들을 적재적소에 배치를 하는 쪽을 고민하는 것이라면 사업 개발은 정말 돈 버는 쪽에 감각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코인을 상장시켜야 볼륨이 늘어날 지, 어떤 회사와 제휴를 해야 사용자가 폭발할 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세세한 IT 지식은 조금 부족해도 되는데, 이러한 돈 감각이 없으면 말짱 꽝입니다. 사실 이렇게 애매모호한 기준이라서 지원자도 많습니다. 서비스 기획이나 개발을 못 하는 분들이 이쪽으로 와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강조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야기 하면 다 압니다. 실천 가능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는 것과 남들다 아는 이야기 하는 것은 다르죠.

사업 개발을 영업 포지션 포함해서 적어놓았는데, 기본적으로 PT는 잘 할 줄알아야 합니다. 밋업 같은 데서도 발표를 잘하고, 다른 회사와의 미팅 때도 조리있게 말을 잘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미팅 가서 회사소개 한 후, 서비스 질문을 받는데 마치 처음 듣는 것 처럼 아주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뭥미?' 이러는 순간 계약은 안드로메다로 갑니다. 이런 글 보면 다들 '나는 아니겠지..' 하시는데 거의 대부분 이렇습니다. ㅎㅎ 저랑 같이 미팅 나가면 갑자기 아주 순진 무구한 표정으로 저를 말똥말똥쳐다봅니다. 그 표정은 정말 때리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습니다. ^ㅡ^면접 때 그렇게 세상을 구할 것처럼 얘기하더니, 미팅만 나가면 아주 착한 비서가 됩니다. 중간중간 물도 떠다줍니다.

모르면 재치있게 넘어가는 순발력도 필요합니다. 능글능글한 것 있죠? 근데 너무 능글능글하면 정말 울화가 치밀기도 하는데, 이런 능력이 필요하긴 합니다. 요즘엔 술을 안 먹는 추세라 음주 능력은 그렇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면접 때 술자랑은 안 하셔도 됩니다. 제발... ㅎㅎ

(3)마케팅
거래소라고 마케팅을 특별하게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들 없는 살림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마케팅은 돈 쓰는 포지션이라 조금은 눈치가 보임.) 온라인 마케팅을 주로 합니다. 그래도 거래소는 조금 다행인게 실물이 없어서 어디 나가는 일은 그렇게 없습니다. 하지만 행사에는 나갑니다. 1년에 각종 행사들이 있는데, 이 때 다단계 아저씨 아줌마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경품을 주면 또 옵니다. 그리고 한바퀴 돌고 또 부스에 와서 경품을 받아갑니다. 학생들이 현장학습 견학으로 왔는데, 자기는 나가서 영화보고 싶은데 이딴 재미도 없는 부스에서 설명을 왜 들어야 하냐는 표정으로 부스에 와 있습니다.(나도 학창시절엔 그랬다...) 그럼 어떻게든 재밌는 이야기를 지어 냅니다. 학생들이 얘기 합니다. '뻥치지 마세요 ㅎㅎ'
울컥울컥합니다.

마케팅은 지식적으로 뛰어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지식이 뛰어나면 일반인 분들 대상으로 마케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대신 좀 오타쿠 같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하루 종일 웹서핑하고 자면서도 웹서핑하는 사람들... 글도 재밌게 잘 쓰면 좋습니다. 논문 말고 정말 재밌어서 좋아요를 미친듯이 받을 수 있는 분. 또, 행사장에서 원숭이 탈을 쓰고 춤을 출 정도의 뻔뻔함?(실제로 저 탈을 쓰진 않지만 이런 뻔뻔함 정도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마케팅은 정말 놀이처럼 해야지 일처럼 하면 고객들도 일하듯이 서비스를 써야 하니, 아무도 안 쓰겠죠...ㅎㅎ

(4)운영
운영은 CS(customer service)가 많습니다. 제가 재밌는 에피소드라고 쓴 것들은 대부분 CS에서 나옵니다. 전화가 옵니다. 다짜고짜 '야이 개XXX들아' 라고 소리를 칩니다. 순간 오줌이 지리지만 참습니다. 최대한 침착하게 '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합니다. '니들 내 돈 어쩔거야?' 라고 묻습니다. 저희는 사채업자가 아닙니다. 꾹 눌러참고 '무슨 말씀이시죠?' 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 '임마 지금 비트코인이 떨어졌잖아 임마 물어내!!!'. '...' 이 순간 머리깎고 불교에 귀의하고 싶어집니다.

이런 순간들이 많습니다. 이 때에도 침착하게 욕하지 않고, 현피뜨자고 하지 않고, 전번까라고 하지 않고(전번은 알아야 할때도 많긴 합니다.ㅎㅎ) 대응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 고객의 소리를 받아 정책을 정해야 합니다. 때론, 이런 불만사항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외국어 능력 중요합니다. 가상화폐가 세계 공용이니 외국인들이 전화가 많이 옵니다. 러시아어로도 전화받았습니다. (스빠시바) 제일 받기 어려운 건 동양계 영어죠. (깐 요 스삐끄 잉끌리쒸?) Can you speak English? (일단 이 언어의 정체를 알아야 하고, 주어 동사 찾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을 원망합니다. 이런 씨 되지도 않는 미국식 영어 배워서 미국인이랑도 대화못하고 동양인이랑도 대화 못합니다. )

(5)개발자
개발자 난이라... (저는 개...)라고 하는 순간 면접관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도 합니다. 거래소는 특별한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서버 개발자가 중요하고, 각종 코인들을 관리들을 해야 합니다. 언어는 각 회사 마다 달라서 뭐라 특별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하여튼 코드 잘 짜면 됩니다.

그런데 요즘 거래소 쪽 지원하는 개발자분들이 별로 없는데, 이게 금전을 다루기 때문이고 보안쪽이다 보니 두려워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우쭈쭈... 괜찮아 괜찮아... 100억 날려도 뭐 징역살이밖에 더하겠어?) 라고 말하기도 참 어렵고... 그리고 온갖 해킹시도로 부터 방어를 해야 하고, 또 뭔가 블록체인계에 변화가 생겨 거래량이 늘면 미친듯이 서버를 보호해야 합니다. (제발... 조금만 더 ... 조금만 더... ) 하다가 서버는 생을 마감합니다. 그럼 운영 쪽에 미친듯이 '야이 개XXXX야' 전화가 오죠.

개발자는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근데 거래소 쪽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그렇게 몰라도 됩니다. 중앙 거래소는 서비스니까요. 하지만 다른 서비스 보다 꼼꼼해야 합니다. 이건 금전을 다루기 때문에 실수하면 '아 괜찮아 좋은 경험했지'가 안됩니다. 실수하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갑니다.

거래소는 증권쪽과는 다르게 24시간 이루어지고 휴일도 없기 때문에, 많이 피곤합니다. 한국인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피곤하죠. 그래서 이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 견디기가 힘듭니다. 요즘은 거래소가 많이 생겨서 아무리 잘만들어도 탑 3를 꺾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지금이야 코인 등락이 커서 시세 차익을 얻으려고 거래를 많이 하지만 화폐 가치가 안정적으로 되면 지금처럼 수익을 얻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거래소쪽 일을 한다고 해서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와 스킬을 쌓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음엔 블록체인 쪽 일에 포커스를 맞추어 이야기 하겠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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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업계도 여러부서가 협력해야 하나의 업체가 생기는군요..^^

대략 5개의 부서를 보니 쉬운 것 하나 없네여...

그냥 전 다니는 회사나 열심히 다녀야겠습니다...^^

ㅎㅎ 표현을 이렇게 한 거지 사실 한사람이 두세파트 역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ㅎㅎ 스타트업이니 어쩔 수 없지요.

어느새 51 되셨네요^^
오늘도 블록체인 업계에 대해서 쉽고 자세하게 알 수 있엇네요^^ 감사합니당

ㅎㅎ 51이라봤자 아직 Newbie입니다. 열심히 해야죠 ㅎㅎ 고릴라님 글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자본적인 분석 글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팔로우와 보팅 드립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저도 맞팔했습니다^^ 앞으로도 재밌는 이야기 공유드리겠습니다!

글을 읽기 쉽게 잘 쓰시네요 :D
It's really easy to read. you write well. :D

아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런 칭찬 정말 좋아합니다 ^^
Thank you very much. I really like to get praised ^^

잘 읽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야가 있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이제 막 시작한 업계라 다양한 도전이 있습니다. 제가 쓴 글도 하나의 사례일뿐 또다른 형태들도 많죠 ㅎㅎ 다음 번엔 블록체인에 집중하는 포지션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ㅎㅎ

오늘도 잼나게 봤네요 ^^ 추천~

아이고 꼭두새벽 부터 감사합니다 ^^ 좋은하루 되세요~

항상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재미난 글들을 써주셔서 잘 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사업부에 대한 얘기도 기대되네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록체인 사업부 글도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ㅎㅎ

잘 읽었습니다. 흥미롭네요^^
업봇하고 팔로우 신청하고 가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재밌는 글 많이 올리겠습니다. 저도 맞팔했습니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 : )
현실감 있게 글을 잘 정리해 주셔서 막 감정이입도 되고 그러네요. ㅋㅋ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대학때 연극동아리여서 뭔가 느와르 연극 대본쓰듯이 써봤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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