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책방] 환단고기는 진짜 역사일까?

in #kr6 years ago (edited)

illustration by @carrotcake


기경량(가톨릭대학교 인문학부 국사학전공 조교수)이 쓴 글을 읽었다.
<유사역사학이 과학을 만났을 때>
스켑틱 15호에 실린 글이다.

전부터 한단고기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이 글을 읽고 보다 확실해졌다.
아직 한단고기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못하시는 분들은 이 글을 읽어보길 바란다.

대표적인 위서 : 규원사화, 단기고사, 환단고기

규원사화

  • 조선 숙동 대인 1675년에 저술되었다고 주장하는 책
  • 역사학자들은 1920년대 위작된 것으로 본다. 근거 1) 9세기 전반에 쓰인 <해동역사>와 1914년에 발행된 <신단실기>의 오류를 그대로 베끼고 있고, 2) 근대에 들어와 영향을 받은 서양 사상의 개념과 용어가 확인된다. 3) <규원사화> 판본은 모두 근대의 필사본 또는 등사본이며, 4) 다른 책에 처음 인용된 것은 1925년이다.

단기고사

  • 719년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의 동생 대야발이 편찬한 책이라고 사이비 역사학자들이 주장
  • 이 책이 만들어진 실제 연대는 빨라도 1940년대로 여겨짐
  •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단기고사> 판본은 1949년, 한문본은 존재하지도 않음
  • 우리 과거의 역사에서 기원전 수천 년 이미 지방자치제를 실시하였고, 입법, 사법, 행정 삼권 분립을 실시했으며, 만국박람회를 열고 자행륜차, 천문경, 자명종, 어풍승천기, 흡기잠수선 같은 발명품이 있었다고 주장
  • 위서 중에서도 가장 허술하게 만들어진 축

환단고기

  •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큰 영향력을 끼치는 위서.
  • 1911년 계연수라는 인물이 기존에 전재히던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라는 네 권의 책을 엮어 편찬한 거라 주장.
  • 그러나 <환단고기>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79년. 그 전까지는 누구도 이 책을 보거나 인용한 사례가 없다.
  • 학계에서는 <환단고기> 필사자라고 주장하는 이유립을 실제 저자로 보고 있음.
    (설정이 장미의 이름 뺨친다)

한단고기

1986년 임승국이 <환단고기>를 번역 출간한 <한단고기>가 출판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사이비 역사학이 광범위한 대중적 영향력을 확보하게 됨.

  • 역사학계에서는 <환단고기>가 위서임이 명백하며, 사료로 가치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
  • 그러다 1993년 서울대학교 천문학과 박창범 교수가 <단군조선시대 천문현상기록의 과학적 검증>이란 논문을 발표했는데, <단기고사>, <환단고기>, <단군세기>에 실린 천문 기록을 검증해보니 실제로 일어난 현상이었다고 주장.
  • 사이비 역사학자들은 환호하고, 역사학자들은 당혹.
  • 박창범이 실제 일어났다고 한 현상은 '오성취루' 현상(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루성' 자리에 모이는 현상.
  • 위서에서는 이 현상이 B.C. 1733년에 일어났다고 하는데, 시뮬레이션 결과 B.C. 1734년에 실제로 모였다는 것. 그러나 모인 곳은 '루성' 자리가 아니라 130도 떨어진 '장성' 자리. (130도면 거의 반대쪽 하늘인데, 이걸 맞췄다고 할 수 있을까?)
  • 오성취루 현상을 대략 20년마다 일어나는 현상.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님.

증산도와 사이비 역사학자들은 여전히 환단고기를 실제 역사라고 주장한다.
그 뿐만 아니라 과학자 중에 이런 사람도 있다.
'환단고기' 내용 중 개천에 관련된 부분은 진실이다

박석재 교수라고 명망있는 분이다. 송유근 학생의 지도교수이기도 했다. 박석재 역시 1년의 오차가 있고, '루성'이 아닌 다른 자리에 모였음을 인정했으나, 그럼에도 맞춘 거라고 인정하고 있다. 믿음은 종종 과학을 배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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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환단고기는 그냥 허무맹랑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문화 중심주의에 찌든 역사서말이죠

맞습니다. ㅎㅎ

예전에는 환빠를 보면 바로 지적했는데 요새는 귀찮아져서 봐도 넘기게 되더군요. 그나저나 송유근의 표절 논문등을 생각하면 송유근의 지도교수란 분도 좀....

좀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언제나 한 가지 믿음에 경도되서 극단을 치닫는 게 문제인 듯합니다. 국뽕도 치사량이면 혼절한다는데, 환뽕도 맞을대로 맞다보면 맛이 가기 마련이죠.

중학교때 읽고 국사 선생님께 이거 진짜냐고 여쭤봤던 기억이.. 단칼에 볼 필요도 없는 가짜라고 하시더군요.

ㅎㅎ 정확하시네요.

저도 환단고기는 갸우뚱 합니다

ㅎㅎㅎ

케이블 방송 채널도 있더군요.

그런 게 있다니... 너무하네요.

@yoon님 리스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곰돌이 많이 알려주세요! @gomdory 곰도뤼~

고마워요 곰도리 ㅋㅋ

감사합니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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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 끝을 알 수가 없을 만큼 무섭게 바뀌나 봅니다.

흔히 말하는 '역사학계'는 이병도 제자들을 말하는 건가요? 저는 주류 역사학계의 주장도 허무맹랑한 것들이 많아 잘 믿지 않아서요. 물론 저는 증산도 아니고요, 그냥 식민사학을 증오하는 사람입니다. ^^

(이병도 제자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식민사학이라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면 논쟁할 사안이라 생각합니다. (역시 잘 모르고 제가 본 글에서 다룬 내용은 아닙니다) 저는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

식민사학자들이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말하는 것과 식민사학자가 아닌 자들이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말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어서요. 물론 저도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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