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용 장군의 국경선에 밤이오다) 10 예비진지에서 중공군과 교전, 철수 그리고 제3대대장과 이별steemCreated with Sketch.

in #leedaeyong5 years ago (edited)

중대 예비 진지에 도작하자 마자 기관총 2정을 개천 건너편에 배치했다. 적이 돌아 오는 것을 타격하기 위해서였다. 신작로를 차단하고 왼쪽산을 확보하기 위한 중대 좌일선의 배치가 채 끝나기도 전에 중공군은 피리를 불며 덤벼 들었다. 중공군은 야간에는 아주 감탄할 만큼 능숙하게 공격을 했다. 서로 던지는 수류탄이 작열하고 기관총 예광탄의 붉고 푸른 선이 서로 얽히고 있었다. 적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이대용의 제1중대는 적의 최초 공격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제1중대 후방에는 적이 벌써 쳐들어 와서 투닥거리고 있었다. 연대 주력이 재편성을 하지도 못한 채 두드려 맞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더 이상 패군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방도는 없는 듯 했다. 대대장이나 연대장의 생사도 알 수 없이 전투는 혼란했다. 지휘계통이 마비되었으니 이대용은 독단으로 판단을 해야 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2분이었다. 이대용의 제1중대가 적을 맞아 싸운지도 벌써 1시간이 넘었다. 마침 정면의 적들이 조용해졌다.

이대용은 중대를 철수시킬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야간전투에서 손실을 당하지 않고 부대를 철수시키려면 조용할 때 적으로부터 이탈해 나가는 것이 제일 좋다. 적과 치열하게 싸울때 철수하려면 막대한 손해가 나는 법이다. 이대용은 잠시 망설였다. 어디로 통과해서 어디고 가야할까 하면서 잠시 주저하고 있을때 중공군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중공군의 피리소리가 포탄, 기관총에 섞여서 여기저기에서 들었다. 온똥 쏼라 쏼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몇명인지 가늠도 하기 어려웠다. 제1중대 오른편에 배치해 놓았던 기관총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기관총 진지에는 중공군이 던진 수류탄이 작열하고 있었다. 이대용은 무의식적으로 “위생병 기관총 진지로 가보라”라고 했다. 위생병이 벌떡 일어나자 이대용은 이내 위생병의 팔을 잡아다녔다. “못간다. 그만둬라”라고 말했다.

제2소대의 김재일 일등중사가 부상병을 업고 와서 이대용에게 신작로를 지키고 있던 아군은 돌파를 당했다고 보고했다. 이대용은 서쪽 냇가에 있는 1소대를 동쪽으로 철수시키려 했으나 이미 시기가 늦었다. 제1소대는 거의 전멸당한 상황이었다. 새벽 3시 30분경 이대용은 전투가능한 병력 185명중 약 60명을 잃은채 철수하기로 했다. 북쪽으로 철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중공군이 꽉차 있었다. 왼쪽의 험준한 산만 조용했다. 이대용은 왼쪽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산꼭대기에 올라서서 약 20분정도 걸었을 때, 약 100미터 앞에서 중얼거리는 사람소리가 들렸다. 정찰병을 내보냈다. 약 15분후에 정찰나간 서소위가 아군이라고 보고해 왔다. 거기 가보니 제3대대장 조한섭 소령이 패잔병 30여명을 데리고 있었다. 조소령은 163cm의 단신이었다. 조소령은 제1중대의 병력을 포함하여 약 160명을 데리고 북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부대를 정지시키고 10분간 휴식을 명한후 뭔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휴식이 끝난 다음 조한섭 소령은 이대용에게 “나는 여기에서 3대대 병력을 수습해서 갈테니 이대위는 빨리 북으로 가서 연대장님이나 제1대대장 지휘하로 들어가도록 해”라고 이야기 했다. 이대용은 제3대대장 조한섭 소령에게 같이 빨리 북쪽으로 가자고 권고했으나 조한섭 소령의 고집을 꺽을 수는 없었다. 이대용은 조한섭 소령의 명령대로 제1중대만 이끌고 북쪽으로 떠났다. 그 순간이 조한섭 소령과 영원한 이별이라는 것도 모른채….


국경선에 밤이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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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very wonderful article sir.
i really admire your work sir @wisdomandjustice

영원한 이별이라니...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되신 분들께 감사와 애도의 마음을 잊지 않아야 겠습니다

시리즈 잘 읽고 있습니다.^^ 보클~

늘 고맙습니다
새해
건강하세요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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