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를 쓰자. 스누피에게 글쓰기 조언하기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을 보고

in #morningpage6 years ago

스누피야 '모닝페이지'를 쓰렴

스누피는 자신 안에 어마어마한 창조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 계속 글을 쓰면서 자신의 창조성이 빛을 발하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안 그래? 자신 안에 있는 창조성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나는 '모닝페이지' 쓰기를 권하고 싶어. 그러면 모닝페이지란 무엇인지 설명해줄게. 별거 없어. 일어나자마자 30분, 의식을 흐름을 적는 것뿐이야. 이게 끝이냐고? 그래 끝이야. 그냥 기상하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그저 적는 거야. 멋지게 쓸 필요도 없어. 그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라도 쓸 수 있어. 아주 사소한 것들도 상관없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일어나기 너무 힘들다. 눈이 감긴다. 나는 지금 모닝페이지를 쓰고 있다. 배고프다. 꿈을 꿨다. 잘생긴 사람이 꿈에 나왔다. 그럼 꿈 이야기를 적어볼까. ' 이런 식이어도 상관없단다. 굳이 부정적인 내용을 피하지 않아도 돼. 자기 비하를 해도 괜찮아. 그저, 매일 아침에 3쪽을 채우기만 하면 되는 거야.

나는 이 모닝페이지를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에서 알게 됐어. 저자는 모닝페이지가 일종의 명상하기라고 말해.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과 우주 안에서 자신의 올바른 위치를 알기 위해 명상을 한다. 명상을 함으로써 자신과 바깥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내부의 힘의 원천에 대해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명상은 우리에게 통찰력의 빛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변화의 힘까지 주는 것이다. 존재의 내부와 존재 자체를 통찰하는 것은 일종의 지적 즐거움이다. 내부에 있는 힘과 존재 자체의 힘은 만들어지는 것만큼이나 파괴되기도 쉬운 맹목적인 힘이다. 그 변화의 힘과 통찰력의 빛을 이어주는 법을 의식적으로 배울 때 비로소 자신의 창조적인 존재로 느끼기 시작한다. 모닝페이지는 이 둘을 이어준다. 모닝페이지는 '내면의 창조자와 접촉하기 위한 아마추어 무선장비를 제공하는 셈이다'

모닝페이지는 자신 안에 있는 창조성을 끄집어내는 요술봉이라고 할 수 있어. 우리는 평소에, 자신 안에 어마어마한 스토리가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위대한 것을 만들어내는 건 다른 세계 사람의 일이라고 여기지. 이건 내면의 잠재의식이 우리를 억압하고 있기 때문이야. 이 심술궂은 잠재의식은 우리에게 계속 말해. '이거 제대로 된 글 맞아? 아닌 거 같은데? 글은 너 같은 사람이 쓸 수 있는 게 아니야. 진짜 천재 같은 작가들을 봐봐. 네가 그들 같은 글을 써낼 수 있다고 믿는 건 아니지? 너는 짧은 글 하나 쓰는데도 쩔쩔매잖아. 야야 이것 봐봐 지금 이 문장 좀 어색하지 않아?'

우리는 이런 속삭임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해. 물론 수십 년간 이런 이성적인 것 같은 차가운 말들을 듣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 그래서 이런 말들에서 자유로워지기는 쉽지는 않을 거야. 그래서 우리는 연습을 해야 해. 아침에 눈 뜨자마자 곧바로 펜을 잡고 글을 쓰면 우리 내면의 소리가 작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모닝페이지를 쓰는 동안에도 이 소리들은 끊임없이 속삭이겠지. 그래도 우리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써 내려가야 해.

나는 사실 부끄럽지만 말이야, 매일 아침 나를 죽였어. 그렇게 몇십 년을 매일 아침 나를 죽였어. 무서운 말이지? 그렇지만 사실이야. 아침에 힘겹게 일어나면 머릿속에서 어떤 말들이 들렸어. '아 더 자고 싶다. 졸려 죽겠다. 왜 나는 지금 일어나야 하지? 그냥 더 자면 안 돼? 죽고 싶다. 그냥 영원히 잠자고 싶어. 오늘 회의가 있네. 출근하기 싫어. 일하기 싫어. 사람들 만나기 싫어. 공부하기 싫어. 일어나기 싫어. 그냥 누워있고 싶어. 죽으면 이렇게 아침에 일어나지 않아도 될 텐데. 괴롭지 않을 텐데. 왜 내가 지금 괴로움을 느껴야 하는 거지?' 잠에서 깨자마자 이런 주문을 외우며 샤워를 했어. 위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이런 주문을 외웠단 말이야.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이 온몸을 적시듯, 이런 말들이 매일 아침 내 몸에 스며들었어. 그렇게 나에게 아침은 늘 고통이었어. 저주였어. 아침에 일어나는 건, 신이 나에게 내린 형벌이었어. 나는 매일 벌을 받았어. 지금까지 살아온 매일 아침의 숫자만큼.

아침에 나를 죽이지 않았던 날은 바로 모닝페이지를 쓰는 날이야. 물론 비몽사몽 정신이 없는 상태지만, 일단 30분간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무슨 글을 써야 하지' 라는 생각부터 해. '무슨 글을 써야 하지'라고 쓰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어떠한 흐름이 알아서 써줘. 그때의 나는 잠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 글쓰는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어. 조금이나마 기억나는 꿈을 적기도 해. 그렇게 꿈을 적잖아? 그럼 또 다음에는 더 스펙터클한 꿈을 꾸기도 한단다. 그럼 그 꿈을 또 적으면 돼. 그 어처구니없는 꿈이야기가 내 작품의 소재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야. 펜을 쥐고 쓰든, 타이핑하며 쓰든 상관없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문자로 표현하면 되는 거야. 뱉어내면 되는 거야. 그때 쓰인 글은 잠과 깸의 경계,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 꿈과 현실의 경계 즈음에서 쓰인 글이지. 어느새 내용은 가득 차고, 정신은 맑아져 있어.

만약 정말 쓸 것이 없다면 말이야,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사실 위에서는 부정적인 내용을 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지만, 나는 긍정적인 걸 좋아해. 이건 하루를 행복하게 시작하는 방법인데 말이야, 그건 바로 모닝페이지로 그날 하루를 설계하는 거야. 오늘 내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를 쓰는 거지. '오늘 예뻐졌다는 칭찬을 들을 것 같아, 길에서 돈을 주우면 좋겠다. 오늘 처음 파란색으로 써진 숫자의 첫 글자가 바로 이번 주 로또 번호다' 이런 식으로 말이야. 긍정적인 기대를 담으면 기분이 좋아져. 어떤 날에는 오늘의 행운의 숫자나 행운의 색깔 같은걸 정해. 그 행운의 숫자나 행운의 색깔을 보면 그날은 운수대통인 날 인 거야. 이렇게 적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날 하루를 괜히 기대하게 돼. 오늘은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날까? 이렇게 말이야. 우리는 글을 쓰는 사람이니까 이렇게 써봐도 되겠지. '오늘 진짜 대박 명언을 만들어낼 것 같아' 혹은 '오늘은 우주 최고의 명작 소설 소재를 발견하는 날이야'라고.

모닝페이지가 일종의 명상하기라는 줄리아 카메론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죽으면서 아침을 맞이했던 내가,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아침의 축복을 받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경험을 하게 됐거든. 사실 나도 모닝페이지를 쓰지 않은 지 꽤 되었어. 스누피에게 이 얘기를 하니, 모닝페이지의 쓸 때 맞이하던 그 황홀한 아침이 떠올라 다시 그 경험을 하고 싶구나. 그럼 나도 다시 모닝페이지를 쓰도록 할게. 나의 말이 스누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렇게 스누피에게 말하면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어. 내가 다시 모닝페이지를 시작하게 해줘서 고마워. 스누피야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3
BTC 64386.10
ETH 3142.17
USDT 1.00
SBD 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