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의 정치학> 후기 포스터

in #pati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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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하우스 수업에서 하는 작업선언과 연관이 없는 이야기일 수는 있지만 뭔가를 쓰고 싶었다.
<미투의 정치학> 책을 읽고 요즘 내 상태를 자기 성찰하며 어떤 뜨거운 고민과 감정들을 느낀다.
“어떻게 살 것인가" 항상 고민했지만 항상 고민이다.
나는 딱히 작업과 내 삶의 방식, 나의 선택들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나의 일상 속에서 생기는 고민들이 작업이 되고 작업이 다시 내 삶이 되는, 연속 과정이다.
내가 겪는 사건들과 내가 위치해 있는 환경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나의 이야기이자 나의 고민이고 질문이 된다. 페미니즘을 공부한 이후로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나는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 고민하고 질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해온 페미니즘 실천은 내 삶에 영향을 크게 미쳤다. 실천 경험들 덕분에 다양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새롭게 변화해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탈코르셋 운동으로 한 삭발이다. 삭발을 했던 경험은 특별하다.
사실 삭발을 한 이후로 내가 치마를 입고 화장을 했기 때문에 특별했다.
문화적 젠더 코드들을 아무렇게나 조합해서 사람들이 파악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들이 재미있었고 여성성에 부합할 수 없는 내 모습을 보며 즐겼다.
그렇지만 “생물학적" 성이 다시 나를 또 여성으로 규범할 수 있게 했다.

"긴 머리카락, 치마, 화장 같은 문화적 코드가 젠더를 표시하는 주요 단서라고 해도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는 섹스와 젠더가 일치한다고 여기는 인식 체계 역시 강력하게 작동한다. (--) 이런 해석 체계를 공유하는 한 트랜스여성의 여성 젠더 실천은 언제나 실패의 가능성, 혐오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미투의 정치학>

이 사회는 섹스와 젠더가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직접 경험했기에 그걸 이해하는 건 쉬웠다.
내가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한 게 아님에도 비트랜스여성과 트랜스여성은 가부장제에 따른 사회적 억압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젠더 폭력은 그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누구여야 하는지에 대한 가해자의 판단에서 발생한다. (---) ‘여성'이 겪는 폭력은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여성이어야 해서, 여성으로 환원되면서 발생하는 폭력이 아닌지 재검토해야 한다.

젠더 규범은 도달하고 체화해야 하는 기준이면서도 도달할 수 없는 환상이며 불안과 공포를 유발하는 사회 질서다. 젠더 폭력을 한 개인이 태어났을 당시 지정받은 젠더로 평생 살아가고 그 젠더 규범을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실천으로 체화하도록 강제하는 장치로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다." <미투의 정치학>

이 이야기는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고민과 이어진다.
내가 온전히 경험할 수도 알 수도 없는 타자의 고통을 어떻게 공감하며 같이 살아갈지.
권력자의 위치에서 타자를 보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상황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험은 무엇인지.
매니페스토.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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