桑實의 시대 ....

in #petals6 years ago (edited)

蠶室을 걷다보면, 도처에 떨어진 오디로 보도블록이 검은 얼룩이 묻어 있다. 양잠을 하던 蠶舍가 많던 곳이라서 뽕나무가 흔하다(사실 도시 개발 후에 새로 심은 것들이지만). 횡단보도 옆의 뽕나무에 검게 익어 매달린 오디를 보니, 차량 배기가스에 오염이 되었겠지만, 습관적으로 손이 간다. 어렸을 때 생각이 난다.

평창국민학교 다닐 적에 점심시간마다 깡조밥 도시락도 싸오지 못하는 아이들 중엔 나의 짝도 있었다. 궨찮다고 하는 애를 붙잡아서 급식빵을 같이 나누어 먹은 적이 몇번 있었다. 그러던 어느 초여름날, 그 아이가 나에게 자기네 논에 모를 심는데, 같이 가서 못밥을 먹자고 했다. 그래서 읍내다리 건너편의 종부들녘까지 갔었다. 제방을 따라서 뽕나무를 심었는데, 마침 오디가 한창 익어가고 있었다. 나무 가지를 꺾다시피 오디를 따먹으며 친구네 논으로 갔었다. 논 가상자리 느릅나무 너른그늘 아래 두레멍석을 펴놓고 온갖 나물찬에 고슬하고 자분하게 노란 기장을 얹은 이팝을 고봉으로 떠주는 것을 처음 봤지 싶다.

그래서 지금도 오디를 보면 그 때 생각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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