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vely Tour: London #2] 길치부부, 와이파이 획득

in #photokorea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여행하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July. 12. 2018.






Piccadilly Line - Metro, London.
반가운 얼굴들





어쩌다 보니 지난 포스팅, 혼자 여행하던 여자, 처음 여행하는 남자를 에세이처럼 쓰게 되었다. 사실 그럴싸한 사진이 없어 어떻게든 글로 채워보려던 것이었는데, 쓰다보니 감상에 젖어 마구 주절거리게 되었다. 다시 읽어보니 며칠 전에 쓴 글인데도 중2병에 걸린 듯해 부끄럽기까지 하다. 오늘은 쓸만한 사진도 없는데다가, 쓸거리도 마땅치 않으니 시작부터 걱정이다.






런던 공항 입국 심사






런던의 입국심사는 까다롭기로 유명하지만, 난 미국 입국 심사 때마다 꽤나 불쾌한 일을 당하며 단련이 되어서인지 크게 기억에 남는 일은 없다. 그 날도 꽤 빠르게 입국심사를 마쳤고, 나와 햇님군은 지하철을 타기 위해 피곤한 눈으로 안내판을 탐색했다.



런던 입국심사는 기본적으로 떠날 날짜와 숙소만 확실하다면 큰 문제는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입국심사는 기본적으로 케바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국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숙소로 한인민박 주소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바우처나 예약 자료까지 확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니 호스텔/호텔 주소를 제시하는 게 좋다.



오이스터 카드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는 지하철 입구에 있는 기계에서 표를 구입하거나 오이스터 카드(교통카드)를 사서 충전을 해야 한다. 며칠간 런던에 계속 머무를 예정이었기에 나와 햇님군은 오이스터 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나는 그 때로부터 5년 전, 혼자 여행왔을 때 썼던 오이스터 카드를 가져갔는데, (그걸 여전히 갖고 있었던 것도 신기하지만) 신기하게도 아무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했다. 기계의 리더기에 오이스터 카드를 터치하니 몇 년 전에 내가 남기고 간 몇 파운드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5년동안 그 속에서 얌전히 잘 있었구나.





런던 내 관광지들은 1존 안에 몰려있어서 도보로 여행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걸어서 여행하기 힘들었던 정도를 따지자면:
런던 〈 파리 〈 로마 〈 바르셀로나
(스페인은 더운 날씨때문에 더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오이스터 카드를 너무 많이 충전하면 나처럼 다 쓰지 못한 파운드를 남긴 채 돌아오게 된다. 물론 나처럼 언젠가 그걸 다시 쓰고 돌아올 수도 있다.





드디어 지하철을 타고 런던 시내로 향하는 길. 히드로 공항에서 출발하는 지하철은 매우 한산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다보니 시간은 덜컹커리는 소리와 함께 금방 지나갔다.



지하철을 타고 첫 번째 목적지로.






런던 시내에 들어와 우리가 처음으로 향한 목적지는 빅벤도, 웨스트민스터 사원도 아닌 Three store라는 통신 매장이었다. 나도 길치, 햇님군도 길치. 이런 길치 부부에게는 무엇보다도 와이파이를 획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다.



공항에 유심칩 판매기가 있었지만 언락폰이 아니었던 우리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다른 데이터 서비스를 신청하기 위해 매장을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구불구불한 런던 지하.



길치 부부의 최우선 과제. 와이파이.





쓰리심 매장은 많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매장 수가 많고 이동이 편리한 곳은 옥스퍼드 서커스 역이었다. 대신 여러 관광 명소와 이어져 있는 탓에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렸다. 그 와중에 길치인데다가 준비성도 모자란 우리 부부는 쓰리심 매장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옥스퍼드 서커스 역 주변에 있다는 것만 알고 무작정 온 이 바보 부부... 그 때 우리 앞에 나타난 구세주는 바로!!





애플 매장이었다. :-)

유럽은 프리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곳이 거의 없고, 심지어 와이파이 자체가 없는 식당이나 매장도 많이 있다. 그런 와중에 보인 저 애플 깃발!! 너무나 반가웠다.

애플 매장은 프리 와이파이를 제공하며, 심지어 빠른 편이다. 여행 중 와이파이가 급히 필요할 때에는 꽤 쓸모가 있다.





런던 옥스퍼드 서커스 역 근처 애플 매장. 이 곳에서 구입한 두 개의 휴대용 충전기는 여행 끝날 때까지 유용하게 쓰였다.



런던의 애플샵은 라스베가스의 애플샵과는 외관도, 분위기도 너무나 달랐다. 500년쯤 된 듯한 고풍스러운 건물에 검은 사과 깃발이 꽂혀 있었고, 그 안에는 지하부터 지상 2층까지 넓고 세련된 매장이 펼쳐졌다. 그러면서도 유럽 특유의 고풍스러움이 은은히 묻어나와 더욱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이를 보고 흥분한 앱등이 햇님군을 겨우 달랜 뒤 쓰리심 매장을 검색했다.





알고보니 목적지는 3분 거리에 있는 곳이었다. 심지어 우리가 도착했던 옥스포드 서커스 역에서는 오른쪽으로 쭉 가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네비 없이 나와 햇님군은 바로 눈 앞에 가게를 두고도 거리를 뱅뱅 돌기만 했다.





언락폰이 없던 우리는 아쉽게도 유심칩 대신 오른쪽에 있는 3G모바일 Wi-Fi를 구입했다. 왼쪽은 USB 동글인데 컴퓨터에 꽂으면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우리는 동시에 여러 기기에서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핫스팟이 필요했기에 오른쪽을 선택했다. 요즘 한국 통신사의 로밍 요금제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 내가 쓰던 미국 통신사의 로밍 요금은 재앙 수준이었기에 저 기기가 꽤 비쌌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매우 절약이 된 셈이었다. 가볍고 크기도 작고, 필요할 때만 켜서 사용할 수 있던 저 조그만 기기는 여행 내내 우리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





그렇게 손에 쥔 감동의 와이파이.
핫스팟 기기를 켜고 인터넷 검색과 구글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을 때의 안도감과 기쁨이란!! 어디든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솟구쳤다.



그동안 나는 혼자 여행을 떠날 때 컴퓨터나 폰 없이 맨 몸으로 돌아다니는 편이었다. 기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좋기도 했고, 사회적인 관계도 잠시 미뤄둘 수 있었다. 하지만 와이파이 없이 못 사는 햇님군과 함께 떠난 덕분에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곳을 보았고, 매일의 식사를 맛있는 음식과 함께할 수 있었다. 특히 구글맵을 쓰지 못했다면 우리 부부는 여행의 반은 길을 헤매는 데 썼을 것이다. 그래, 아날로그로 여행하기에는... 우린 너무 길치다. :p






혼자 여행하던 여자, 처음 여행하는 남자의 유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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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주소는 민박집 보단 호텔을 써야 하는군요
런던지하철은 조금만하네요
경전철 같아요

런던지하철은 덜컹덜컹 롤러코스터 같기도 하고 그래요 :-) 좁기도 하구요-

아 진짜 요즘 스마트폰 지도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저 골목헤매기 대장인데ㅋㅋㅋ 요즘엔 지도덕분에 진짜 편해졌어용 외국나가서도 없으면 안될거같습니당~
송블리님은 사진을 참 잘 정리해두시나봐요 예전여행기 다시 적기 쉽지않을거같은데 대단하세요~~

저는 기록을 무척 꼼꼼히 하는 편이긴 해요. 십년 이상 된 여행때 비행기 티켓 같은 것도 갖고 있거든요. ㅋㅋ 문제는 그걸 가지고 정리를 해야 하는데 폴더 안에 밀어넣어 두기만 해서요...ㅠㅠ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행 시작인가요
이런 디테일한 후기 너무 좋아요 'ㅁ'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런식의 여행기는 처음이라 쓰다보니 너무 힘들어서 다음편 쓰기가 망설여져욬ㅋㅋㅋㅋ

꼬불꼬불 지하도는 색다른 느낌이네요,, 밤에 그길을 지나기에는 조금 무서울듯..

맞아요...ㅠㅠ 혼자 여행 다닐 때에는 낮에도 저런 곳을 혼자 걷기가 좀 무서웠는데 신랑과 함께 여행하니 좀 낫더라구요 .^^

유럽을 가면 느끼는 것이 적어도 지하철과 와이파이는 한국이 최고구나.. 라고 느낍니다..!

맞아요- 한국 지하철과 와이파이는 축복이에요 :-)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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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덕분에 옛 생각이 새록새록 납니다. 처음 런던 히드로에 도착하던 날의 런던 지하철. 뱅기로, 배편으로 영국을 드나들 적의 입국심사... 모두 추억이네요.

몇 가지 사항만 유의하면, 말씀대로 별 걱정 안해도 되는 것이 영국 입국 심사인것 같아요. 하지만 케바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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