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담론 01 - 양진호와 곰플레이어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in #sct5 years ago (edited)

제가 어제 이런 글을 썼습니다.

SCT에 자주 글을 쓰고 싶지만, 코인투자에 관심이 없는 딜레마. 그에 대한 해결방법

다행히 저 글의 보팅도 나쁘지 않으니, 용기를 내어 블록체인에 대한 글을 오랜 만에 연재해 보겠습니다. 이 분야의 최근 몇 달이 저에겐 업데이트되진 않았는데, 제가 그전까지 가지고 있던 시각을 풀어내고, 이 글을 쓰며 더 공부를 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오늘은 양진호와 곰플레이어의 관계에 대해 써볼게요. 이게 뭔 얘긴지 궁금하시죠? ㅋ(혹시 안궁?)

양진호는 많이들 아시죠. 위디스크, 파일노리 등 웹하드 업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사람입니다. 직원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되고 사회에 큰 충격을 줬는데, 파면 팔수록 더 나오는 사람이었죠. 사실 제가 그 폭행 동영상에서 가장 놀라웠던 모습은 영상에 나오는 주변인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사장이 직원을 패고 있는데도, 다른 직원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별 반응 없이 자기 할 일을 하는 그 모습이 더 충격이었죠. 아마 그런 폭행이 일상화된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양진호 폭행 동영상이 회자될 때, 저는 곰플레이어가 떠올랐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곰플레이어와 곰오디오 등을 사용해본 적이 있을텐데요. 저는 그 프로그램들을 만든 그레텍의 배인식 창업자를 2011년에 인터뷰한 적이 있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나온 '배인식'이란 문서가 제 기사를 인용한 것인데요. 문제는 위키 내 하단의 인용 표시입니다.

“보관 된 사본”. 2011년 11월 14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1년 12월 23일에 확인함.

그래서 원본문서를 들어가면 매일경제 홈페이지에 이런 웹페이지가 뜹니다.


흠.. 이게 뭔지. 제가 쓴 기사를 누가 지운 건가요?? 도대체 왜..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블록체인이 유용하지 않나 싶네요. 사실 경제매체에서 이미 나간 기사가 삭제되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소극적으로나마 항의를 하는 편이었죠.

다행히 웹페이지를 보관하는 곳에 사본이 있었습니다.
원문기사가 보관된 곳

기사에는 분량상 짧게 서술했지만, 배인식 대표가 삼성전자를 나와 처음 했던 사업은 '곰플레이어'가 아닌 'P2P파일공유'를 하는 웹하드 서비스였습니다.

사실 P2P 파일공유는 블록체인의 역사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비트코인 자체가 개인과 개인 간(p2p)에 신뢰할 수 있는 장부니까요. 실제로 세계 최초의 p2p 파일공유 서비스였던 이돈키(edonkey)의 창업자가 제드 맥칼렙인데요. 그가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 콕스의 창업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배인식 대표는 왜 p2p 파일공유 서비스를 하다가 접었을까요. 그가 만든 서비스는 '팝폴더'와 '구루구루'였는데요. 소싯적에 p2p 서비스를 좀 썼던 사람들이면 꽤 알 정도로 인지도가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가 이 분야에 일찍 뛰어들었기 때문이죠. 그는 이들 서비스를 2000년쯤 출시해 2003년 쯤에 다 접었습니다. 그가 인터뷰 때 이런 얘길 했습니다.

웹하드로 돈을 쉽게 벌었어요. 사실 어려운 기술은 아니었어요. 서버를 좀 확보하고, 서비스를 내면 일년에 수십억 정도의 순익이 나요. 그래서 여러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기기도 했는데, 그런 회사들 다 돈을 벌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회의감이 들었어요. 제 서비스에서 공유되는 콘텐츠들을 보니까, 대부분 포르노나 저작권이 있는 영화, 음악, 드라마 등이었어요.

이런 이유로 그는 2~3년간 서비스를 운영하다 접었지만, 웹하드 서비스는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뒤에도 불법 동영상을 유통하는 창구 역할을 하며 그 서비스 운영자에게 막대한 부를 축적해 줍니다. 그 메커니즘이 양진호라는 문제적 인물을 만들기도 했죠.

사실 웹하드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는 인터넷의 한 문제적 단면입니다. 단순히 성인물 유통이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의 인격이 말살될 수 있는 영상이 무분별하게 퍼질 수 있죠. 여자 연예인에게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이 통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들은 누군가의 노고가 들어간 결과물인데요. 인터넷에선 이런 노고를 보상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사실 스팀잇이 세상의 큰 주목을 받게 된 첫 계기가 '공짜경제'란 오명을 쓴 인터넷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었죠.

그 얘긴 제가 정지훈 박사랑 나눈 대화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코인데스크 인터뷰 - 정지훈 "미래는 토큰 중심의 물물교환 경제"

다음 글에서 이어서 쓰겠습니다. 다음엔 왜 유튜브는 웹으로, 곰플레이어는 웹 바깥으로 진출했을까를 다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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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히 보았습니다. 혹시 누군가가 독립언론 사이트를 스팀엔진기반으로 런칭한다면 참여해 주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물론 월급 이런건 없구요. 시작시점에서 제너시스 발행분을 배정해 드리는 정도일겁니다.

네 물론입니다. 좋은 시도가 되겠네요.

낙장불입입니다. ㅎㅎ

앗 최근에도 '낙장불입'이란 댓글을 받아본 적이 있는데 ㅋ 연어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스판이 참 좋네요.

전문적인 글을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써볼 의욕이 생기네요!

흥미로운 물음표에 다음 글도 기대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

고맙습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기록의 보존, 저작권 보호와 같은 부분은 블록체인으로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죠 ^^

네 기록이 남는다는 특징이 새로운 가능성을 많이 열어주긴 했습니다. 물론 그 나름의 단점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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