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담론 02 - 유튜브는 왜 웹으로, 곰플레이어는 왜 웹 바깥으로 갔을까

in #sct5 years ago

스코판(SCT)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블록체인 기술담론'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저에겐 SCT에 자주 글을 쓰고 싶지만, 코인투자에 관심이 없는 딜레마. 그에 대한 해결방법입니다. 이 연재에선 인터넷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시도들, 블록체인이 보여준 가능성, 담론과 기술의 상호작용 등을 다룹니다. 새로운 기술로서 이 세상의 문제를 풀려는 시도는 늘 존재했지만, 대부분 기술만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고, 무엇이 문제이며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 기술과 관련된 '건강한 담론'이 형성되야 이 세상의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그런 취지로 '기술담론'을 전개해 보려합니다.

첫 연재글에서도 인터넷의 여러 문제가 드러납니다.
블록체인 기술담론 01 - 양진호와 곰플레이어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정리해보면 이런 문제들이 인터넷에 있습니다.

  • 제가 썼던 기사가 저도 모르게 삭제된 것을 무려 7년이 지난 뒤에 알았습니다. 다행히 누군가가 웹페이지를 저장해서, 기사 내용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서버에조차 기록이 사라진다면 제가 이 세상에 남겼던 흔적은 그때 발간된 '종이'에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한 개인에겐 엄청난 폭력일 수 있는 데이터가 무분별하게 전파되기도 합니다.

  • 누군가의 노고가 들어간 콘텐츠는 인터넷의 속성상 완벽하게 복제돼 여러 곳에 퍼집니다. 최근엔 영상, 음악 등에 대해 스트리밍을 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있지만, 이것도 10여년간 웹하드서 유통되던 공짜경제 시대가 지난 이후에 생긴 현상입니다. 여전히 사용자들의 지불용의는 높지 않고, 텍스트와 이미지 등은 여전히 대부분 공짜입니다. 이런 상황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유인을 주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SCT에서 보팅을 받으니, 제 시간과 공을 들여 글을 쓰는 것과 비슷하죠.

지난번 글에서 '왜 유튜브는 웹으로, 곰플레이어는 웹 바깥으로 나갔는지'를 다뤄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것도 인터넷의 문제와 관련이 깊습니다.

곰TV, 곰플레이어를 만든 배인식 그래텍 창업자와의 대화를 더 풀어보겠습니다. 그는 2003년에 곰플레이어를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동영상 시대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 '유튜브'는 2005년 2월에 등장했습니다. 유튜브는 머지 않아 메가플랫폼이 되고,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됩니다. 2006년 연말 타임 매거진은 올해의 인물로 '유'(You)를 선정했고, 표지모델엔 컴퓨터를 올렸습니다. 한마디로 유튜브를 하는 '당신'이 오해의 인물이란 얘기죠. 타임지 표지는 저작권 문제로 업어오지 못했습니다. 이 위키사이트로 들어가면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 이전엔 한국에 판도라티비가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상황이 좀 나아지긴 했지만, 2000년대만 해도 한때 관심을 받았을 뿐 유튜브와 경쟁하기엔 어려운 서비스였습니다. 특히 2000년대 한국의 동영상 사이트는 액티브엑스로 점철됐습니다. 이런 맥락을 염두에 두고, 배인식 대표와의 대화를 들어보시죠. 8년 전의 대화라 토씨까지 정확친 않습니다만, 이런 내용의 대화를 나누긴 했습니다.

(배인식) "90년대 말에 초고속인터넷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동영상의 시대가 오겠단 걸 직감하고 있었습니다. 웹하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도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영상이란 것도 이해하고 있었어요. 그게 곰플레이어를 시작한 계기입니다."

(윤형중) "당시가 물론 유튜브가 나오기 전이긴 했는데요. 그래도 앞으로 웹의 시대가 더 활짝 열릴 것이란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었잖아요. 왜 웹 안에서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웹 바깥으로 나가 사용자의 컴퓨터에 설치하는 프로그램을 택했나요?"

여기서부턴 정확한 워딩이 아니니 그냥 설명할게요. 당시 곰플레이어를 만든 그래택도 동영상조차 웹 안으로 가는 트렌드를 알고 있었고, 판도라TV 등의 서비스도 눈여겨 보고 있었지만, 보안이 취약하고 사용자에게 불편을 주는 액티브엑스로 점철된 형태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네이버와 같은 거대 사업자가 웹 동영상 분야에 뛰어든다면 경쟁하기가 힘들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발언에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견됩니다. 바로 지난한 논쟁이었던 '액티브엑스'와 '보안'의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선 제가 2011년에 쓴 기사를 하나 소개합니다. 액티브엑스의 문제점과 당시의 오픈웹 운동을 소개한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 액티브엑스에 갇힌 국내 인터넷 환경…규제 ‘전봇대’ 뽑아야 열린 인터넷 가능

물론 액티브엑스는 인터넷에 여러 부가기능을 제공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점점 사용자들의 습관을 바꾸며 보안을 위협했습니다. 또한 다른 브라우저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사이트를 양산하며 웹 접근성을 낮추기도 했죠. 만일 액티브엑스에 대한 비판 담론이 아예 없었다면, 모바일 시대에 접근가능한 사이트가 지금보다 적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세상은 새로운 변화에 빨리 적응하기도 하니, 모바일 시대에 맞게 바뀌는 변화도 있었겠죠.

인터넷을 살펴볼수록 여러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보안에 위협적인 사용자의 습관은 쉽게 바뀌기가 어려운데요. 그래도 다행히 최근 몇 년 간 이 문제가 꽤 해결됐습니다. 그런데 블록체인은 태생부터 보안이 강력하다니, 더 관심이 생겼습니다. 또한 인터넷에서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 등 거대 사업자의 비중은 너무나 커졌습니다. 이들은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독점적인 생태계를 구축합니다. 플랫폼 운영자와 사용자의 간극, 정보격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스마트폰으로 빅데이터가 축적되는 시대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로 진화되죠.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다음엔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는 어떻게 네이버와 경쟁해 살아남았나'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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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티브 엑스..정말 쓰잘데기 없는.../곰플레이어도 요즘엔 많이들 쓰나모르겠네요..저도 잘 안쓰게되던데..

저도 안 쓴지 오래됐어요.. 설치조차 안 함..

다음이 인수한 팟 플레이어가 워낙 좋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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