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7] 투자계약 여부? / Howey TEST (하위 테스트)

연어입니다.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주인공은 '법은 아름답다'고 외칩니다. 수학을 평생의 업으로 삼아온 그에게 법은 논리적인 연결고리를 가진 또 하나의 수학이었죠.

잘 아시겠지만 법률의 세계에는 판례법[判例法]이 있습니다. 기(旣)판결된 선례를 기준 삼아 유사한 사건에 적용하는 것이죠. 선배들의 판단과 경험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재해석하여 적용하는 것이라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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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고한 기준을 제시하는 SEC

자, 어느날 갑자기 크립토라는 것이 세상에 소개되었습니다. 블록체인이란 개념이 발전과 확장을 거듭하며 세상의 많은 영역과 조화되기 시작합니다. 슬슬 국가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죠. 블록체인이 몰고 온 패러다임은 화폐와 세금 등 기존의 제도나 질서 안에서 어떻게 하든 정리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인(토큰)은 많은 갯수로 분할이 가능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소유권과 같은 권리를 할당하는 용도로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증권'의 역할과 다를 바 없는 것이죠. 그러면 누가 개입하게 됩니까? 네,

• 미국 증권거래 위원회 : 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바로, SEC입니다. 세계 많은 정부가 미국 연방 정부가 크립토에 대해 어떤 방향을 잡고 가느냐에 촉각을 세우고 있죠. 그러니 이 '증권스러운' 토큰의 성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도 SEC의 결정을 따라가려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SEC는 나름대로 확고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ICO에 대한 다섯 가지 가이드라인이 있죠.

• 증권 제공이 될 수 있다 (ICOs can be securities offerings)
• 등록이 필요할 수 있다 (They may need to be registered)
• 토큰은 여러 가지로 불리울 수 있다 (Tokens sold in ICOs can be called many things)
•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ICOs may pose substantial risks)
• 투자하기 전에 질문하라 (Ask questions before investing)

어떤 기관보다 SEC가 빠르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데는 과거 판례를 참고하며 쌓아온 경험도 녹아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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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C] 대 [W.J. Howey Co.] 의 소송전

• Howey라는 플로리다 오렌지 농장을 소유한 기업이 있었습니다.
• Howey는 농장의 절반을 부동산 계약을 통해 판매하였지요 (1에이커 당 균일가격 적용)
• Howey는 다시 [Howey-in-the-Hills]라는 회사를 통해 농장을 산 소유주들로 부터 농장을 임대한 후 농산물을 수확-저장-판매해주는 계약을 맺습니다.

즉,

• Howey는 농장 절반은 자신의 소유로, 나머지 절반은 판매하였고,
• 판매한 농장을 다시 임대한 후 서비스 비용을 받고 농장을 운영합니다.
• 토지를 매입한 사람들은 다시농장을 임대해 주고,
• 임대해 준 농장에서 생산된 수확물을 갖는 것이죠.

(구글 무료 이미지)

음.. 왜 굳이 이렇게 하느냐 싶겠지만, 양측이 토지 소유, 상품 생산, 상품 소유 등등으로 포트폴리오가 생기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복잡한) 계약이 투자 행위인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임대나 서비스 이용에 대한 계약인지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 대해 SEC는 명백한 투자 계약이었으므로 증권거래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엔 명백한 불법이므로 토지(농장)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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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 그리고 '하위 테스트'

1946년 미국 대법원 판결은 SEC측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 이 계약은 투자계약이다.
• 그러므로 SEC의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의 판례가 되어 매우 중요한 '투자 계약' 판단에 대한 기준을 남기게 됩니다. 이것이 유명한,

• Howey TEST (하위 테스트)

가 되는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하위 테스트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