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6] 생애 주기형 스팀잇

in #sct5 years ago (edited)

연어입니다. 아파트 입구에 붙어있는 포스터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뭐 눈에 뭐만 보인다고 '지역 화폐'라는 단어가 번뜩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런데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 만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지역화폐를 지급해 드립니다.

일전에 성남시에서 시험적으로 시행한 것이 경기도 차원에서 확대 시행되는가 봅니다. 예전부터 언론과 시민단체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저감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이란 것은 여러분도 익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시행 포스터를 눈앞에서 보니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때마침 두 손을 꼭 잡고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시는 노부부가 제 눈 앞에 보입니다.

노인 스스로의 자립 능력이 바닥을 기고 있고 노인 복지 정책 또한 한없이 부족한 마당에 이제 65세라는 나이를 넘으면 운전으로 생업을 이어가는 것이 영영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이것은 교통 안전이란 사회적 문제와는 다른 관점에서입니다.


마지막 남은 약을 먹고 처음으로 숙면다운 숙면을 취한 후 이불 속에 눈을 말똥거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스팀잇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그 때 마침 어제 보았던 포스터와 노부부 분들이 겹치며 저의 부모님을 위시한 한국인의 노후 대책에 스팀잇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지 고민하게 되더군요.

돌이켜보면 2016년 처음 스팀잇을 접했을 때는 스팀잇을 통해 언젠가 '노마드'스러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꿈꿨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나름 스팀을 구매해 스파를 장착하고 시작했던 저도 몇 백원 되지 않는 페이아웃 값을 스파업하며 꿈을 키웠던 것 같은데, 당시 포스팅 하나로 몇 백에서 몇 천불까지 긁어 담던 영어권 유저들이 지금에 와서 한국 유저들에게 다운보팅질을 하고 있으니 너털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어쨌든 이제 5:5 비율의 포스팅-큐레이팅 보상을 감안했을 때 스팀잇은 장기적으로 내 인생의 보조자로서 하나의 연금처럼 키워나갈 수 있는 대상으로 삼을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보면 지금은 잊고 있었던 스팀잇에 대한 처음의 접근법으로 다시 돌아온 기분이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맨처음 비트코인을 샀을 때, 그리고 맨처음 스팀파워를 장착했을 때 가졌던 초심이 가장 마음 든든했고, 스트레스가 적었으며, 전략적으로도 현명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코파시님과 나누었던 얘기도 생각나네요.

  •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 비트코인이 1억쯤 되어 있지 않겠어? 지금 10개만 사두면 노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 스팀을 사고 스팀파워를 꾸준히 키워두었다가 훗날 보상만으로도 매일 먹고 살 수 있는 나라로 골라서 이민가면 노후는 걱정 없을거야.

각각 비트코인이 25만원, 스팀이 1500원 정도 할 때의 이야기였는데, 상대적으로 스팀 가격의 부침이 심하긴 했지만 저는 요즘들어 다시 스팀에 대한 애착과 가능성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사고다(SAGODA) 커뮤니티 활동의 주축들은 현재 대학생들입니다. 이 친구들이 사고다 커뮤니티를 통해 스팀잇에 직간접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가정해 볼까요.

20대 초중반의 고민이야 좋은 성적 유지와 취업, 진로 등이겠지만 생애 주기를 기준으로 단순히 생각해 본다면 이 시기는 (학생이라 가정했을 때) 아직 생산 활동보다는 소비 활동에 치중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비의 금액은 크지 않겠지요.

이 시기는 그래도 공부를 비롯해 한참 머리를 깨우쳐가는 때이니 사고다를 비롯하 스팀잇에 글을 쓰고 기타 소통의 활동을 이어가는데 큰 무리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직장인 보다야 접속에 유리한 상황일테니까요.

이럴 때는 일단 꾸준히 포스팅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도 정리-기록해 나가고, 타인의 글을 참고해 가면서 많은 영감과 지식, 지혜를 습득해 나가면 됩니다. 그리고 틈틈이 부수입이 생긴다면 스팀을 사서 스팀파워나 커뮤니티 토큰을 모아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되겠지요. 모두가 자신의 미래에 대한 투자로 여기면 되니까 말입니다.

중간에 군대에 가야한다면 스팀파워를 타인에게 위임해 두어도 됩니다. 간접적인 보상을 챙길 수 있죠. 직접 활동하는 것보다 낮을 수는 있으나 결국 시간이 보상해 줄 것입니다. 꾸준한 임대도 쌓이면 큰 밑천이 되는 법입니다.

만약 취업 또는 창업에 성공하여 본격적인 경제활동에 돌입하게 된다면 이 역시 일부를 자신에 대한 투자로 생각하고 스팀 매입을 늘려나갈 수 있습니다. 꾸준히 포스팅을 하면서요. 이제 본격적으로 노동(포스팅)과 자본(스팀 매입)의 밸런스를 엇비슷하게 맞춰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도 이 시즌이 가장 활동이 재미있고 무언가를 알차게 쌓아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때가 아닐까 싶네요.

아시다시피 이제 신체적 수명은 점점 더 늘어 80~90의 평균 연령을 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회적 경제활동 수명은 사실상 40대 정도로 극감하였죠. 자신이 활로를 개척하지 않는 이상 또 어딘가에 이력서를 내밀고 고용되어야 하는 길에 남아있다면 요즘 40대만 되어도 만만치 않은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스팀잇의 생애주기를 40세 정도로 맞춰 보면 어떨까요?

사실 위와 같은 사회 현실을 차치하더라도 어느 정도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자신의 길을 가보고 싶은 욕구나 계속 지속해 온 활동의 짧은 생명력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는 시점이 오곤 합니다. 이럴 때 대부분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없거나 준비가 부족하기에 그냥 해왔던 길을 가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스팀잇 활동을 오랜기간 지속하며 준비를 해둔다면 이 또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꾸준히 지속해온 포스팅 활동으로 자신의 표현력과 지식을 쌓아 올리고, 컨텐츠화 되어 있으며, 여기에 장기간 이웃과의 소통을 통해 쌓아온 네트워크, 그리로 화룡점정으로 끊임없이 키워온 스팀파워와 보팅력이 갖춰져 있으면 이제 뭐라도 해볼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는 있는 셈입니다.

10여년 간 키워온 스팀잇 기반 유무형의 자산들을 이때부터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자신의 길을 새롭게 개척해 나갈수도 있을 것이고, (확언할 수는 없으나 확률상 높은) 값어치가 크게 형성되어 있는 스팀 가격을 통해 든든한 일시 자본금(스팀파워) 또는 꾸준한 활동 지원금(보팅 수익)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도저도 아니면 40세 쯤에 은퇴하여 느긋한 생활을 선택하고 60~70세에나 누릴법한 은퇴자의 생활을 만끽하는 것도 좋겠지요. 충분한 휴식과 조금은 여유로운 여가 활동을 겸하며 더 알찬 내용으로 포스팅을 하고, 그 수익으로 먹고 사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면 그리 살만도 하지 않을까요?

가평에서 유기농 쌀 사먹고, 제주에서 유기농 귤 사먹고, 영주에서 유기농 사과 사먹고, 온갖 티켓 구매하고, 테이스팀 수익으로 맛난 것 사먹고, 트립스팀 수익으로 여행도 다니고... 심심하면 스팀몬스터도 하고, 뭐 여기저기 찾아보면 카지노 게임도 있으니 라스베가스 놀러간 셈 치고... ㅋ

나의 (사회적) 생애 주기와 스팀파워-보팅력을 한 10~15년 잡고 맞춰 본다면 이렇게 스팀잇을 내 생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투자 대상으로서, 연금으로서, 나의 지식과 컨텐츠를 쌓아가는 저장소로서, 사회 관계망을 키워가는 네트워크의 장으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블록체인 세상이 다른 무언가에 의해 사라져 버리거나 스팀잇이 없어지거나 스팀 코인의 가치가 0에 수렴하는 위험인데... 음.. 다른건 몰라도 스팀잇의 값어치를 알고 있는 한국을 포함한 많은 유저들이 버티고 있는 이상 그런 일은 매우 희박하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스팀잇이 없어지는 것보다 국민연금의 재정악화가 먼저 올 수도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스팀잇에 생애주기를 한 번 걸어볼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풀뿌리라는 것이 왜 중요한지는 잘 아실겁니다. 150~200원 언저리에서 다시금 불고 있는 kr-market의 부활은 스팀잇과 스팀코인판을 비롯한 여러 한국 기반 커뮤니티들이 어떤 기반을 다시 다져놓고 있는지 깨닫게 해줍니다.

소중한 땀과 햇살을 머금은 먹거리가 이 마켓에서 거래되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먹거리, 입을거리, 잠잘거리는 물론이고 수많은 유틸리티형 서비스와 재화가 오가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시장 형성은 스팀잇 이외의 다른 어느 코인 플랫폼에서도 쉽지 않은 것이며 이것은 스팀이의 아주 강력한 경쟁력으로 남을 것입니다.

스팀 코인이 살아남는다면 그것은 이러한 커뮤니티 기반의 유통과 서비스를 밑바닥에 깔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스팀잇과 스팀코인은 분명히 바닥을 다지고 다시금 가치를 인정받으며 살아남을 것입니다.


150원까지 깼던 스팀의 가격이 야금야금 반등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닥을 기었던 2~3주간 저도 몸도 컨디션도 가장 안 좋았던 것 같네요. (결국 저의 몸과 마음 상태는 스팀 가격을 따라다니는 건가요?ㅋ) 다시금 컨디션을 회복한 것 같아 모처럼 맑은 정신에 글을 남겨 봅니다. 역시 건강이 가장 중요하네요. 몸이 회복되니 스팀에 대한 애착도 살아나고 이것저것 할 것들이 다시금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여러분들도 건강을 먼저 챙기십시오. 그것이 우리 스팀잇을 살리는 기반이 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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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지속해온 포스팅 활동으로 자신의 표현력과 지식을 쌓아 올리고, 컨텐츠화 되어 있으며, 여기에 장기간 이웃과의 소통을 통해 쌓아온 네트워크, 그리로 화룡점정으로 끊임없이 키워온 스팀파워와 보팅력이 갖춰져 있으면 이제 뭐라도 해볼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는 있는 셈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스팀잇과 함께 성장하고싶습니다. ㅎㅎ
연어님도 건강챙기시고요!

몸이 거뜬해지니 이제 좀 살 것 같네요. ㅎ 제이콥님이야 워낙 능력자에 방향을 잘 잡으시는 분이시니 ㅎㅎ 여러모로 많은 활동을 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댓글에 기대어 감사한 마음 전해보았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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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에 1500원이라... 헐... 지금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심하게 나긴 하군요.

왜 한 쪽은 올라가고 한 쪽은 내려갔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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