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의 언어 배려의 글쓰기

in #sct5 years ago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냅니다. 그 사람의 언어를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이 보이니까요. 그래서 항상 바르고 고운말을 써야 합니다. 예쁘게 말해야 하죠. 언어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사람을 살릴수도 있습니다. 독한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갈 수도 있고, 부드러운 위로의 말 한마디가 죽을 사람도 살리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말은 항상 곱게 해야 합니다.

글도 그렇습니다. 글은 말하듯이 쓰는 게 가장 자연스럽기 때문에 글에도 그 사람의 말투가 묻어납니다. 왜,,, 그... 말하듯이 노래하라는 말도 있잖아요. 말하듯이 쓴 글이 잘 쓴 글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렇듯 글에도 그 사람의 인격이 나타날 수밖게 없기 때문에 글을 쓸 때도 조심해서 공손하게 예쁘게 부드럽게 써야 합니다. 독기를 품고 글을 쓰면 글자 하나하나에 그 독이 묻어 있는 게 보이거든요.

기본적인 예의조차 찾아볼 수 없는 언어습관을 지니고 있는 사람, 혐오감을 주는 말을 어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언어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 등을 우리는 주위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은 말을 아무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정제되지 않은 말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옷을 벗고 거리를 활보하며 돌아다니는 것과 같은 부끄러운 일이다. 언어에는 각각의 온도가 있고, 무게를 담고 있다. 말 한 마디에 일순간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차갑게 변하기도 하고, 진정성 있는 말 한 마디에 굳어있던 마음이 풀리기도 한다. _ 조완욱, <배려의 대화>, 함께북스

말에 품격이 있듯이 글에도 품격이 있습니다. 말하듯이 써진 글에도 품격이 묻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문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다' -> '요' -> '습니다.' 순서로 문체를 바꿨지요. 처음엔 '다'로 끝냈습니다. '나는 밥을 먹었다.'라는 식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글을 썼기에 저도 당연하게 '다'체로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다'가 평어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요, 사실 알고 보니 평어체는 반말체와 다름 없었습니다. 평어체는 글쓴이 위주이며 읽는 사람을 특정하지 않은 체를 말합니다. 즉, 읽는 사람이 나보다 높은 사람인지 낮은 사람인지 내가 존대해야 할 사람인지 하대해야 할 사람인지 상관하지 않고 쓰는 체입니다. 그러므로 일기를 쓸 때나 적합한 것이죠. 그러나 제가 블로그에 쓰는 글은 저 혼자 보려고 쓰는 글이 아니라는 데에서 생각을 고치기로 했습니다. 경어체를 쓰자는 것이지요. 나 혼자 읽으려고 쓰는 글이 아니라, 독자가 있고 내가 높임을 해야 할 대상이기에 경어체가 맞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높이긴 좀 그래서 '요'체를 한동안 썼습니다. '저는 밥을 먹었어요.'라고 쓴 것이죠.

우선 인칭이 '나'에서 '저'로 바뀌었고 '먹었다'가 '먹었어요.'로 바뀌면서 블로그 이웃님께 제가 '나는 너를 존대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요'체를 한동안 썼지요. 하지만 시간이 한참 지나자 '요'체도 마음에 안 들기 시작했습니다. '요'체는 약간 높임말입니다. 그러니까 자기보다 아주 높은 사람에게는 '요'체를 쓰면 안 되는 것이지요. 마치 형이나 누나에게 말하듯 쓴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요'체는 너무 어린아이 같다고나 할까. 참... 별걸 다 걱정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기왕 높이는 거 매우 높임을 사용하자고 생각을 바꾸게 됐고 '습니다.'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약식 경어인 '요'보다는 정식 경어인 '습니다'가 글에는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저는 글을 경어체로 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 혼자 보자고 쓰는 일기장이 아니라 읽는 독자님이 계시기에 독자님께는 경어체를 써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밥을 먹었습니다.'로 결국 바뀌게 되었습니다.

품격 있는 언어는 주위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행복은 매우 단순한 것이라서 한 마디의 칭찬이나 찬사에서도 느낄 수 있다. (중략) "잘 했어요.", "수고 했어요.", "고마워요.", "감사해요." 등등 행복을 전해주는 품격 있는 말을 아낌없이 전해야 한다. _ 조완욱, <배려의 대화>, 함께북스

보통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친한 사이일수록 고맙다는 말과 수고했다는 말을 잊기 쉽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말 한마디 하는 건 돈도 들지 않는데 안 할 이유도 없잖아요. 그리고 들은 상대방 기분이 좋아지니 해서 손해볼 것도 없습니다. 가끔 아내는 주위 사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오빠랑 결혼한 이유는 두 가지에요. 하나는 잘생겨서, 하나는 말을 예쁘게 해서.' 네. 저는 잘생겼고 말을 예쁘게 합니다. 하하하하하. 물론 눈에 콩깍지가 끼면 뭐든 안 멋있어 보일까요. 하지만 요즘도 아내는 제게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오빠는 말을 예쁘게 해서 좋아.'라고요. 말에는 그 사람의 품격이 담긴다고 합니다. 제가 품격이 좀 있긴 해 보이나요? 저는 잘은 모르겠지만 주위 사람이 그렇다고 하니 있긴 한가 봅니다. 하하하하.

같은 말을 해도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와 대화하고 싶은지 물으면 모두 같은 대답을 할 것입니다. 긍정적인 사람일 테지요.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제 에너지도 빨리는 느낌이 드니까요. 하지만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언어습관은 매우 중요합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말 토시 하나로 인해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죠. 함께 대화하면 즐거워지는 사람, 즐겁고 행복해지는 사람이 된다면 어디에서도 환영받는 사람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입에 걸레를 물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과는 대화는 커녕 그냥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싫죠. 요즘 아베당 2중대를 자처하는 일본당 사람들 보면 누가 더 막말 잘하나 시합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자기네 나라로 꺼져주면 좋으련만 한국사람 탈을 쓰고 입에는 걸레를 물고 있는 모습이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사람을 지지하는 지지율을 보면 세상은 너무 재밌다고 느껴집니다. 너무 재밌어서 신나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너무 안타깝기도 하고요.

사람은 습관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말을 하지만 그가 사용하는 단어를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_ 제임스 W. 페니베이커 <단어의 사생활>

페니베이커 교수는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에 그 사람의 성격, 지위, 심리가 반영된다고 말합니다. 말 뿐만 아니라 글에서도 '나'의 관점으로 글을 쓰는지 '우리'의 관점으로 글을 쓰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우리'를 많이 쓰고,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일수록 '저' 또는 '나'를 쓴다고 하네요. 흠... 저는 낮은 사람이군요. ㅎㅎㅎㅎㅎ 암튼 단어는 잘 골라서 사용해야 합니다.


ISBN : 9788975047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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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블로그에 쓰는 글은 저 혼자 보려고 쓰는 글이 아니라는 데에서 생각을 고치기로 했습니다. 경어체를 쓰자는 것이지요. 나 혼자 읽으려고 쓰는 글이 아니라, 독자가 있고 내가 높임을 해야 할 대상이기에 경어체가 맞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뜨끔해버렸습니다.
글을 쓰는데 있어서 너무 의식하지 않고
쓴건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입에 걸레를 물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멀리 갈것도 없이
요즘 근처를 걸어가면서
'학생'으로 보여지는 이들의
대화를 지나가는 식으로 듣노라면
'입에 걸레를 물고 있는 사람'이 왜이리 많은지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네요;;
(물론 일부 '학생'들이 그렇고 적지 않은 '학생'들은 그러지
않으리라고 봅니다만...)

일기장에 쓰는 글이라면 평어체가 맞지만... 블로그에 쓰는 글은 내 블로그 독자님들께 쓰는 글이니 경어체가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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