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한그릇, 우동이 생각날 때, ...

in #tasteem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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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한세기가 바뀐지 얼마 지나지 않은 그 혼돈의 시절부터 다녔던 우동집이 있었다. 용산 전자상가의 월드빌딩 지하 한켠에 억센 남도 억양의 괄괄한 아지매가 홀을 맡고 있었다. 그리고 주방에는 하얀 두건을 쓴 머리센 아저씨가 어눌하지만 인상좋은 웃음을 띄고 오가는 손들에게 인사를 하는 그런 묘한 친근감이 있는 낯선 가게였다.

몇 번을 가고 나서 평소 점심 무렵에 반가운 외부 손님을 만나는 그런 곳이 되었다. 예전엔 룸도 몇 개 있어서 미리 청하면, 흔쾌히 내주었다. 주로 우동과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지만, 가끔 저녁에도 갔었던 기억이 있다.

며칠전부터 아내가 국수 이야기를 한다. 나는 따끈한 우동이 떠오른다. 그래서 다시 가보았다. 장소는 다르지만 주인이 같으니 풍미도 여전하다. 마침 홀에 있던 안주인께 인사를 하니 오랫만에 오셨다고 큰소리로 반기운다. 덕분에 주방의 웃음띈 얼굴도 다시 보았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많다.

  • 우동육수는 진하지도 싱겁지도 않지만 항상 자신감이 넘친다. 같은 메뉴를 서너번 시켜도 질리지 않고 다시 찾는 그런 여운이 짙은 맛이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수도 내가 볼 땐 그저 평범하다. 도톰하고 쫄깃한 국수가락을 잘라 삼키면 미끈하게 넘어가는 느낌이 좋다. 빈혓바닥에 얕은 감칠맛을 남기는 뒷맛이다.
  • 개인적으로 덴푸라 우동이 제일 좋다. 큼직하고 싱싱한 대하 두 마리를 고소하게 튀겨서 우동에 올려서 낸다. 새우튀김은 항상 탱탱하게 입안에서 씹힌다. 처음에는 덴푸라부터 맛보고 우동을 먹었는데, 국수부터 먹고 덴푸라는 나중으로 미루어도 나쁘지 않다.
  • 곁들여 나오는 김밥과 계란말이 그리고 유부초밥도 특색있고 맛깔나다. 밀가루 麵이 주는 일말의 허전함을 조용히 재워준다.

잘먹었다고 인사하고 나오면서 물어보니, 명절 때만 쉬고 11:30부터 영업한다. 딸들을 데리고 다시 한번 와야겠다.


맛집정보

스즈란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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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1동 301-151


따뜻한 한그릇, 우동이 생각날 때, ...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짧게 기록하는 이번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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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지는 날씨에 뜨끈한 국물은 꼭 필요하죠! 표현이 재밌으셔서 자주보러와야겠어요~

하바롭스크 사진 잘 보고 있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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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기록하는 이번주 맛집 콘테스트에 참가하셨군요. 사진 - 예쁨. 음식 - 맛있어 보임. 총평 - 가보고 싶음! 이 정도면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노릴 수도 있겠는데요? @i2015park님의 우승을 바라며, 보팅을 두고 가요. 행운을 빌어요!

오랜시간동안 꾸준히 맛과 정갈함을 유지하고 있는 맛집이군요~

네네^^ 이촌동으로 새로 옮긴 가게도 좋더군요. 수요미식회에도 나왔다고 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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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추위가 밀려오면서
우동 국물이 그리워지는 시기입니다.
새우 튀김이 두 마리나 올려지는 우동
맛이 그려집니다.

따뜻한 국물과 쫄깃한 탄수화물이 주는 은근한 포만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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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튀김은 국물에 넣어서 눅눅하게 녹여먹는 맛이 있죠!!!ㅎㅎ

아시는 군요, 그 맛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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