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3 2.5i E83 2004

in #testdrive6 years ago

BMW X3 2.5i

BMW에서 X5에 이어 두번째 SUV가 나왔다. 솔직히 말한다면 나와버렸다… 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BMW에서는 스스로 이 X3는 SUV(Sport Utility Vehicle)가 아닌 SAV(Sport Activity Vehicle)라고 주장하지만 일반적인 범주에 넣는다면 스몰 SUV에 속한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고 과학이라고 광고를 하지만 홈쇼핑에 과학코너를 따로 만들어 에이스 침대를 넣어줄 수는 없는 일이니.

SUV

SUV는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세그먼트로 분류되고 있다. 가솔린 값이 비싼데다 작고 빠른 차를 좋아하는 유럽에서는 아직 미국만큼 SUV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미니밴과 스테이션웨건에 밀려 역시 SUV는 거리에서 보기 힘들다. 땅이 넓고 가솔린 값이 저렴하고 일단 큼직한 것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에게 SUV가 먹히는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시원스런 직선 도로 위주의 환경에는 코너링에 쥐약인 SUV도 그런대로 잘 달려준다. 단점이라면 가솔린을 무지 먹어치운다는건데 아무리 가솔린 값이 싸더라도 SUV 붐을 백업하기엔 역부족이다. 부시가 시작한 이라크 침공을 일부 미국인들이 "SUV War"라고 비아냥거리는 것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은 듯 하다.

미국에서 붐인 SUV가 한국에서도 초히트를 치는 까닭은 뭘까. 요즘 같이 경기가 바닥을 치는 와중에도 SUV는 꾸준히 팔려나간다. 메이커 입장에서도 국민들 입장에서도 일단 돈을 돌게 만드는 동기가 되니 고마운 일이지만 초고액 연봉에 주5일 근무에 잔업수당까지 한국에서는 꿈의 직장 중 하나로 급부상해서 마담뚜들까지 주목하는 국내 모 자동차 메이커에서 계절마다 연봉을 또 올려달라는 파업투쟁은 보기가 괴롭다. 괴롭다기보단 부럽다는게 솔직한 심정일까? 암튼 다시 화제로 돌아가서…

한국에서의 SUV 붐은 가솔린 가격 폭등에서 출발한다. 정확히는 가솔린에 붙는 세금 폭등…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경유와 LPG는 산업용 차량과 택시, 그리고 장애인 차량을 배려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세금이 붙는다. 원유에서 가솔린을 추출하는게 경유보다 두배 어려워서 가격이 두배 가까이 비싼건 절대 아니다. 단순히 정책적인 세금 운용에서 나오는 차이에 불과하다. (실제로 미국은 가솔린과 경유의 가격이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경유에 환경부담금을 붙여 더 비싼 경우도 있다) 국내 산업의 발목을 잡지 않기 위해 저렴한 세금으로 가격을 유지한 경유가 산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레져용" SUV에 주로 쓰이고 있다는건 아이러니하다. 미국과 일본은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 차를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고 유럽에서는 오히려 세단 및 소형차에도 디젤 엔진이 두루 쓰이고 있다. 세단에 한정시켜 고액의 세금을 가솔린에 덧붙여 부과하는 경우는 한국 이외엔 찾아보기 힘들다. 이쯤 되면 정부에서 일부러 세단죽이기 정책을 구사한다고 봐도 무방할까? 이전엔 단순히 세금을 걷기 위한 핑계거리라고 받아들이면 나름대로 깔끔했지만 현재의 유류세 정책은 의도도 불분명하고 이래저래 시스템도 이해하기 힘들다. 그 와중에 차체는 점점 커져가고 서울의 공기는 점점 혼탁해져간다. 차세대 커먼레일 디젤이라고 광고하는 차도 언덕길에선 시커먼 매연을 뿜어낸다. 디젤차가 앞에 끼어들면 공조기를 내부 순환으로 바로 바꾸는 파블로프의 개가 된지 이미 오래다.

전 세계의 자동차 산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미국처럼 1인당 에너지 소비가 높은 나라도 없다. 한때 엔트로피 이론이 들끓고 있을 때 항상 그 좋은 예가 되어왔던 미국인지라 자동차 소비도 가히 세계 최고 수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메이커는 세계적 위상이 바뀐다. 한국의 현대 자동차가 좋은 예다. 그런 미국에서 SUV가 초히트라는데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SUV에 전력투구하지 않을 수 있을까나. 폴크스바겐과 공동 개발이긴 하지만 포르셰에서 SUV가 나오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BMW도 그 예외가 될 수는 없다.

BMW

BMW에서 SUV를 만들자는 결정을 내렸을 때 BMW의 엔지니어들은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세계 최고의 핸들링과 높은 운동성능 그 하나를 기치로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온 BMW인데 그 운동성능에 정면으로 위배될 수 밖에 없는 SUV라는 카테고리를 새로 시작하기엔 스스로도 상당히 모험이었을 것이지만 역시 미국에서의 노른자 같은 SUV 시장을 포기하기엔 더더욱 모험일 수 밖에. 벤츠와는 상황이 조금 틀리다. 일반인들에겐 BMW와 항상 쌍벽을 이루며 회자되는 벤츠이지만 벤츠는 BMW와는 달리 스와치와의 합작품인 스마트부터 초대형 트레일러, 게다가 산업/군사용 유니모그까지 상당히 다양한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BMW와 경쟁하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미국에서 SUV 붐이 불기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벤츠는 ML이라는 걸출한 프레임 바디의 SUV를 갖고 있었다. BMW가 SUV를 시작한 분위기와는 매우 틀린 것이다.

SUV와 운동성능이 왜 정면으로 충돌하는가… 를 잠시 얘기하자면. 차는 기본적으로 운동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게는 가벼울 수록 좋고 무게 중심은 낮을 수록 좋고 공기저항계수 역시 낮을 수록 좋다. 아무리 브레이킹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차라리 가벼운 차가 유리하다. 아무리 운전 실력이 뛰어나도 무게 중심이 낮은 차가 더 코너를 잘 돌아준다. 아무리 파워가 넘쳐나도 공기저항계수가 낮은 쪽이 최고 속도에 유리하다는건 자동차 업계에서는 상식에 속한다. 이 기본적인 요소에서 보자면 간단히 생각해봐도 SUV는 인식의 범위 상 정면으로 위배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BMW에서 출렁꿀렁 둔한 차를 만들어놓고 "SUV라서 원래 이래요" 식의 국내 자동차 서비스 업체 류의 발언을 할 수는 없는 일. 비상이 걸린 BMW 엔지니어들은 혼신을 다해 X5라는 BMW 첫 SUV를 출시했다. "BMW답게" 온로드에서 최고의 SUV라는 찬사를 받으며 X5는 쾌속 질주를 시작했고 BMW는 축적된 경험과 기술과 선대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작은 차체라는 잇점의 출발선상의 X3라는 후속타를 날렸다. 이런 재미난 배경을 갖고 있는 X3, 저먼 모터스에서 차량을 지원 받아 얼리어답터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살펴보았다.

서론이 좀 길었다. 이제 슬슬 X3에 집중해야하는데 어디부터 보기 시작해야할까. 필자는 새로운 차를 받으면 일단 타고 앉아 내장을 살피고 키가 있다면 시동을 걸고 일단 무조건 달려보기 시작한다. 지칠만큼 달려서 사람과 차가 적당히 숨이 차면 그때 팅팅거리며 식어가는 머플러 소리를 들으며 외장을 살펴보는 식이다. 이런 순서대로 진행해도 괜찮겠지요?

Interior

문을 따고 (따고?) 운전석으로 들어가 자동식 시트를 조절해 체형에 맞춘다. 자세는 낮게, 무릎은 적당히 굽혀지고 팔꿈치에 적당히 각이 생기는 스탠더드 포지션. 그럼 이제 주위를 돌려보자.

스티어링 휠은 기존 3시리즈에서 보던 그 휠 거의 그대로이다. 버튼의 배열이나 위치도 거의 동일하다. 옵션 탓으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는 버튼도 있다. 오디오 볼륨 조절 버튼과 공조 순환 버튼 정도가 그나마 자주 쓰일 듯 하다. 특히 공조 순환 버튼이 스티어링 휠에 붙어 있다는건 고마운 일. 하긴 현대의 구형 그랜져도 그 정도 배려는 되어있긴 했지만.

계기판은 깔끔하고 시인성도 좋다. BMW의 전통이었던 순간 연료 소모율 게이지가 폐지된건 특이하다. 또 하나 의외였던건 도어 개폐 경고등이 없다는 것. 문을 열고 달려도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을까 시험해볼 심산이었지만 깜빡 잊었다. 죄송합니다. 오디오나 공조장치는 기존 BMW의 전통적인 길다란 네모 버튼 룩을 대부분 계승하고 있다. 어느샌가 과격하게 바뀐 BMW의 인테리어에 비하자면 X3는 그 인테리어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오히려 구형 디자인을 더 다듬은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환영이다. 센터 암레스트 아래엔 CD 체인저도 귀엽게 들어있다. 센터콘솔 상단에는 간단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네비게이션이 옵션 자리로 보이지만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선 네비게이션 옵션을 선택할 수 없다. 썬글라스나 휴대폰을 시험삼아 넣어봤는데 거리가 비교적 멀어 운행 중에는 신경을 꺼야할 듯싶다.

가장 고마운 점은 BMW에서 야심차게 개발한 iDrive가 X3에서는 채택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 그냥 다이얼을 붙잡고 본능에 맡기면 알아서 원하는 기능을 찾아 설정이 가능하다고 BMW 측에서는 주장하지만 글쎄올시다. 기존의 iDrive를 붙들고 한참을 갖고 놀아봤지만 아직도 언제 밀고 언제 돌리는지 가늠도 할 수 없다. 한참을 이리저리 돌리다보면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알 도리가 없고 게다가 주행 중에 이런 놀이를 하고 있다는 것도 지극히 위험. 단지 에어컨 바람을 아래로 향하고 싶고 원하는 주파수를 찾아가고 싶을 뿐인데 어색한 포즈로 다이얼을 빙글빙글 미로 찾기 하다보면 이게 무슨 생쑈를 하는건가 싶고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데다 북미의 자동차 잡지의 일부에서는 이 iDrive 채택을 서울시 버스 개편 수준으로 혹평을 하는 상황이니 X3에서 iDrive의 삭제는 예산문제라는 핑계로 한발 물러난게 아닐까 예상을 해본다. 이유야 어쨌든 iDrive 빼주셔서 감사합니다.

컵홀더는 고정식 하나 수납식 하나. 뒷자리에 암레스트를 열면 거기 두개. 총 네개가 있는데 앞좌석이야 그렇다치고 뒷좌석은 암레스트 대신 도어포켓이나 센터 시가잭 대신 컵홀더를 넣어주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다. 레저용으로 나온만큼 컵홀더는 넉넉한 편이 좋을 듯. 특히 컵홀더의 개수로 차를 평가하는 북미의 경우는 컵홀더의 존재의 무게감은 가히 절대적이다.

앞좌석의 시트는 매우 훌륭했다. 시트라는건 시승 후에 대체 어땠더라? 인상이 티미할 수록 좋다라는 묘한 개인적인 평가 기준을 갖고 있는지라 이번 X3의 시트는 도무지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니 상당히 좋았을 것이라는 근거 있는 추측. 단, 뒷좌석의 시트에 대해서는 조금 할 얘기가 있다. 뒷좌석에 착석했을 때 시트가 사람을 감싸지 못하고 튕겨내는 느낌. 이 자세가 아닌갑다 싶어 자꾸 몸을 좌우로 기울이게 되는데 아무리 기울여도 이게 정상이다 싶은 각도를 찾아내지 못했다. 약간은 배타적인 시트 형상과 재질로 장거리 여행에서는 조금 피곤할듯 싶다. 6:4로 접히는 기능에 스키 쓰루까지 포함된 배려는 나쁘지 않았지만.

벤츠 A클래스에서 살짝 테스트해보고 C쿠페에서 데뷰하더니 E클래스까지 확대된 파노라믹 루프의 BMW 버전이 이 X3에도 채용되어 있다. 적당한 선에서 한 단계씩 멈추는 슬라이더를 사용해 천정을 개방하면 오픈카도 부럽지 않다… 라는건 거짓말이고 나름대로 훌륭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단, 오픈 시에 저속에서도 풍절음이 심하게 들려오기 시작하니 실제로 개방하고 달리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을 듯.

Drive!

시동을 걸어보자. 부르릉 BMW를 가장 BMW답게 만드는 실키식스 6기통 2.5리터 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캐빈에 유입되는 소음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시동을 걸었게요 안 걸었게요 rpm 게이지를 봐야 알 수 있는 고급차의 경우와는 매우 틀리다. 어머나 시동이 걸려있었어? 같은 깜짝 감동을 동승자에게 줄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 얼핏 매뉴얼 트랜스미션 스틱 같이 생긴 오토매틱 기어를 D로 옮겨서 출발한다. 과거엔 오토매틱이 첨단 기술의 옵션으로 차량 뒤에 자랑스럽게 AUTOMATIC이라고 써붙이고 다니더니만 이제 와서는 오토매틱을 매뉴얼처럼 보이게끔 교묘하게 디자인된 기어 스틱이 어느샌가 유행이다. (최근 한국에 출시된 혼다 어코드는 이 점에서 조금 반성해야 한다)

액셀을 밟자 첫 거동이 약간 무거운 듯 느껴진다. 특히 저속에서 감속하다가 다시 가속하는 경우에 보이는 둔한 거동이 조금 신경 쓰인다. 2.5리터 엔진으로는 역부족이었을까? 하지만 일단 중고속 영역으로 올라서면 그야말로 BMW. 직렬 6기통 엔진은 두터운 토크감을 액셀 페달을 통해 전해주고 그 굵은 토크감을 그대로 유지하며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리는 기분은 그야말로 최고. 퍼셜 (가속도 감속도 아닌) 상태에서의 액셀 페달에서 느껴지는 그 미묘한 저력을 만끽하는 즐거움은 예상보다 대단했다. 하지만 도로의 각도가 살짝 위쪽으로 올라가면 트랜스미션은 바로 자동 시프트다운이 되고 rpm은 치솟고 엔진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와! 차 안에 잠자는 아기가 있었다면 틀림없이 잠을 깨고 난리법석 울었으리라. 가속 시 엔진의 소음이 캐빈에 유입되는 정도가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을 바로 오버해버린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머플러 음색보다 엔진의 복잡한 음색을 더 좋아한다. 과거 로드스터를 몰던 당시엔 레조네이터 박스를 오픈시켜 그 흡기음을 즐기고 그 이전 터보 엔진 시절엔 BOV (블로 오프 밸브)를 장착해 푸슈- 푸슈- 하던 소음마저 모짜르트에 비교할만한 음악으로 즐겼던 적도 있다. 그런데 이 X3의 엔진음은 그다지 스포티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그저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의외였다. 차체에 비해 엔진이 작은 탓인지 조금만 밟아도 바로 엔진은 괴성을 지르고 엔진 룸의 인슐레이션 부족인지 그 소음은 대부분 캐빈으로 다 들어온다. 엔진음을 즐기는 필자에게도 이건 소음에 가깝다. 흡음재의 무게로 인해 소음 차폐 부분에 대해선 적당히 타협을 본 결과인걸까? 마이너 체인지에서는 엔진 음색을 깔끔하게 튜닝해주던가 아니면 제대로 소음 차폐를 개선하기를 기대해본다. 타이어를 통해 올라오는 노면 소음은 비교적 잘 억제되어 있는 편이다.

저속에서의 가속은 특필할만한 내용은 없지만 중속 이상에서의 추월 가속력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전문적인 시승기가 아니라 자세한 숫자를 체크하지는 않았지만 고속도로 진입이나 추월 시 힘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 가속을 더 폭발적으로 체감 증폭시키는 엔진 소음까지 있으니… 너무 물고 늘어지면 추하니 그 얘기는 이제 그만 하자.

고속도로에서 나와 시승 장소인 중미산 입구로 향한다. 옹기종기 작은 집들이 모여 사는 초입이니 여기서는 주민들에게 폐가 되지 않게 조용히 달린다. 스피드 범프도 많은 편이니 조심. 저속에서의 브레이킹이 생각보다 재미있다. 일단 초기 답력으로 브레이킹을 시작하면 그 이후엔 차가 알아서 브레이크를 더 조여주는 느낌이랄까. 익숙해지기 전엔 예상 라인보다 50cm 정도 미리 차가 서버린다. 요즘 같이 정지선 단속이 심한 때에는 도움이 많이 되겠군… 하는 생각.

SUV로 진지하게 코너를 공략해보는건 사실 처음이다. 국내 모 메이커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SUV를 한번 시승해보고 SUV를 운전하는 모든 사람들의 운전 실력을 존경하기로 했다. 내 실력으로 SUV를 가지고 코너를 돈다던가 차선을 바꿔가며 추월을 한다던가 하는건 상당히 긴장을 요하는 일이다. 그건 스릴이 아니다. 스릴이라는건 스스로 안전하다는 마음의 충분한 여지를 남기고 그 안에서 즐기는 자유로움이 스릴이다. 롤러코스터는 100% 안전하다는 확신 하에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만에 하나 사고로 튕겨나가 죽어버릴 수도 있다는 가정이 끼어든다면 그건 더 이상 스릴이 아니다. SUV로 스포티하게 달리는건 불쾌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런 SUV로 도로에서 칼질을 하는 차를 보면 그런 오싹오싹한 불안한 긴장감을 즐기는 이상한 취향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암튼 그건 그때 얘기고… 지금은 베스트 온로드 SUV인 X5의 혈통을 이어받은 X3의 포텐셜을 믿고 일단 코너를 공략해본다.
어라랏? 코너 두개를 돌자 입가에는 미소가 배어나오고 액셀 페달에 올려놓은 오른발엔 조금씩 자신감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물론 롤 센터가 높은 SUV라는 주의 사항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인식시키곤 있었지만 자꾸 잊어버리게 된다. X3의 코너링은 일반 SUV의 코너링과는 그 느낌이 전혀 틀리다. 연료탱크를 최대한 낮추고 배터리도 뒷트렁크 바닥에 탑재하는 등 무게 중심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한 노력의 결과일까. 롤도 극도로 억제되어 있고 피칭모션도 약하다. 여담이지만 동승자도 있었고 조심스럽게 빌린 시승차인지라 DSC를 작동시킬만큼의 한계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바꿔 말하자면 거기까지 가지 않고도 이 X3는 충실하게 잘 돌아주었다. 앞뒤 바퀴에 구동력을 다이나믹하게 분배해주는 xDrive가 탑재된 탓일까. 일반 4륜 구동처럼 앞머리가 끈끈한 이질감도 희박하다. 보통의 후륜 구동이나 잘 숙성된 전륜 스포츠카를 타는 느낌에 가깝다. SUV로 이런 핸들링이 가능하게끔 실현시켜 준 BMW 엔지니어들에게 일단 탈모를.

그런데 코너를 너덧개 돌고 나니 더 달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신기하다. 이 차가 보통 스포츠카였다면 앞으로 남은 코너가 아까와서라도 코너 하나하나에 혼신을 기울여 그 순간 자신이 지배하는 상황의 결과를 즐기며 페이스를 계속 높여나갔을 법도 한데 그 마음의 불길이 코너 몇 개에 사라져버렸다. 이유는 단순했다. X3의 코너링에 아무리 감동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SUV치고는" 이라는 단서가 붙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굳이 빗대자면 일반 소형 세단의 코너 운동능력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일반 세단의 코너링에 빗댈만큼 X3의 성능을 끌어올린 엔지니어링 기술은 괄목할 만하지만 코너 자체를 즐기기 위한 차는 근본적으로 아닌 것이다. 이때부터 집중력을 잃은 필자는 이 X3의 마케팅 타겟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중미산 힐클라임 중반 이후로는 코너는 머 저 혼자 알아서 돌아가게 냅두고 어떤 사람들이 X3를 사게 될까 그 생각에 집중했다. 그래도 이렇게 딴 생각을 하면서도 중미산 코너를 평균 80-90km/h는 유지했으니 암튼 X3의 코너링 안정성은 높이 쳐줄만하다는 생각. 어쩐지 계속 아이러니한 논리가 꼬리를 문다.

X3를 2.5엔진으로 힐클라임하기엔 조금 부자연스러운 거동을 보인다. 토크가 차체에 비해 언덕에서는 조금 부족한 탓인지 기분 좋게 달리기 위해서는 rpm을 충분히 올려 파워가 쑥쑥 배어 나오는 토크 밴드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오토매틱의 매뉴얼 모드의 약간 둔한 반응으로는 rpm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조금 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을 듯하다. 다시 말해 필자의 실력 부족에 연습 부족일런지도 모른다. 다운힐의 경우 오히려 편하다. 차체는 충분히 안정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토크를 덜 발생시켜도 하중이동에 필요한 속도를 내주고 있으니 코너 입구 전에서 충분히 감속하고 코너에 들어서며 액셀을 살짝 밟아 뒷바퀴에 적당한 트랙션만 걸어주면 매끈하게 코너를 돌아준다. 이 기분 좋은 감각은 BMW만의 특허. 이런 즐거움을 매일 느낄 수 있다면 BMW 엠블렘에 붙는 프리미엄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다. 어쨌든 힐클라임보다 다운힐에 더 여유 있게 시승해보는건 처음인 듯싶다.

엔진은 소음을 제외하면 참으로 깔끔하다. 회전도 매끄럽게 올라가고 그 올라가는 매끈함과 함께 두툼하게 배어 나오는 토크감은 엔진으로 유명한 혼다의 메이커튠 엔진에 비할만 하다. 단, 트랜스미션이 약간 불만이다. 3년 전 325를 시승할 당시의 티미한 기억을 되짚어 비교해보면 변속도 어딘지 모르게 약간 굼띤 느낌이다. 그동안 필자의 심리적 허용선이 높아진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5단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이 들어가는데 가능했더라면 SMG 옵션을 넣어줬더라면… 하는 생각이다. 이왕 SUV도 아닌 SAV를 표방한 만큼 SMG 옵션이 이미지 적으로도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역사에는 가정이 있을 수 없다지만 시승에는 가정도 괜찮을 듯. 어쨌든 SMG와 매치가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중미산을 나와 다시 중고속 영역을 달리며 승차감을 체크해봤다. 필자는 약간이라도 롤링이 있으면 바로 멀미를 하는 타입이다. 심지어 사브 9-3를 시승하면서도 가벼운 멀미를 할 정도니 너무 민감한 탓일지도 모르겠다. X3를 고속으로 주행하면서 멀미는 나지 않았다. 고마운 일이다. 초고속 영역이 궁금하긴 했지만 돌아오는 강변도로는 단속 카메라도 너무 많았고 차량도 많은 편이라 그냥 편하게 느긋하게 BMW 터치를 즐기며 시승차를 돌려주러 서울로 향했다.

Exterior

외관을 살펴보자. X3의 라인은 상당이 독특하다. 직선만 죽죽 그어놓은 X5와도 틀리고 과하다 싶을 만큼 여기저기 꾸겨놓아 뒷문은 아얘 사고차로 만들어버린 싼타페와도 전혀 틀리다. 굳이 표현하자면 "복합 직선 디자인"이라고나 할까. BMW 패밀리 룩을 만드는 키드니 그릴은 여전한데 과거에 비해 조금씩 콧구멍이 좌우로 넓어지는 변천사를 보고 있노라면 그것도 재미난다. X5와 디자인이 틀리다고는 했지만 체감적인 인식 수준에서는 X3는 어디까지나 리틀 X5이다. 이 부분은 약간 마이너스 적인 부분일 수 있다. BMW의 3시리즈는 나름대로의 위치를 굳건히 구축하고 있다. 318이 330의 저가 버전이라는 이미지는 있을지 몰라도 3시리즈가 5시리즈의 저가 버전이라는 이미지는 없다. 하지만 X3의 경우 X5의 동생 같은 느낌도 들고 X5를 사고싶은데 가격이 부담되어 한급 아래로 내려와 타협한다는 그런 느낌이 없지 않다. 여기서도 마케팅 타겟 설정에서의 궁금점이 다시 떠오른다.

정면은 초기 프로토타입의 어색한 마스크에 비해 많이 정돈된 나름대로 야무진 표정을 하고 있다. X5와는 달리 그릴이 엔진 후드에 붙어있지 않으니 후드를 열어도 콧구멍이 따라 올라가진 않는다. 헤드라이트 커버를 세척하는 노즐도 큼직하게 위치해있지만 거슬리지 않는다. 오히려 적당한 액센트를 더해준다. 범퍼의 검은색 처리도 X3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보통 초기엔 이런 플라스틱 범퍼와 사이드 몰딩으로 출발해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면서 바디 칼라로 레벨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X3는 그냥 이대로도 괜찮을 듯싶다.
옆면도 야무지다. 별로 언급할 부분이 없게 느껴지니 그만큼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다고 봐도 좋을까. 대신 후면은 상대적으로 할말이 많다. 일단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조금 거슬리는데… 중앙 하단 부분에 위치한 두툼한 라인은 마치 출고 후 야매로 램프를 막아 덧대어놓은 느낌이다. 덕분에 사이드에 위치한 램프와 트렁크 리드에 위치한 램프 사이에 디자인적인 단절이 생겨버린다. 특이하다면 특이할 수도 있으니 암튼 기억에는 선명하게 남는다. 리어 스포일러는 적당한 크기로 잘 붙어있다. 주행 시 와류를 방지해 뒷 유리를 깔끔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뒷유리 워셔액 노즐은 스포일러 하단에 귀엽게 숨어있으니 눈이 와서 노즐이 막히는 경우는 없을 듯하다. 후면에는 X3라는 엠블렘만 있다. 2.5인지 3.0인지는 사이드 펜더에만 위치하므로 뒷면만 봐서는 그레이드를 파악할 수 없다.

두툼한 플라스틱 검은 범퍼는 사이드 부분에도 거슬리지 않게 라인을 예쁘게 구성하고 있다. 앞 뒤에는 파킹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파킹 센서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지라 범퍼 교환 비용만 비싸게 만드는 별로 쓸모 없는 물건이라고 지금은 생각하지만 언젠가 필수 옵션이 되어 파킹 센서 없는 차를 보고 궁시렁 댈지도 모르겠다.

트렁크를 열어보자. 트렁크 도어의 개폐 하중은 매우 중요하다. 여담이지만 와이프는 아우디 스테이션웨건의 트렁크를 혼자 여닫지 못한다. 그래서 아우디는 아무리 돈이 많고 사고 싶어도 운전사와 집사를 고용하기 전에는 어쩔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친절이 과해 초기 장력을 너무 강하게 설정해놓으면 위로 여는 도어의 경우 아차하는 순간에 어퍼컷으로 턱을 가격한다.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데미지가 상당한 한방이니 조심해야 한다. X3의 트렁크 도어의 하중은 매우 적절하다. 손을 번호판 위쪽으로 넣어 스위치를 누르면 철컥 록이 해제되고 적당히 위로 힘을 주면 조심조심 주인님 지금 문이 열리고 있다니까요 하며 천천히 하늘 높이 시원스럽게 열린다. 닫을 때 조금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허용 수준 이내.

트렁크는 생각보다 넓다. SUV니까 당연히 넓지 않은가? 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SUV의 적재용량은 의외로 많지 않다. Hummer H2처럼 차체에 비해 어이없을 정도로 좁은 경우도 있고 X3와 비슷한 급의 랜드로버 프리랜더 역시 상당히 비좁은 트렁크 용량이다. 어쨌든 X3는 표현이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SUV치고는 적재함이 넓은 편이다. 바닥의 커버를 열어보니 각종 공구와 함께 하얀 배터리가 다소곳이 숨어있다. 바닥의 커버는 뒤집어 입는 자켓처럼 뒤집어 덮을 수도 있다. 한쪽은 트렁크 내부와 동일한 카펫 직물, 다른 한쪽은 방수처리가 되어있는 듯 보이는 미그럼 방지 처리 고무로 되어있다. 원하시는 대로! BMW는 전통적으로 무게배분을 위해 배터리를 트렁크 쪽에 위치한다. 물론 이로 인해 전기계통의 고장율이 높아질지도 모른다는 물증 없는 심증도 있을 수 있고 차내 전자파 수치도 높아진다는 사실은 북미의 잡지에서 읽은 기억도 있다. 스페어 타이어가 풀 사이즈일까 도우넛일까 궁금해서 열어본 공간인데 배터리 혼자 있으니 어랏 갸우뚱이다. X3의 타이어가 사이드월이 강화된 런-플랫 타이어라 스페어 타이어가 필요 없다는 얘기는 들은 기억이 없다. 설마 싶어서 이리저리 뒤져 차체 아랫쪽에 숨겨져 커버로 가려놓은걸 발견했다. 펑크가 나면 타이어 꺼내느라 고생 좀 하겠지만 트렁크가 그만큼 넓어졌으니 그걸로 쎔쎔. 6:4로 접히는 뒷좌석을 접으면 광대한 영토가 펼쳐진다. 단지 뒷좌석 등받이 부분이 완벽히 평평해지지는 않는게 약간 아쉬움. 뒷유리만 열리지 않는다는 것 역시 약간 아쉽다. 의외로 쓸모가 많은 기능인데.

오스트리아 태생

BMW는 독일에서만 만들어지는건 아니다. 역시 전 세계의 많은 브랜드 들이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분리/중복 생산되고 있다. 매니아들은 어느 나라의 공장에서 생산되었냐를 민감하게 따지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법으로 차량에 생산지를 기재하도록 되어있다. 미국의 자동차 딜러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차량의 뒷문 유리에 붙은 큼직한 스티커를 찬찬히 읽어보면 상당히 재미있다. 마치 한국의 가공 식품처럼 원산지 표기가 되어있고 엔진 부품의 몇%는 어느나라 식으로 자세히 표기되어 있다. 북미의 많은 수의 벤츠가 브라질에서 생산된다는 사실도 이를 통해 알 수 있다.

X3는 독일에서 생산되지 않는다. 오스트리아의 작은 공장의 라인에서 태어나는데 이 공장 역시 BMW가 아니다. 쉽게 말해 X3는 오스트리아의 마그나스티어라는 회사에서 BMW의 의뢰를 받아 제작된 OEM 방식이라는 것이다. 물론 설계와 제작은 BMW와의 공동 작품이다. 단순히 BMW의 해외 거점 공장과는 또 다른 형태라는 점도 재미있지만 마그나스티어의 본거지인 오스트리아 그라즈(Graz)라는 도시는 이제는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대활약 중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고향이라는 사실도 재미나다. 캘리포니아로 수송되어 오는 고향 친구를 보는 터미네이터의 기분은 어떨까.

마케팅 타겟은…

앞에서도 서술했듯 중미산 힐클라임 중반 이후부터 골똘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내용이다. 사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과연 BMW는 한국에서 어떤 사람들에게 이 차를 팔고 싶은 것일까? SAV라는 컨셉 자체가 모순을 가지고 출발했다는 인상이 떠나질 않는다. 큼직한 차로 적당히 다니고 싶으면 X5나 다른 SUV를 선택하는게 더 어울린다. 코너를 달리고 싶은 사람이 SUV를 구입할리 없다. 가족이 많고 짐이 많다면 스테이션웨건이나 미니밴이 백번 옳은 선택이다. SUV 패키지로 놀라운 운동성능을 실현시킨 기술은 박수를 칠만 하지만 SUV로 코너를 공략하며 달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 덩어리인 것이다. 차라리 볼보나 아우디의 고성능 스테이션웨건이 운동성능과 적재용량으로 보자면 백배 낫다. 가격도 너무 높은 편이다. X3의 가격대라면 BMW의 뉴 5시리즈도 얼마든지 넘볼 수 있다.

시승기 초기에 "나와버렸다…" 라고 표현한 이유는 BMW에서 SUV라는 세그먼트에 대해 진지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의지가 표면화되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실용성과는 거리가 있는 SUV로의 외도는 X5 하나로 끝내고 다시 고성능 세단 라인업의 친정으로 돌아와주었으면 했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SUV 라인업이니만큼 BMW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끽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스타일은 SUV이어야 하지만 달리기 성능도 포기할 수 없다 라는 상당히 애매한 요구에 부응한 X3. 필자가 SUV에 대해 너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일까. 귀여운 스몰 SUV 차체에 놀라운 운동성능을 양립한 X3. SUV 붐이 이미 되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시작이라면 차라리 X3와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일지도 모르겠다. 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운 X5보다는 앙증맞은 X3를 거리에서 더 자주 보기를 기대해본다.

** Early's Point

Pros:

  1. 세단 수준으로 끌어올린 핸들링.
  2. 매우 다루기 쉬운 아담한 차체 사이즈.
  3. No iDrive

Cons:

  1. 가속 시 매우 거슬리는 엔진 소음.
  2. 비싼 가격.
  3. 언덕과 초기 발진에 약간 아쉬운 토크감. (2.5i)

Verdict:

  1. SAV (Sport Activity Vehicle)라는 주장이 과장스럽지 않을 정도로 절묘하게 정리된 운동성.
  2. 스몰 세단의 운동 성능과 SUV의 스타일을 동시에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
  3. 타겟 소비자층이 티미하다.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 Rivals

Hyundai Tuscon

현대의 야심작 투싼. 큰형님 싼타페의 전설을 이어갈 수 있을까.
내수보다는 수출에 집중하고 있는 인상.

LandRover Freelander

고장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국산 SUV
초기에는 가솔린 엔진만 수입되었지만 현재는 디젤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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