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세이 - 적당한 온도

in #tooza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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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온도




 지난달 제주도에서 비누공방을 하고 있는 친구가 해운대에서 열리는 마켓움에 나가게 되어 이틀 밤 재워준 적이 있었다. 친구는 선선한 금요일 밤에 도착했는데 마켓이 시작되는 토요일 아침이 되자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기 시작했다. 그날따라 바람 한 점 없어서 고생할 친구가 염려가 되었다. 밀짚모자를 쓰고 땀을 뻘뻘 흘리며 디스플레이를 마친 친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더우니까 장사 잘 되겠네!"

 처음에는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우면 사람들이 대충 물건을 구경하고 지갑을 더 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제주도의 벨롱장을 비롯해서 야외마켓 경험이 많은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오히려 그 반대였다.




 날씨가 좋고 온도와 습도가 적당한 날에는 사람들이 물건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충분히 만족감을 느낀 상태에서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충동구매를 안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날씨가 너무 덥거나 반대로 너무 추우면 사람들이 무엇에 씌인 것처럼 급하게 "지르고는" 사라진다고 친구가 말해 주었다.

  그 날은 올해 부산에서 최고의 기온을 기록했다. 과연 그 말대로 그녀는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친구의 밀랍 초와 천연비누는 화학제품에 예민한 나도 직접 주문해서 쓸 정도로 품질이 좋기때문에 그날 "충동구매"를 한 분들은 틀림없이 만족하셨을 것 같다.



 날씨와 매출의 관계에 대해서 흥미로운 얘기를 들은 나는 극단적인 더위, 혹은 추위는 기분 좋은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결핍을 느끼게 하며 파충류 뇌를 작동해 급하게 어떤 일을 저지르게 하는 날씨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열대야가 극성을 부리는 밤을 산책하다보면 꼭 대로변에서 눈을 부라리며 영화 한편을 찍는 연인들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투자에서도 결핍감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핍을 느끼는 상태에서는 비이성적으로 버닝하며 고점에서 풀매수를 하거나 저점에서 많은 손해를 보고 손절을 하게 된다. 마치 더운 날 생각 없이 많은 물건을 재빠르게 지르는 사람들처럼.




 그렇다면 투자를 할 때도 야외장터에 있다고 상상해보면 어떨까. 하늘이 청명하고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날씨에 쇼핑을 한다면 충동구매보다는 정말 나에게 필요하거나 가치 있는 물건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 즉 마음이 편안할 때 하는 투자는 실수를 줄여준다. 다른 사람들의 수익률을 보고 조바심이 난다면 그것은 투자를 쉬어야 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된다. 심리적으로 결핍감 없이 만족스러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꾸준히 훈련할수록 냉혹한 투자의 세계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은 점점 커진다. 새로운 기회는 마치 파도처럼 시시각각 다가온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언제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므로 단언컨데, 가장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 될 것이다.





투자에세이


태도가 바뀌면 자유가 온다
우기는 젊음
내가 스팀을 산 4가지 이유
당신의 돈이 맞나요?
우산없이 폭풍우에서 젖는것처럼 돈버는 시기가 있다
시간은 행복한 사람의 편
초심자의 행운
당신은 아침에 신나야한다
생각한 것을 만나는 시간
날씨는 예측이 가능할까
다음 기차는 어디에 있는가
무한대 계좌
그 때 좋은 사람이 지금 나쁜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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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매수 매도를 하기전에 일단 방 온도부터 최적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추울 땐 보일러를, 더울 땐 에어컨을. 그렇게는 기본이고 버티고 버티다 적정지점에서 매수를 하고, 이익이 확실한 지점이면 과감하게 매도를.

쿵델님 저도 난방비와 냉방비는 아끼지 않는 편이예요:)

(╹◡╹)야외장터는 더워야 잘팔리는군요~ ㅎ 온도이야기 참 재미있어요.

네 ^^ 더울땐 충동구매 안하도록 마음의 온도를 낮춰둬야해요:)

지금 가장 더울때 보따리를 바리바리 싸들고 마켓으로 나가야겠군요!! ㅋㅋㅋㅋ

빙고!!! 역시 낭만님은 빨라요ㅎㅎ

머리의 온도는 시원하게 유지해야겠어요.
충동적인 구매-저도 자주 저지르는 일이죠.ㅎ

타타님은 늘 균형을 이루실 것 같아요:)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

균형을 솔찬히 깨기도 합니다.^^
균형이 지루해서 탈출하는 경우도 있고요.

오호! 너무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우리네 삶도 투자와 마찬가지로 날씨와 관계가 많죠. 좋은 날엔 더 좋은 에너지를 주변인에게 나눠주면서 좋은 것들도 상호 주고받게 되는 것 같아요! ㅎㅎㅎ 비오는 날엔 슬픈 일이 조금만 있었으면 좋겠고요. 제가 있는 이곳은 연일 비가 오네요. 슬픈 일은 거부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에빵님은 에너지가 밝고 확장되는 느낌이예요 ^^ 특히 슬픈 일을 거부하신다는 말에서 에너지가 파바박 전해지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

마음의 온도를 재 설정하는 시간이 필요하겠군요. ^ 쉽게 비유해줘서 감사합니다.

인석님 전 요즘 계속 재설정 모드예요:)
마음은 편안하되 천천히 점진적으로 확장해나가면 어느새 산더미같이 큰 스노우볼이 만들어질거예요 ^^

음음~ reset mode attitude를 저도 취합니다.

"온도"로 비유하니 잘 와 닿는군요.

군중의 "온도"도 중요할 것 같아요:) 편안한 밤 되세요.

그 조바심이 자금이 생길 때마다 풀매수를 하는 유혹에 빠지게 되네요 ㅋㅋㅋ

유혹만 받으시고 풀매수는 안하는 걸로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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