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스팀) 금강... 그곳은 소리의 강이었다.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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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을 준다는 말에 혹해서 시설 안 따지고 묵은 '금강관광호텔'은 나쁘지 않은 숙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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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기다리던 조식을 먹었다. 따뜻한 미역국과 우거지 된장국이다. 아주 좋았다.
밥은 좀 적게 준 편이어서 그건 아쉬웠다. 우린 국토 종주 중이라 아침밥도 한공기 고봉으로 먹어야 하는데..ㅋ
어쨌든 든든한 한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공주 시내를 거처 금강 자전거길로 다시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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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해 공주중학교를 지나가는데, 그러네 박찬호가 공주 중학교를 나왔댔지? 이러니 누구나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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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을 닮았다는 공주보를 시작으로 오늘의 라이딩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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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도 좋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금강 구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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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은 점잖은 선비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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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백제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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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간단히 요기도 했다. 전날 만난 덴마크 친구 클라우스도 다시 만나고.ㅋ

백제보에서 라면을 먹다가 재미있는 분들도 만났다.
부부 동반으로 백제보에 나들이 오신 세종시 사시는 중년부부 두 쌍.
아주머니들이 우리 자전거 예쁘다고 이런 자전거 타고 여행다니는 우리가 부럽다고 한참을 호들갑을 떠셨다.
사진도 찍고 시승도 해보시고 있는데, 듣고 있던 아저씨가 심기가 불편하신지, 충청도 사투리로

"자전거 타고 여행하믄 똥방뎅이 다 타유."

그러셔서 빵터짐.ㅋ
그런데 이날 내내 엄청 달리느라 계속 아저씨의 말이 귀에 멤돌았다. 정말로 똥방뎅이 다 타는 줄...ㅋㅋ

이쪽 공주, 부여에는 백제의 흔적이 많다.
도시 분위기도 고즈넉하고 옛날 담장도 많이 보이고, 백제를 회상하는 축제나 조형물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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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가에 휘날리는 백제 깃발.
길게 늘어선 것이 왕이라도 행차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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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문화가 화려하고 섬세했듯 자전거도로 표시도 다른 도시와 달리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패달까지 그려논 거 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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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자전거길은 평지를 내리 달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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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것 없이 평지가 이어져서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분다. 곧게 뻗은 길 양 옆으로 있는 색색의 바람개비가 우리를 환영해 주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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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곧게 뻗은 길 지루할까봐 바닥에 자전거길을 꼬불꼬불 그려놓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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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졸릴 정도로 곧게 뻗은 길이 계속 되었다.
이런 저런 사진찍기 놀이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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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자전거길에 자전거족이 우리밖에 없는 것도 참 신기하다.
넓고 곧고, 이렇게 정자로 쉼터도 잘 만들어놓은 아주 멋진 자전거길이다.
금강 자전거길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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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길에 엄청 많았던 작은 달팽이들. 자전거로 수억 마리 밟은 듯하다.ㅜㅜ
달리는 내내 모래길을 달리듯이 빠직빠직하는 소리가 계속 났다는...

금강엔 바람이 많이 불어 소리도 다양하다.
금강 자전거길에서 나는 많은 소리를 담아 보았다.

바람개비 소리

억새? 갈대? 소리

강물소리

자전거 구르는 소리와 캐니지의 섹스폰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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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확실히 서쪽으로 왔더니 석양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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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까지 다 오고야 말았다.
사투리 보니 전라도다. 군산은 전라도인데, 약간 헷갈린다.
며칠 동안 충청도를 열심히 달렸는데 갑자기 전라도라니.
전라도는 영산강길과 섬진강길로 끝났는 줄 알았는데, 다시 전라도에 왔다.
아무튼 반갑네~
그리고 금강 하구둑에서 보이는 이 물은 강물일까 바닷물일까?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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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 유명한 '이성당' 빵집. '밤도깨비'에 나왔을 때 꼭 가보고 싶었는데, 팥빵과 야채빵, 크림빵, 고로케를 사먹었는데 다~ 맛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숙소는 군산에 옛날부터 있었다는 전통 호텔로 정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모텔급이지만 그래도 옛스러움이 남아 있다.
우선 엘리베이터가 없다.
다리 아픈데 계단을 오르려니 엄청 힘들다.
호텔주인아저씨의 소개로 소고기뭇국을 먹으러 가는데,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 나온 초원사진관이 바로 앞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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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엄청 재미있게 봤었는데, 이 사진관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니.. 쇼윈도우에 영화에 나왔던 심은하 사진이 있어서 같이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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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원사진관 바로 앞에 아저씨가 알려준 소고기 무국집이 있었다.
사진관 때문에 더 유명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먹어보니 원래 맛집이었던 것 같다. 아주 맛있게 먹었다.
모주라는 것을 잔술로 파는데 달달하니 희안한 맛이었다. 달달하다고 벌컥벌컥 마시면 안된다. 술은 술이라 꽤 취한다.
군산에는 게스트 하우스도 많다. 오래된 도시가 뭔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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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종주 자전거길도 이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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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강 자전거길을 끝내려고 무려 102킬로를 달렸다.
아이구 다리야, 허벅지야, 허리야~
그래도 하나하나 종주를 완성해 가니 성취감이 아주 많다.
다음 날은 새재 자전거길로 복귀해 서울 쪽으로 올라갈 계획이다.

이 글은 2017년 브롬톤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했던 여행기입니다.




(트립스팀) 금강... 그곳은 소리의 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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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102km나....

저도 금강에 너무 멋진 기억이 남아 있는데... 또 가고 싶어요~

자전거 여행으로 가면 더욱 좋을것 같아요~

100킬로 이상을 달린 날은 한달 자전거 여행 중 며칠 안되는 날이랍니다.
큰 자전거로 다니시는 분들은 거의 매일 100킬로 이상 달린다고는 하더라구요.

저 무국집 엄청 유명한 곳이더라구요~
한일옥 맞죠?
주변 사람들 말로는
소고기 무국은 전국 넘버원이라네요~ㅎㅎ

네, 한일옥이 맞아요.ㅋ
맛이 아주 좋더라구요.
손님도 많구요.

진짜 멋진 경험이 담긴 사진들 이네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하루하루입니다.^^

중간중간의 경치들이 너무 멋져요!! 특히 석양이 지고 있는 사진들!!

석양 사진은 사람을 참 감성적으로 만드는 거 같아요.

공기밥은 추가로 더 안주시던가요?^^
지금은 금강 물이 다 빠져서 바닥이 보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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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호텔 조식이니...
저희가 달라고 못하겠더라구요.ㅋ

@gghite님 따라 종주한 기분입니다~
저는 자전거를 타지도 못하는데 부러운 자전거 여행입니다~^^

그럼 저와 함께 전국을 다니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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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박카스에서 주최하는 국토 대중성도
22회채라네요.
저는 젊은 시절 패기로도 하지 못했는데
대단하십니다.

우선 저희에게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거든요.
힘들면 쉬고, 힘나면 달리고..ㅋㅋ

군산 갔을때 저 유명한 빵집을 못들린게 아직도 아쉽네요 ㅎㅎ

군산까지 가셔서 이성당을 들리지 않으셨다구요?
안타깝네요...
그집 빵 정말 맛있더라구요.

정말로 궁뎅이 겁나 불편하겠어용..안전한 자전거여행 응원합니다.

말해 뭐하겠습니까..ㅋ
죽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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