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스토리 공모] #561.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선암사/순천

mistytruth (67)in #tripsteem • 5 years ago

여행하는 미스티 @mistytruth

어제 문화센터 친구들과 함께 점심 후에는 차를 마시기 위해 선암사에 있는 순천전통야생차 체험관으로 이동했다.

점심을 먹었던 식당이 있는 위치가 상사호 댐 주변이어서 선암사까지 이르는 길은 꽤나 운치가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벚꽃이 피는 봄에도 좋지만 싱그런 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7월의 길도 아름다웠다.

차량도 드물고 일행들과 수다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선암사에 도착했다.
주차를 하고 선암사 쪽으로 난 길을 걸었다.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고 왼쪽으로는 계곡이 흐르고 있어 물 흐르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고 매미소리도 정겨웠다.

선암사에 오면 늘 선암사 쪽으로 곧장 걸었지만 이날은 부도탑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 경사 길을 올라 ‘순천 전통야생차 체험관’으로 들어갔다.

선암사 부도탑

부도탑이 있는 곳 가까이 체험장 표지판이 있다.

순천 전통야생차 체험관으로 올라가며 옆에서 본 부도탑

순천 전통 야생차 체험관. 녹차만 제공되며 1인 3천원이다.

체험관 옆으로 여러 번 지나긴 했지만 이곳에 들어와 보는 건 처음이었다.
체험관은 경사가 있는 언덕에 자리 잡은 한옥 형태의 건물로 계단을 올라 차를 마신 곳은 정문이 있던 곳과는 3층 높이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차를 마실 수 있는 티켓을 끊으니 차를 마실 자리를 안내해주었고 우리나라 전통식으로 꾸며진 방으로 들어갔다.
살림을 하는데 필요한 가구 대신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여러 자리 세팅되어 있고 예쁜 전통가구 몇 개는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도라지, 백일홍, 치자 꽃 등 여름꽃을 한두 가지 단아하게 꽂아 놓은 그릇과 다기 세트가 놓여 있었고 잠시 후에는 직원이 차를 가져와 차를 나눠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격자무늬 창밖으로 체험관 건물의 기와지붕과 파란 하늘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잔잔하게 행복감이 번졌다.
언젠가 오빠 동생들과 함께 선암사 구경을 하고 나가는 길에 이곳으로 함께 와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흡족했다.

입구에서 차마시는 곳까지는 계단을 올라야 한다.

차를 마시는 방이 있는 건물은 다른 건물들과 어울려 ㅁ자형 형태로 가운데 마당이 있었다.

고가구 위에 꽃꽂이를 한 목화도 예쁘다.

녹차와 함께 나온 앙증맞은 다식

차를 마신 방에서 본 풍경. 기와지붕과 파란 하늘, 초록빛 나무가 어우러져 아름답다.

체험관 옆문 가까이 피어 있던 메밀꽃.

체험관의 옆문을 나서서 본 체험관 모습

차를 다 마시고 체험관에서 나올 때는 굳이 들어왔던 문까지 내려갈 필요 없이 차를 마신 건물 뒤편에 난 옆문을 이용하면 되었다.
체험관을 나서 선암사 오솔길을 따라 흙길을 걸었다.

길을 다지는 공사 중이어서 길을 헤집어 놓아 어렸을 적 고구마를 캘 때 밭에서 나는 흙냄새가 났다.
추억 돋는 그 냄새에 일행들은 고구마밭에 얽힌 이야기들을 한 마디씩 하며 웃었다.
그 길은 유선교遊仙橋와 이어지고 곧 선암사에 다다랐고, 시간이 많지 않아 선암사를 지나쳐 주차장까지 다시 걸었다.

내려오는 동안 늘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선루降仙樓와 승선교昇仙橋, 여전히 계곡을 흐르는 물이 세월의 흐름을 잊은 듯하였다.
아름다운 여름 날, 좋은 이들과 함께여서 더 행복했던 선암사 나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