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아이슬란드 겨울] 차도 얻어타고, 잠자리도 얻는 히치하이킹 여행. (feat. 검은 해변 비크(Vik)로!)

rbaggo (69)in #tripsteem • 5 years ago

당신은 나보다 부유할 수 있으나, 자유로울 수 없다
You may be richer than me, but you will never be free like me

안녕하세요.
Capitalism에서 Humanism을 찾는 프로 노숙자,
@rbaggo 입니다.

10일간의 아이슬란드 겨울 여행기입니다.

오늘은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 남부에 위치한 검은 모래사장이 있는 비크(Vik)까지 이동했습니다. 당연히 이동수단은 히치하이킹입니다.

요셉 형 집에서 나와 히치하이킹을 하기 위해 떠나봅니다. 와... 아이슬란드 겨울 무진장 춥네요... 진짜 무사히 잘 여행할 수 있을지...걱정도 됩니다.

히치하이킹은 이 곳에서 시작합니다. 전날 재워준 요셉형이 버스를 타고 여행할까 고민하는 제게 아이슬란드는 히치하이킹이 잘 된다며, 시도할 것을 권유했었죠! 게다가 버스 비용을 알아보니 역시 아이슬란드의 물가와 비례하는 것인지 엄청 비싸더라고요... 그래서 시내에서 외곽 도로로 나가는 초입 지점인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서 시도했습니다.

저를 태워준 친구들은 중국 청년인 남자 2명이었는데요. 오늘 아이슬란드에 도착했다고 해요. 그리곤 차를 렌트해서 출발하는데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저를 봤다고 합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중간 중간 도중에 멈춰서 이렇게 찍을 건데, 괜찮냐고 묻더라고요. 저도 좋아해서 괜찮다고 했습니다. 더구나 공짜로 태워주는 건데...ㅎㅎㅎ

도중에 지열 발전으로 유명한 흐베라괴르디(Hveragerdi)에 있는 보너스 마트에 들려서 음식을 샀습니다.분홍색 돼지가 랜드마크인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저렴한 마트입니다.

햄과 빵, 잼, 샐러드 그리고 여러 음료와 함께 제 사랑 도리토스를 샀습니다. 도리토스는 보통 180g 1봉지에 1500원 정도하는데, 아이슬란드는 3700원이었어요..ㅠㅠ 뭐 그래도 노르웨이보단 싸네요. 노르웨이에서는 8유로였었는데..ㅎㅎㅎ

이전엔 여름 아이슬란드를 소개했었는데, 겨울의 아이슬란드도 참 멋진 풍경이 많습니다. 여름은 평화로운 느낌을 가졌다고 하면, 겨울은 아무도 없는 가운데 느껴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어요.

겨울의 날씨는 정말 오락가락입니다. 햇볕 쨍쨍하다가도 갑자기 우박이 내리고, 비가 내리고, 다시 맑아집니다. 더구나 겨울에는 바람이 굉장히 강하게 불기 때문에 차 문을 열고 나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새 또 맑았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면 굉장히 평화로운데, 실제로는 밖에 나가면 엄청 춥습니다. 손은 엄청 시렵고, 목을 통해서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넥워머로 막아보지만 차가운 한기는 쉽게 스며듭니다.

차 안에서는 특별한 고요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거센 바람이 차를 스치는 소리들 사이로 긴장감도 있습니다. 차가 좌우로 흔들리거든요. 따라서 겨울에 차를 렌트하시는 경우에는 경차는 절대 안됩니다.!!! 바람에 날라갈 수도 있습니다. 제가 탄 차가 4륜구동에 SUV급 중형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좌우로 흔들렸어요.

화산재가 쌓여 해변이 검은 것으로 유명한 비크(Vik)에 도착했습니다. 해변은 멀리서 바라보기에 검은 모래사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근처에는 차 바퀴가 구덩이에 빠진 외국인 여성이 있었는데, 잠시 차를 밀며 도와주었지만 빠지지 않아 견인차를 불렀습니다. 비용이 30만원 정도 나왔는데, 다행히 보험처리가 된다고 하네요..ㅎㅎ

비크의 겨울 해변도 참 멋집니다. 저 멀리 바다 위로 솟은 암초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용감한 외국인은 물에 들어갈 생각도 합니다. 정말 저 용기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엄청나게 추웠거든요...하긴 생각해보면 독일 여행할 때도 독일 친구들이 호숫가에 태닝 잠시 하러 가자고 그랬는데, 갑자기 운동을 하더니 호숫가에 잠시라도 들어가자며... 그때도 한 3월인가 그랬는데 엄청 추웠거든요...ㅋㅋㅋ

하여튼 그거 아십니까? 이 사진은 여름의 비크입니다. 겨울도 좋지만 역시.. 자연을 느끼려면 여름이 훨씬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저라면 여름에 가겠어요..ㅎㅎ

다시 여행기로 돌아와서, 중국인 일행은 비크 호텔을 예약해두었다고 합니다. 2인실이었는데요. 흠... 아이슬란드가 숙박비용이 보통 호스텔이든 게스트하우스 무엇이든 1박 최저요금이 10만원 정도합니다 ㅠㅠ

그래서 저 친구들한테

"나 침낭도 있고 매트도 있는데, 너네 차 안에서 자면 안될까? 어차피 운전은 할 줄도 몰라"
"?!?! 너 그러다 얼어죽어..."
"괜찮아... 돈 없어...."
"아 그럼 우리 호텔방에 몰래 들어오게 해줄게 같이 자자~"
"오오 방바닥에서도 난 잘 잔다. 그러면 정말 땡큐지"

그렇게 호텔에 잠입하기에 이릅니다..ㅋㅋㅋ 대신 다음날 아침 조식 식권은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아침만 저 혼자 알아서 해결하면 된다네요. 뭐 그 쯤이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