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아이디어와 기획, 그리고 기획자의 특성

in #writing6 years ago (edited)

아이디어와 창의적 사고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글의 씨앗은 아이디어(idea)다. 샘솟는 아이디어는 타고나는 것일까. 광고와 PR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판단하자면, 결코 그렇지 않다. 아이디어는 자신의 오랜 경험, 훈련, 협업을 기반으로 한 생각과 상상에서 생겨난다. 샘솟는 아이디어는 훈련되고 성장되는 역량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초등학교에서 대학 교육에서 제일 부족한 부분은 생각하고 상상하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일이었다. 수동적 교육체계와 공부 방식은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하고 상상하고 고민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글쓰기의 장점은 여기에 있다. 세심하고 고단하며 즐거운 생각의 과정의 필요한 작업이며 글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스스로 학습하며 생각하고 상상하는 역량을 키우는 활동이며 어려서도 젊어서도 늙어서도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작업이다. 몸은 세월에 약해지고 병이 들지도 모르지만 생각과 상상은 늙지 않는다. 단지 방치되고 잊혀진 존재일 뿐이다. 자신의 그 소중한 존재와의 만남을 시작하자.

그렇다면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창의적인 사고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가.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온 자원을 기반으로 무언가를 생산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사고 또한 자원을 필요로 한다. 경험, 훈련, 협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책과 신문기사나 방송 콘텐츠를 보는 과정에서, 사람들과의 만남과 이야기나 문학 작품에 대한 습작 활동의 결과물을 통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어떤 글을 쓸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는 느닷없이 찾아오기도 하고 오랜 고민과 의논 과정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풍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창조성을 자유롭게 풀어주어야 한다. 많은 창작자들이 소설과 시를 읽거나 음악, 영화를 감상하는 등 창조성이 듬뿍 담긴 콘텐츠를 체험해보기를 제안한다. 또한 연극과 뮤지컬, 오페라 관람이나 명상, 산책, 기도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이완시키는 방법도 추천한다.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구상하여 글을 쓰는 모든 과정은 노동이어서는 안 되며 즐거운 활동이어야 한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획

창조적 아이디어, 또는 창조성(creativity)을  요구되는 영역은 글쓰기와 콘텐츠 창작 분야 말고도 의외로 많다. 전통적 제조업에서부터 광고, 홍보, 판매, 제품 개발, 연구, 예술, 출판, 콘텐츠 기획 등 많은 부분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활약한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기술의 눈부신 혁신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창조적 인간이 주도하는 사회라고 예견하고 있다. 신제품을 개발을 위해 많은 기업들은 몇 개의 좋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작업을 반복한다. 한 경영 컨설팅 자료에 의하면 프루덴셜생명은 1,500개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영업에 적용 가능한 아이디어로 12개를 추렸다고 한다.

아이디어라는 말은 그리스어 이데아(idea)에서 유래한다. 플라톤(Platon) 철학의 이데아는 객관적인 것 중에서 가장 객관적인 것, 형상, 존재하는 것의 원형을 뜻한다. 사전에서는 아이디어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사전들은 아이디어를 착안, 생각, 착상, 구상, 의견, 암시라고 정의하고 있다. 철학적으로는 이념, 이데아, 원형, 형상 등으로 번역되며 ‘주관에 내존하는 것’으로 인간의 심적 의식내용에 의해서 생겨난다고 설명한다.

기획은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구체적 계획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기록하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넘어서는 본격적인 글쓰기에는 ‘기획’이 필요하다.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창작과 생산으로 만드는 과정인 기획은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연결망과 다양한 채널들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이디어, 정보, 지식이 교환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글을 기획하고 쓰는 사람은 언제나 동료, 친구, 협업자, 전문가, 지인 등 자신의 사회적 연결망 또는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보완해야 한다.

일본 잡지 『편집회의(編輯會議)』 2000년 12월호에서는 베스트셀러를 기획했던 100명에게 ‘기획 정보는 주로 어디에서 얻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1순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고, 2순위는 ‘관심 분야와 기획 분야에 관련된 책이나 잡지 등의 활자 정보를 읽는 것’이었으며, 3순위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나머지 순위에 오른 것들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름’, ‘저자와의 대화’, ‘텔레비전 특강’, ‘경쟁사의 사례’, ‘외국 친구로부터의 정보’ 등이었다. 따라서 글 쓰는 사람이 스스로 남녀노소와 분야를 가리지 않는 사회적 인맥에서 개방적 체계로 신뢰에 기반한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면 상호작용의 채널이 막힐 수밖에 없다.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하며 경험하면서 느끼고, 즐기고, 몰입하고, 생각하는 모습을 갖추는 것이 글쓰는 사람의 기본 자세다. 기획은 사회적 과정에 기반한 개인적 작업이며, 그 개방적 관계가 바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작동시키는 보이지 않는 엔진인 것이다.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주제가 결정된 다음에는 그 주제를 어떻게 구체적인 글로써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글을 쓰는 목적이 무엇인가, 누구를 위해서 쓰는 글인가를 생각하여, 독자들의 지적 수준 및 관심과 이해 수준이 고려되어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관련된 책과 자료들을 충분히 읽고 다른 사람들의 주장과 이론에 대해 이해하는 작업과 어떠한 일정으로 글을 쓰기 시작할지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청탁을 받은 원고라면 분량과 약속 날짜를 고려해야 하며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기 위한 글조차도 글 전체에 대한 구상과 흐름을 먼저 머릿속에 생각과 상상을 통해 정리해야 한다. 잊지 말자. 생각과 상상은 힘이 세다.

 

기획자의 특성 1 : 탐험 정신 또는 문제의식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현상들이 발생하고 모든 사물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사고와 철학 또는 사상과 종교를 지닌 채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얽히고 섥힌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이해집단들이 서로 충돌하며 화해하고 또 다른 집단이 나서서 중재하여 평화롭게 공존하기도 하며 분양과 갈등이 재발하기도 한다. 

우리가 교육기관을 통해서 학습하는 내용들은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부에 대한 해답만을 가르쳐줄 수 있다. 결국 진실 또는 진리를 알아나가는 과정은 스스로 탐험하고 배워야 할 일이다. 기획자는 세상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문제의식을 지닌 채, 진보와 보수, 종교와 무신론, 세대와 집단에 대한 구분을 넘나드는 자유로움과 개방적 자세 그리고 무수히 많은 현상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의 모든 사물에 대한 탐험정신을 지녀야 한다. 탐험 정신과 문제의식이 없는 편집자와 기획자는 창의적일 필요가 없는 분야로 이동해야 한다.

기획자의 특성 2 : 지식과 노하우

기획자는 자신이 쓰려는 글, 구상하는 상품, 준비하려는 비즈니스에 대한 내용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부족한 부분을 학습하여 외부의 역량을 동원하여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의 저자들은 대개 관련 분야의 전문가이다. 저자 만큼의 전문성은 떨어지더라도 분야에 대한 지식과 안목을 지니고 글, 또는 상품과 비즈니스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을 통해 협업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시장과 고객에 대한 데이터들을 분석하며 관련 기술 환경 변화과 트렌드를 이해하고 판단해 낼 수 있는 분석 능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과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으며 오랜 기간의 노력과 학습 그리고 기획과 편집 경험을 통해 축적된다.

 

기획자의 특성 3 : 의지 또는 열정

예를 들면 한권의 책이 기획되어 집필되고 편집되어서 교정과 교열을 거쳐 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적어도 몇 개월에서 몇 년의 기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기획자는 아이디어를 최종 상품으로 만드는 모든 과정에 참여하여 시장 상황과 독자의 니즈에 맞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한 기획 또한 자신이 선택한 아이디어를 현실 가능한 계획으로 바꾸어내고 글을 통해 실현시키는 과정이다. 종종 글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중요한 문제를 발견하여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으며 노력하면 가능한 글은 그런 좌절 과정에서도 다시 쓰여져야 한다.  온전히 창작자의 의지와 열정만이 이 어려운 과정을 헤쳐나갈 수 있게 한다. 지식만 많이 가졌다고 해서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꽃과 연기 속에서 대장장이가 지식을 대장간에서 다듬고  풀무질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지식이 가치있는 글로 태어나지 못한다.

기획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마무리되지 않으며 글을 쓰는 과정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면서 콘텐츠를 완성시킨다. 특히 협업으로 글을 쓰거나 상품을 기획할 때 의지와 열정은 탐험 정신, 문제의식, 지식, 노하우의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거나 더욱 풍부하게 하게 원동력이며 전체 참여자들에게 적극성과 긍정성을 가질 수 있게 한다. 또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참여자들간의 갈등과 분쟁을 조정할 수 있게 한다.

    

기획자의 특성 4 : 독서나 구매를 위한 마케팅 기획 능력

상품을 시장에 제공하는 시점을 정후로 벌어지는 마케팅 활동에 대한 전략과 전술은 기획자의 몫이다. 이점은 글쓰는 데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글 또는 책을 기획자는 널리 알리고 독자들이 읽거나 구매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야 한다. 자신의 소셜 미디어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친구들에게 자신있게 알릴 수 있어야 하한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알림을 반가워하고 읽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친구들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역량이 뛰어난 기획자들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와 동료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상대를 메시지와 진정성으로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상품을 위한 아이템으로 결정하는 순간부터 기획자는 상품을 어떻게 독자들에게 설득시켜 구매 행동으로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를 해야 한다. 여기에서 마케팅은 광고와 PR 전체를 포함하는 활동이다. 최근 사용자들은 스마트 디바이스와 SNS를 중심으로 지식과 콘텐츠를 수용하고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마케팅 기획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스마트 디바이스를 넘나들어 독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과 정책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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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기획은 정말 저에게 어려운 일이에요. 정성스러운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

기획이야 말로 진정 전문 영역 같아요.

기획을 하다보면 아이디어를 기획으로 오인 하는 경우가 많으시더라구요. 완성 될때까지 드리븐 하다 보면 아이디어 보단 경험과 모험심...그리고 운이 중요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D

네 그런 것 같습니다. 노력의 몫이 분명히 있긴 해요.

도움이 많이 되는 글 같습니다.
힘을 조금 보탭니다.
@홍보해

부족함 많은 글인데 감사합니다.

@hobbits84님 안녕하세요. 별이 입니다. @gidung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ㅎㅎ 너무 감사합니다. 더 좋은 보답해야겠습니다.

저도 기획자로 쓰신 글에 매우 공감합니다.
챙겨두고 보려고 리스팀이랑 보팅하고 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기획자의 길이 참 험난해요. ㅎㅎ

기획은 2형식이라는 책을 보면 기획은 사랑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기획한답시고, PPT열어서 타자쳤는데, 요즘은 왜 이걸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네요.

그랗죠.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작업이죠.

기획 얘기 정말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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