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자 글쓰기 연습

[미션] 전우용 작가의 '140자로 시대를 쓰다'를 읽고 140자 글쓰기 9개를 작성해 봅니다.

#1. 차라리 침묵
"그 날 무슨 옷을 입고 있었습니까?" 성희롱 또는 성폭행을 당한 사람에게실수로라도 이런 질문을 던져서는 안됩니다. 질문 속에 '그런일이 일어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너야.'라는 의미가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음이 아니었다고 해도 당사자에게는 그렇게 들릴 수 있어요. 이미상처 받은 사람의 상처를 다시 한번 건드는 일을 하지 말아야해요. 가까운 사람일수록.

#2. 연결되지 않을 권리
직장인의 86.1%가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 등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초과 근무 시간이 주당 평균 11시간이라고 해요. 스마트폰, 노트북으로 인해 퇴근 후에도, 휴가 중에도 내가 있는 곳이 곧 사무실이예요. '스마트 워크' 등 스마트라는 수식어가 남발되고 있지만 그로 인한 폐해도 만만치 않네요. 노동자에게는연결되지 않을 권리도 있습니다.

#3. 교통안전 지킴이
온라인 맘카페에서 '녹색어머니회 품앗이'가 일상화되었습니다. 구인 앱에서는 녹색어머니 대행 문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고 해요. 40분 안팎 교통안전지도에 2~3만원 정도로 거래가가 책정돼 있다고합니다. 일하는 여성들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여성만 교통안전 지킴이를 하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나요? 어린이 등하굣길 교통안전 못지 않게 워킹맘의 고충도 신경써야 합니다.

#4. 쓰레기 유발자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마트나 편의점에서 소규모 단위로 포장한 상품이 대세입니다. '질소를사니 과자가 들어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지나친 포장 문화도 익숙해요. 4월 초 재활용업체들이 폐비닐, 폐플라스틱 수거를 거부하면서 쓰레기대란을 겪었습니다. 쓰레기를 줄이려고 해도 포장되지 않은 제품을 찾기 어렵네요. 우리는 계속해서 상품과 함께 쓰레기를 사고 있습니다.

#5. 빠름주의
20세기 중반 인상주의 시대는 음악의 색채를 중시하고, 정확성 보다는 뿌연 느낌을 주는시기라는 설명을 들었어요.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시대를 몇백년 후에는 어떻게 표현할까요? '빠름주의' 시대는아닐까요? '2018년' 버스에 올라타 있으니 세계 곳곳에서일어나는 변화가 얼마나 빠른지 인지하지 못한 채 바깥 풍경을 지나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6. 우리의 소원은 공존
11년만에 통역 없이 남과 북이 만났습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온다면 남북 경제협력이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을 빼놓을 수가 없네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폭 4km, 길이 248km의 비무장지대는 자연 원형의 모습으로 돌아가생명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남북의 평화가 전쟁이 지나간 자리에 찾아온 생명들의 평화를 무자비하게 빼앗지않겠죠.

#7. 가이 포크스
지난 5월 짙은 콧수염의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사람들이 광화문에 모였습니다.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요.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이 한진그룹 일가의 폭행, 밀수, 횡령, 비리에대한 의혹으로 번졌습니다. 조씨 일가의 갑질 횡포를 뿌리 뽑고, 다시 자랑스러운 항공사를 만들기 위한 을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8. 미세먼지
등산을 가서 산 정상에 오르면 발 밑에 세상이 펼쳐집니다. 예전에는 '이 많은 건물 중에 내 집 하나 마련하기 이렇게 힘들 줄이야.'라며탄식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는 산 정상에 올라도 뿌연 먼지에 가려 풍경이 잘 보이지 않네요. '대기질이 좋지 않구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네요. 맑은 하늘 보는 날이 로또 맞은 날인 것처럼 귀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9 . 쓰레기통 쇼핑
밤 11시 무렵 배낭, 가방, 손전등을 들고 쓰레기통에서 꺼낸 식재료를 보관하고, 요리해서 먹는젊은이들이 있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나 갈색 반점이 생긴 과일 등 약간의 흠이 있을뿐 먹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친구들도 식사 초대를 받으면 무척 좋아한다고 합니다. 남은 과일이나 채소를 줄 때도 기쁘게 받는다고 해요. '오늘의 요리'는 '그날의 재료'에 따라달라지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