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의 일기 #276 - 입사 2주년에 가까워지며... 그리고 지난 일들

in #zzan5 years ago

2019년 7월 1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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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2주년에 가까워지며... 그리고 지난 일들

현재 회사에 들어온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여기에서도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작년에 비해 직장 생활이 조금은 안정이 되었다. 아주아주 다행 스럽다. 언제 또 무슨 위기를 맞을지는 모르지만, 잠시 그리고 조금이라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이 순간에 이제는 감사함을 느낀다.

2016년 가을이었다. 추천 채용이 진행 중이라며 지원을 권했던 대학교 친구가 있었다. 종종 연락하며 밥도 많이 먹는 친한 친구였다. 처음에는 그 친구에게 누를 끼치는 게 아닌가 걱정되어 지금은 때가 아닌 거 같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흔한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거절하지 말고 지원해 보라고 다시 권했다. 그 친구에게 믿음이 갔고, 다시 안 올 기회일 수도 있으니 해보기로 했다. 당시에도 적은 나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제도권에 있는 회사'에 다시 들어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찬스라고 생각했다. 결과는 합격. 당시에는 너무나 기뻤고, 친구 덕분에 인생 펴지는 줄 알았었다. 그 때는 그랬었다.

그 회사 입사 초기에는 좋았었다. 그러나 입사 전에 친구로부터 들었던 근무 강도... 그해 말까지는 기본으로 밤 12시 이후 퇴근 그리고 주말 근무가 필수였다. 늦게 퇴근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교통비는 나오니 부족한 월급에 조금만 더 보태는 거라 생각했다. 11월에 입사했으니 두달만 잘 버티면 이후에는 괜찮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강도 높은 근무 환경에 버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야 어떻게든 견딜 수 있었지만, 가족들이 힘들어했다. 저녁에 아빠를 보지 못하는 딸, 맞벌이인데다 오롯이 혼자 육아를 감당해야 하는 마누라... 입사한지 한달이 지나자 마누라는 도저히 못하겠다며 토로하기 시작했고, 나는 불가피하게 퇴근 시간을 밤 12시 이후에서 10시로 조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야 가족들을 잠시라도 보고 잘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족 문제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같이 근무했던 친구들과 선배 사이에 서로 맞지 않는 점들로 인해 갈등이 생겼다. 처음에는 친하게 지냈으나 점차 고립되어 가는 것이 느껴졌다. 수습기간의 후반에 접어들 무렵.. 그 해 연말이었다. 나를 추천했던 그 친구는 평가가 좋지 않으니 빨리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는 통보를 남겼다. 가능성은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통보를 받으니 막막했다. 빚이 있기 때문에 나는 놀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유예기간 안에 어떻게든 다른 회사로 옮겨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 때가 지금까지 내 인생 중 최대의 고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때 인생에서 가장 강력한 카운터 펀치를 맞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가깝다고 생각한 친구로부터...

다행히 옮길 회사를 찾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급히 들어간 회사였기 때문에 그 곳에서도 결과는 좋지 못했다. 거기서도 수습기간이 있었고,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그 때는 하이브리드 앱 개발자로 들어갔는데, 그게 실수였다. 나는 웹 개발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는 가장 잘 할줄 아는 기술을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이 맞았는데, 어줍잖게 웹 개발에 도전하려 했던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은 짓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 회사에 들어왔고, 들어온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지금도 부족한 점이 많아 헤매는 중이지만, 재작년과 작년에 비하면 생활이 조금은 안정되었다. 별 무리 없이 자기 임무에 충실하며 길게 회사에 다니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웠다. 생활이 좋아졌지만, 안심할 수 없다. 직장생활에서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정년 퇴직할 수 있는 직장이라는 보장은 더더욱 없다. 다음 직장을 가기 위한 준비는 언제든 되어 있어야 한다. 한동안 바쁜 일에 치어 공부할 생각은 엄두도 하지 못 했다. 그러나 부족했던 에너지가 채워지면서 이제는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낀다. 못했던 공부도 다시 하고, 개인 프로젝트로 간단한 서비스도 하나 만들어 보고 싶다. 나에게 바이바이를 고했던... 그 친구보다는 잘 살아보고 싶다는 의지도 생긴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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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네요.
그래도 화이팅입니다. 그래도 힘들면 크게 소리도 한번 쳐 보시고요

감사합니다. 간만에 코인노래방에도 한번 가봐야겠어요. 소리도 질러볼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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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입니다.
거의 모든 직장인 들이나 저 같이 개인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나 고비들은 다 옵니다. 그 고비에서 좌절을 하느냐 아니면 인생을 바꾸느냐가 정해지는 것 같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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