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특별히 기억될 시간, 인생 책을 만나다

in #zzan5 years ago (edited)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카를로 로벨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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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창조의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다. 진정하고 지금 나의 감정과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놓치지 않게 급히 책을 읽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는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를 읽을 때 '최고다! 개인적으로 2019년 올해의 책'이 될 예감이 들었고 2부를 읽을 때 물리학에 관심 없는 나를 이렇게 몰입시키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했다. 3부를 읽고는 '그래 내가 하고 싶은 게 이거야.' 인생 과업을 찾았다.


책을 향한 나의 자기장은 준비되었다.

이 책을 발견한 건 광화문 교보문고였다. 기대보다 일찍 끝난 약속과 깊지 않은 대화에 지친 나는 약간 우울했고 그 허무함을 채우고 싶었다. 신작 사이를 지나면서 표지와 구성을 구경하다 발이 아플 때쯤 매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한눈에 반했다. 나는 본래 보라색을 좋아했다. 보라색은 신비롭고 깊고 특별하지만 고독의 색채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원하지는 않지만 한 번쯤 눈길을 주는 그런 색상, 나는 최근 차크라 명상을 하면서 그것이 정수리 부분을 나타내는 제7의 차크라를 상징하는 색이라는 걸 배웠고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1분 과학'님의 영상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예전에 봤을 때 보다 유독 '시간'에 대한 이야기에 마음이 끌렸다. 나 같은 과학 바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멋진 영상이었지만 그때뿐이었다. 나는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지만 나의 모든 기억이 이 책을 집어 들게 했다. 이 책은 보라색에 지나치게 예쁘고 가벼웠고 제목은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였다. 나는 이 책이 나의 호기심과 무지의 한 부분을 채워주리라는 사실을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전문적이고 독창적이지만 쉽고 유머까지 겸비한 디자인까지 완벽한 책, 이건 반칙이다.

최근 많은 좋은 책을 만났고 많은 이야기에 고무되었지만 이 책만큼 영감을 주진 않았다. 물론 한 번에 술술 읽힐만한 주제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에세이처럼 재미있다. 적어도 두세 번 읽으면 꽤 많은 부분이 이해 될 정도로 저자는 힘을 빼고 일반인도 이해할만한 시각과 수준으로 쉽게 썼다. 구성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과학 공식은 최소로 등장하며 매우 친절하게 쓰였다. 정말 대단하다. 게다가 이탈리아를 언급하거나 저자 특유의 유머에 몇 번이나 깔깔 웃다가 혼자 알고 있기 아까워 굳이 남자 친구에게 읽어줬다. 각 장의 마지막에 요약본이 있는데 그 방대한 내용을 몇 단락의 문장으로 정리하는 저자의 내공에 감탄했다.

약 200page 책에 저자의 생애를 바친 시간에 대한 저자의 연구와 시각이 빼곡히 들어가 버릴 내용이 하나 없는 완벽한 책이다. 이 건 무조건 소장각이다. 게다가 저자는 자신의 생각이나 이야기가 하나의 완전한 답은 아니며 '시간'이란 분야는 새롭게 발견되고 진화해 나갈 학문이란 점도 진솔하게 얘기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결국 물리학은 인간과 나 자신으로 마무리된다는 사실이다. 나는 한 번도 이런 식으로 물리학에 접근해 본 적이 없었다. 물리학 역시 삶과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굉장히 멋지고 유용한 학문이었다.

책의 내용은 오늘 자세히 적진 않겠다. 몇 번을 더 읽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 찬찬히 완전히 파버리고 싶다. 나는 오늘이 날아가기 전에 책이 내게 준 전체적인 내용과 깨달음에 관해 기록하고 싶다.


박제하고 싶은 문장



우리 인간은 감정과 생각으로 산다. 우리는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있을 때 대화를 하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피부를 스치면서 감정과 생각을 교환한다. 이런 만남과 교환의 네트워크를 통해 성장한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교환을 위해 굳이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에 있을 필요는 없다 서로를 연결하는 생각과 감정들은 바다를 건너는 것도 어렵지 않고 수십 년의 세월을, 어떤 때는 심지어 수 세기를 건너뛸 수도 있다. -129page


우리는 이야기다. 우리의 눈 뒤쪽에 있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20센티미터 영역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다. 또한 우리는 선이다. 이 혼란스럽고 거대한 우주의 조금 특별한 모퉁이에서 세상의 일들이 뒤섞이면서 남긴 흔적들,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예견하고 엔트로피를 성장시키도록 맞춰진 그 흔적들이 만들어낸 선들이다. -195page


시간은, 본질적으로 기억과 예측으로 만들어진 뇌를 가진 인간이 세상과 상호 작용을 하는 형식이며, 우리 정체성의 원천이다. 그리고 우리의 고통의 원천이기도 하다. (중략) 우리는 어떤 것을 갖게 되고 그것에 집착했다가 결국은 잃게 되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어떤 것을 시작했다가 결국은 끝나기 때문에 고통이다..... 시간은 고통이다.... 시간은 세상의 일시적인 구조이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일시적인 변동일 뿐이면서도, 우리를 어떤 존재로 생기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시간으로 만들어진 존재다. 그 때문에 우리가 존재하고, 우리 자신에게 우리라는 소중한 존재를 선물하고, 모든 고통의 근원인 영원에 대한 허무한 환상을 만들게 한다. -196page


나도 잊고 있었던 진정 내가 하고 싶었던 것

어제 완전히 지친 몸으로 명상을 하다가 잠이 들 만큼 이완되었을 때, 뜬금없이 내 안의 목소리가 울렸다.

"네가 하고 싶은 건 연구야!"

어떤 맥락도 없는 툭 튀어나온 발언이었지만 내 몸은 전혀 놀라지도 않은 채 그 목소리를 받아들였다. 조금의 불편함도 없었다. 맞아. 나는 연구할 때가 좋았던 것 같아.

나는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심리학과 졸업생은 취업보다도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교 때 심리학은 엄청 재밌었다. 나는 초반 학과에 적응하지 못한 아싸였다. 아는 선배도 없고 동기들이랑도 서먹하고 학회에도 한 번 참석한 적이 없고 교수님들과도 크게 관계가 없었지만 그 모든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외부적 환경 변수에도 불구하고 심리학은 언제나 재밌었다. 그래서 특별한 노력 없이도 나의 성적은 상당히 좋았다. 그러나 나는 큰 고민 없이 대학원에 가지 않기로 했다.

하나는 이제 돈을 벌어서 부모님께 용돈 받는 건 그만둬야 한다는 사회적 의무감이 있었다. 부끄럽지만 부모님에게 정신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척 독립체인 척하면서도 학비도 지원받고 용돈도 받아서 아주 편하게 대학시절을 졸업할 수 있었다. 나는 그게 늘 부끄럽고 나를 혐오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학생 말고 회사원이 되고 싶었다.

둘 째는 두려움인데 나는 그 학교를 벗어나고 싶었다. 대학원생이 되면 연구실에 속하게 되고 꽤나 교수님이나 학우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어야 할 텐데 그게 자신 없었다. 특히 우리 학교에서는 더욱이. 지금 생각하면 그 이유가 가장 컸다. 내가 만약 아싸가 아니었다면 고민 없이 대학원에 갔을 것 같다.

셋 째는 내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불분명하다는 점. 나는 대학원이 취업을 못 해 선택하는 회피로가 되지 않길 간절히 바랐다. 첫째와 둘째 이유가 있는 내게 그 시절에 대학원을 간다는 건 공부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취업을 못해서 도망치는 B플랜이었다. 무슨 똥고집인지 대학원을 그런 식(?)으로 이용하는 건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나는 언제든지 원하면 공부는 할 수 있는 거라 생각했고 확실히 원하는 분야가 생기기 전까지 미뤄두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잘한 일이었다. 1번과 2번의 연유는 그저 마음의 두려움과 압박에 불과하지만 3번의 이유는 꽤나 타당하다. 내가 만약 그때 대학원에 갔다면 정말로 순수하게 학문적 호기심과 열정이 있는 분야를 택하기보다는 다른 부차적인 이유(예로 취업률이나 조금 더 편안해 보이는 분위기 등)로 유리해보이는 아무 전공분야를 선택했을 확률이 높다.

역시나 어제도 목소리 뒤에 수 많은 의문이 따라 붙었다. '그런데 왜 연구가 하고 싶은 거지? 어떤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데?'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괜찮아. 지금부터 어떤 걸 하고 싶은 지 찾아보면 돼.'라고 미지의 답으로 희망을 남겨둔 채 한쪽 구석에 밀어 넣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알 수 없는 기쁨과 사랑 열정으로 가득 차오르는 나의 내면을 대면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정도의 충만한 기쁨과 행복을 느낀 건 실로 오랜만이다. 그리고 그 열정은 분명 충동이 아니었다. 지속적이었고 불안하지 않았으며 파괴적이지 않은 평화가 공존하는 행복이었다.

나는 언제나 세상을 좀 더 알고 싶었다. 세상을 알고 싶다는 의미가 무엇인 지 나 자신도 몰랐다. 절대적이고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세상을 알고 싶었던 건 아니다. 나는 세상을 관통하는 절대적인 진리나 법칙 같은 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따. 나는 내가 궁금했다. 왜 태어났고 삶의 의미는 뭐고 이 세상은 어쩌다 존재하게 되었으며 나는 여기 지금 왜 있는 건지. 어떤 날엔 그런 답도 없는 질문을 궁금해하는 내가 지긋지긋했고 그 질문에 내가 말려들어가기도 했으며 그 질문을 하기를 포기해 버렸다. 그딴 건 없다고 그냥 살자고도 해봤다.

오늘 나는 확실히 알았다. 내가 하고 싶은 건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지식을 흡수해 저변을 넓히고 나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재구성해서 나의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가는 변화'에 있다. 나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내가 뭘 진정으로 좋아하는지. 또렷한 의식을 가진 나는 늘 그랬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가고 음악을 듣고 드라마를 보고 글을 쓰고, 모든 일의 목적은 하나다. 미쳐 내가 생각하거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에 매료되고 나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나의 세계의 일부를 창조하는 일에 큰 보람과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건 내 인생의 최우선 순위로 중요한 일이었다.

나는 연구자로서 대단히 중요한 이론을 발견하거나 무언가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저명한 학자가 되려는 것도 아니다. 나는 다만 끊임없이 배움을 통해 생각지도 못했던 관계를 통합하고 재배치해 인생에 관한 나만의 이야기를 재해석하고 발전해 나가고 싶다.

어릴 적 나는 그런 쓸모없는 행위로는 돈을 벌 수 없다고 한계를 짓고 말았다. 그러나 사실은 돈이 되지 않아도 좋았다. 굶어 죽어도 좋았다. 내 대부분의 시간을 그런 일에 써도 하나도 아깝지 않았고 지치지 않았다. 열정과 무한한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의 껍데기와 외연을 정리하면 정확히 그것으로 귀결되었다.

고등학교 때 나는 부정적인 시각에 치우친 일기를 매일매일 끊임없이 써 내려갔었다. 나는 그 이야기가 지긋지긋했다. 다른 이야기는 창조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대학 때 아주 간간히 특별한 순간에 썼던 일기는 취직을 하자마자 자취를 감추었다. 나는 현실에 적응을 잘하는 기능적이고 사회적인 인간이 되고 싶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멈췄다. 책을 읽지 않았고 글을 쓰지 않았으며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걸 멈췄다. 생각과 시각, 의미, 성찰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내 인생의 기록되지 않은 공백의 시간이 엄청나게 길다. 나는 다시 쓰기 시작했고 서서히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고 있다. 나는 써야 한다. 부족하고 변화될 이 생각의 조각을 모아야 한다. 그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니까. 그게 내가 하고 싶었던 거다.

모든 답이 내 안에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아직 내 경험이 부족해서 하고 싶은 걸 찾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놀랍게도 아니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고 정말 답은 내 안에 있었다. 내가 안될 거라고 미뤄두고 못 찾게 봉인된 기억을 찾아냈을 뿐이다. 오늘 이 책을 만나고 이 책을 만나기까지 했던 나의 모든 경험에 감사한다. 나는 죽는 날까지 이 과업을 지켜내기로 다짐했다.

P.S.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최근 3년 간 가장 유사한 기분을 주었던 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이다. 그리고 '돈의 역사'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경제와 역사가 내주게 재밌던 거였나 즐거웠다. 열정에 불을 지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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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마음 속 중요한 무언가를 건드린 거 긑네요. '아하!'경험인가요. 대학원에서의 심리학 연구 과정.. 고충도 있지만 잼있어요. 나를 알고 타인을 알고 세상을 이해하는 나만의 프레임을 만드는 데 도움됐어요. 그런데 어떤 방향으로 가실 생각인가요? 대학원 맞나요 ㅎ 궁금

맞아요 무언가 굉장한 스위치를 건드렸어요 ㅎㅎ 역시 심리학 매력적이군요 ! slowdive님 글 볼 때마다 느꼈어요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확실치 않아요ㅋ 가장 가깝고 보편적인 방법은 대학원에 가는 거겠죠. 그것도 좋지만 지금 딱 정하진 않으려고요 천천히 이것저것 하다보면 또 이거다! 싶은 걸 발견하지 않을까 천천히 시간을 가져보려고요

큰틀에서 내 인생 과업이 이거구나 하는 것만으로도 제겐 모든 것이 변하는 기분이 들어요 :D

로벨리 저 아저씨 quantum Loop gravity를 연구 하시는 분인데 재미있는 대중서도 쓰셨었군요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ㅎㅎ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가 꽤 인기있던 걸로 압니다. 우리 집에도 있는데 읽지를 않았네요 ㅎㅎ

너무 멋진 아저씨에요. 책 읽다 반해버렸네요. 물리학 1도 모르는데 말이죠
quantum Loop gravity 루프양자중력 이야기도 나와요 beoped님도 좋아하시지 않을까?ㅎㅎ 나머지 책도 읽어봐야 겠어요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물론 자기 마음도 스스로 깊이 마주하지도 못하고 살다가 황천가는 인생도 많울겁니다. 이제 고물상님 행복이 넘쳐서 주변사람들 나줘줄일만 남을거에요.ㅋㅋㅋ 저좀 주셍용 ㅎㅎ

행복충전해서 프리곤님 넘치게 드려야죠!
스크루지처럼 행복이 모자라서 꼭꼭 담고 인색하게 나눠주지 못했던 것 같은데 앞으로는 많이 나누고 싶어요 :D !

저도 사서 읽어볼래요~! 명상을 하면서 양자역학과 참 연관이 많다는 것을 느꼈었는데 이 포스팅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네요!

(소근소근)그리고 보라색은 차크라 명상에서 7번이에요.

양자역학 말로만 들어보고 뭔 지 몰랐는데 확실히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맞아요 저도 읽으면서 명상이랑 연관이 깊다는 생각을

아아! 파치님 덕분에 빠른 수정했어요 감사합니다. ㅋ 계속 7번이 8번같은 이상한 느낌적인 느낌~ㅋ

이번 한 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노란색은 차크라 명상에서 어디 부분인가요? ㅋㅎ
고물님을 강하게 흔든 책인데 얼른 적어놔야겠어요.
흠... 책이 자꾸 쌓이는군요. ㅎㅎ

노란색은 명치부분입니다
자존감을 나타내요~^^

지금 이 순간, 고물님의 인생이 터닝 포인트를 지나고 있는 지도 모르겠군요.
(그럼 이 글은 성지 예약? ^^)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지나는 느낌이에요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려고 해요 :D ㅋㅋㅋ 성지글이라니 ㅋㅋ
제가 시간이 지나 읽어보며 흐뭇해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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