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ZAN] 가을 풍년, 그리고 예쁜 단풍 in 2019

in #zzan5 years ago (edited)

연어입니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한국에 오던 친구들이 있습니다. 형형색색의 단풍을 보기 위해서요. 더운 지방에 사는 친구들에게 한국 드라마에서 보이는 빨갛고 노오란 단풍은 로망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단풍 구경을 위해 휴가 일정을 조정하고 여행 경비를 모으며 열심히 일한답니다.

이런 친구들을 위해 단풍으로 유명한 관광지를 코스로도 잡아보고 실제 데려가 보기도 했는데요, 안타깝게도 실패가 많았습니다. 2015년 부터 작년까지 4년간 연이은 폭염으로 단풍 구경은 꽤 엉망이었지요. 2014년 가을에 미리 답방차 남이섬에 가본 적이 있는데, 그 때의 완벽(!)했던 단풍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은 폭염에 말라 비틀어진 단풍아닌 단풍을 너무나 많이 보게 됩니다.

한 번은 같은 장소의 도심 가을 풍경을 매일 사진으로 찍은 적이 있습니다. 10월 중순, 10월 하순, 11월 초순, 11월 중순 까지.. 덕분에 도심에서 단풍이 어떻게 물들어 가는지 흐름을 알게 되었죠. 참고로, 서울 도심 기준으로 단풍 피크는 11월11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자못 기대가 됩니다. 예쁜 단풍은 초봄부터 결정이 난다고 보는데, 봄에 너무 건조하거나 너무 비가 많이 와도 문제고, 대기의 질도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여름엔 가뭄, 장마, 태풍, 그리고 잎을 태워버릴 듯한 폭염이 관건이죠. 가을로 넘어올 때는 적당한 일조량과 건조함이 필요한데 지나치게 많은 가을비도 잎을 떨어뜨리고 맙니다.

한국인이다 보니 가을 단풍이란게 기다리다 보면 절로 오는거라 생각하고 말았는데, 이 친구들의 조바심(여행 기간에 단풍이 예쁠까)을 달래는 저도 언제부턴가 예쁜 단풍을 위한 기후나 날씨에 민감해져 버렸습니다. 제 입에서 이런 얘기가 나올 줄이야..

  • 이야, 올 해 단풍은 참 예쁘겠다.

문득, 농부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 생각되더군요. 위에 제가 고대하는 적절한 조건들이 모두 농부가 작물을 키우는 마음과 다를바 없을테니 말입니다.

아마도 올 2019년의 가을 단풍은 정말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몇 달 간 체크해 본 바로는 2014년 가을에 버금갈 만큼의 품질(?) 좋은 단풍이 여러분을 맞이해 줄 것 같네요. 그렇단 얘기는 올해 벼농사도 풍년이라는 뜻일까요? 아직 태풍이나 늦더위, 가을 장마 등 변수가 남아 있지만 그래도 이정도 수순이면 충분히 기대해 볼만 합니다.

한 번 믿어 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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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올 가을 주전골로 가볼까요?
백양사는 너무 멀고

감사합니다.

주전골이란 곳이 양양쪽인가요? 잘 몰랐던 곳인데 검색을 좀 해봐야겠네요. 좋은 단풍 명소일 듯 한데 ㅎㅎ 감사합니다. ^^

사계절을 가진 나라에서 살고 있다보니
단풍의 아름다움이나 고마움에 대해
별 생각도 없이 살고 있는 것 같아요.ㅠ

네, 저도 연신 감탄하고 부러워하는 외국 친구들 옆에 있다보니 비로소 고맙게 느껴지더라구요. ^^

황금 돼지해
황금 단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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