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 벌레 이야기 <밀양>

in #aaa5 years ago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고 하면 이 영화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도연이 주연을 해서 더 유명해진 영화 '밀양'입니다.

이 영화는 매우 불편한 영화입니다.
개봉했을 당시 종교계에서 매우 반발을 했었고,
교회 내에서 '밀양' 안 보기 운동을 했을 정도입니다.
기독교인인 저는 밀양을 극장에서 봤고,
이 영화를 추천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한국 교회가 매우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밀양.
내용은 아실 겁니다만,,,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한 여자가 있습니다.
남편을 잃고 아들과 함께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온 여자.
여기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들이 살해당합니다.
좌절.
슬픔.
고통.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남편 없이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죽고 싶지만 살아보려고 한 여자에게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겁니다.
범인은 잡히고,,,
여자는 종교의 힘을 버텨냅니다.

여자는 열심히 교회에 다니며 신실한 신자가 됩니다.
신앙의 힘으로 이겨냅니다.
그리고,,,
그리고...
그... 리... 고...
아들을 죽인 개놈을...
용서하려고 합니다.

용서.

용서.

용... 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너희를 용서한 것같이... 너희도 너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라.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용서에서 나옵니다.
심지어 예수님은 '용서할 줄 모르는 사람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라고까지 말했지요.

용서는 어렵습니다.
많... 이...

제가 신앙생활을 본격적으로 열심히 할 때입니다.
신약을 열 번쯤... 구약을 두 번쯤인가... 읽은 후였고
금식기도도 하며 신앙에 제대로 들어갔을 때입니다.
아이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방황하다가 다시 찾아간 교회.
다시 시작한 신앙생활.
다시 시작한 성경공부.
다시 시작한 제자양육.
저는 새롭게 성경공부를 시작했고
새롭게 제자양육을 받았습니다.

아이를 보내고 오랜 세월 방황했던 저는
다시 신앙을 잡기로 했을 때였죠.
한참 제자양육을 받던 저.
용서에 대해 배우며...
저를 양육했던 분이 제게 권유했습니다.

이제는...
엄마를...
용서해보세요.

나를 버린 엄마.
나를 떠난 엄마.
내게 비참한 어린 시절을 겪게 하고
가난과 병과 처절한 외로움을 겪게 한 엄마.
그 엄마를 용서해야 할 줄은 몰랐습니다.
비참한 가난,
질병과 쓰러짐의 가난.
이 가난을 겪게 한 엄마를,
내게 꿈이란 걸 모두 앗아가버린 엄마를 용서해야 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영화에서 여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내 생명보다 더 소중한 아들.
대신 죽어도 전혀 아깝지 않은 아들.
그 아들을 죽인 개놈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이 단 한 명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는 신앙의 힘으로 그 개놈을 용서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 개놈을 찾아가죠.

그런데,,, 그런데...
그 개놈 얼굴이 밝습니다.
알고 보니, 그 개놈도 신앙의 힘으로 감옥 생활을 버티고 있었고,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용서받았다고 합니다.
씨발.
용서받아?
내가 용서 안 했는데 용서받아?
누구 맘대로 네가 용서 받아?
그녀는 화가 납니다.
예수 니가 뭔데 나 대신 저 개놈을 용서해?

정말 불편한 영화죠.
특히나 기독교인에겐 더더욱.
저는 이 영화를 기독교인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린 모든 죄를 용서받은 게 아닙니다.
의롭다 '칭함을 얻은 것'이지요.
칭함을 얻은 것이지 의로워진 건 아니데...
우리 교회는 얼마나 잘못 가르치고 있는지요.
칭함을 얻었어도 죄인인 건 그대로입니다.
죄가 없는 게 아니라 죄가 없는 것처럼 여겨질 뿐인데,,,

슬픈 영화입니다.
비참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너무 마음이 아픈 영화입니다. ㅠㅠ

너무 마음이 아파 이만 줄입니다. ㅠㅠ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참,,, 엄마를 용서했냐고요?
엄마를 용서한다는 기도를 수십 수백번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용서가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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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on.sct님이 naha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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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하나하나 되살아 납니다. 용서가 정말 어렵지요. 도구나 진정한 사죄도 없었는데요.
나하님은 너무 속속들이 다 털어놓으시네요. 슬프게도...

저는 아베가 용서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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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감이 느껴지네요.

어느 분 말씀에 의하면
용서는 오로지 신의 소관이라고합니다.
피해자의 몫이 아니라...
동의하고 싶지 않은 오직 신을 위한 원칙 아닌가요?

아, 밀양이 원작이 있었네요.^^

네. 소설 원작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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