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할 시간이 없다.

in #busy6 years ago

우리 부서에는 내가 참 좋게 생가하는 후배가 있다. 직장동료이자 같은 특수교사인, Y 선생님이다. 학생들을 야단치거나 지도할 때에도, 그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있다.

항상 늦게 까지 남아 본인 일과 다른 사람들 일까지 마무리 한다. 차가 없고 학교가 외지에 있다보니, 매번 버스를 타고 다닌다. 그래서 가끔 우리 집과 반대 방향이지만, 비가 오거나 너무 더운 날에는 시내까지 태워 주곤 했다.

부장님, 감사해요.
그래, 샘아..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
네...
그래.. 올해 시험은 칠 꺼라?
네.. 그래야죠..
그래, 올해는 될 거라. 열심히 해요.


Y 선생님은 정말 훌륭한 특수교사이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임용에 합격하지 못했다. 운도 없었지만... 무엇보다 교회 일에 ... 다양한 무언가에 자신을 희생하고, 너무 헌신하고 살아간다. 정말 바보 같이 착한 사람이랄까...

그러다보니 시간이 부족하다. 공부는 반복 학습이 중요한데, 정말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참... 안타깝기도 하고, 애석한 생각이 든다.


나도 이제부터는 영어공부를 좀 시작해 볼까 싶었다. 그런데.. 조금 공부 하다보면 금방 열정이 시들해진다. 일부러 이동점수를 쌓거나, 토익 점수대를 정해서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야 의욕이 생길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바쁘다. 두 아이를 키워야 하고, 학생들을 취업시켜야 하고, 내 업무를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일들이 영어 공부를 막는다.

그렇다. 나도 시간이 없다. 왜 이리도 바쁘게 살아가게 되는 걸까? 나는 행복하기 위해 일하는 지, 일을 하기 때문에 행복한지... 가끔 헷갈릴 때도 많다.


한 동안 스팀잇을 쉬었다. 인천에서 장애학생 어울림 축제 부스 운영을 준비했다. 부스를 운영하고 3박 4일 간의 출장을 마쳤다. 자격증을 하나 따고, 아내의 생일... 아이들이 조금 아팠다.

열정적으로 접속했던 스팀잇의 시간들이 아까웠다. 스팀잇의 하드포크 20, 디클릭 등... 오랫만에 오니 생소한 용어가 많았다. 그저 피드에 이웃들에게 보팅하는 시간만 허락되었다.

시간이 없다는 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말이다.

공부할 시간이 없고, 영어를 배울 시간이 없다는 말... 그리고 스팀잇을 할 시간도 없다라는 말은... 그것이 내 삶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말이다.

다른 목표, 다른 흥미, 여유 있는 시간이 우선순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스팀잇에 글을 쓴다.

왜냐하면, 스팀잇에 글을 쓰는 것은, 내 감정과 내 생각을 고스란히 표출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잘 안다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에 우선순위가 있는지 우리는 잘 의식하지 못한다.

스팀잇엔 그것이 가능하다. 솔직담백하게 글을 쓰다보면,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 그것이 글쓰기가 주는 선물이다.

스팀잇에 너무 멋진 글을 쓰려고 집착하지 말자.
남들에게 인정받는 글을 쓰려고 애쓰지 말자.
그것은 또 누군가가 맡게 될 것이다.

그저 담담히 본인의 이야기, 자신의 콘덴츠를 꾸준히 올리자. 그러다 보면 쌓여진 데이터, 누적된 자료들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스팀잇에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것은 내 욕심인 것 같다. 이제 겨우 시작이다. 스팀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최소한 포스팅과 댓글.. 게시물들이 5천개 이상은 쌓여야 한다.

재능이 없더라도
꾸준함이 그 갭을 충분히 매워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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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이 착한...ㅠㅠ 정말 착한 사람들이 복받아야 하는데...

진솔한 글 잘 읽었습니다~ 차분한 분위기의 글과는 안 맞는 구호지만.. 가즈앗!!! ㅋ

정말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할애할 시간이 없는ㅎㅎ 저에게도 영어가 그러하네요

저도 영어를 10년을 공부해도 계속 제자리 걸음이네요.ㅠ 시간 내서 공부한다는 것이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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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멀쩡히 분배되어진 24시간을 다루는데 있어서
우선순위로 나뉘어질 뿐이지
시간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되어지네요

이 글을 읽으면서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스팀잇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스팀잇은 그저 투자 대상만이 아닙니다. 블록체인에 내가 생산한 글들이 영원히 기록된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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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능한데 그래서 이일저일하다 임용시험 놓친 기간제 샘들이 많죠 ㅠㅠ

모든일엔 흐름이 있으니까요~
늘 스팀만 열심히 할 순 없죠~
잊지 않고 마음속에 두고 꾸준히 간다면, 어디서나 무엇이든 만족할 것이라 믿습니다~^^

화이팅 입니다.
스팀잇은 즐거워야 합니다.

제자들이 사회에서 자리 잘 잡도록 열심히 노력 해 주세요. ^^

그동안 바쁘셨군요. 구속받지 않은 꾸준함이 좋은 것 같습니다.

참 안타까운 것이 스팀잇은 컨텐츠 소모가 너무 없다는 점입니다~
댓글을 받기 위해 서로 의무적으로 방문하는 문화가~
어찌 보면 따스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블로그로서는 갈수록 퇴보하는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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