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er @ilovemylife입니다.

1990년대 천주교에서는 ‘내 탓이오’라는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서울대교구장이던 김수환 추기경은 ‘내 탓이오’ 라고 써진 스티커를 자동차 뒷 유리에 붙여 캠페인에 앞장섰습니다. 나중에 대부분의 신도들이 따르면서 천주교 전체의 캠페인으로 발전했습니다.

전국의 도로에는 ‘내 탓이오’ 스티커를 붙인 차량들이 수없이 눈에 보였고, 일종의 ‘국민적 운동’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지금도 천주교의 미사제례에서는 빠지지 않고 모든 것이 내 탓임을 고백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치 사회 모든 분야에서 혼돈과 갈등을 겪는 것은 온 사회에 만연된 너나 없는 ‘네 탓’ 풍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지역사회,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잘못은 오로지 ‘너 때문이야’ 라는 ‘네 탓 타령’으로 일관되고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부분을 남을 탓하며 지냅니다. 옛말에 ‘잘 되면 제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도 이런 취지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주위의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전쟁터에서도 승리와 패배의 원인은 모두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손자는 강조합니다.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게 하는 것도 나 자신이며, 모든 승리의 근원 역시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孫子曰, 昔之善戰者, 先爲不可勝, 以待敵之可勝. 不可勝在己, 可勝在敵. 故善戰者, 能爲不可勝, 不能使敵之必可勝. 故曰, 勝可知而不可爲. 不可勝者守也, 可勝者攻也. 守則有餘, 攻則不足. 善守者藏於九地之下, 善功者動於九天之上. 故能自保而全勝也.

손자가 말하기를 옛날에 잘 싸우는 사람은 적이 이기지 못할 나의 태세를 갖추어 놓고, 적의 허점을 기다려 승리했다고 한다. 적이 나를 이길 수 없음은 내가 적에게 어떻게 대응하는냐에 달려 있는 것이고, 내가 적에게 승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나에 대해 적이 어떻게 대응하는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 하는 사람은 능히 적으로 하여금 승리하지 못하게 할 수는 있지만 적으로 하여금 내가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대응하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승리의 가능성을 미리 예견할 수는 있지만 승리를 억지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적으로 하여금 승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바로 방어이며, 적에 대하여 승리를 쟁취하는 것은 바로 공격이다. 방어를 잘하게 되면 나는 오히려 여유가 있게 되고, 공격을 잘하게 되면 적은 오히려 부족하게 되니, 방어를 잘하는 사람은 방어를 함에 있어서 마치 깊은 땅 속에 숨어있는 것과 같이 하고, 공격을 잘 하는 사람은 공격을 함에 있어서 마치 높은 하늘에서 자유자재로 나는 것처럼 한다. 그러므로 능히 자신은 안전하게 보존하면서 완전한 승리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장에서 손자가 강조하는 것은 완벽한 공수의 형태입니다. 방어는 적이 넘볼 틈이 없을 정도로 주도면밀하게 하고, 공격은 자유자재로 움직여 공격할 곳을 자신의 의도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 스스로 보존하고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상 Book Reviewer @ilovemylife였습니다.

참고문헌
손자지음, 손자병법, 김광수(역), 서울: 책세상, 2000
손무지음, 노양규 옮김, 365일 손자병법, 서울: 신한출판사, 2007
손자, 손자병법, 이현서(역), 서울: 청아출판사,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