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나라 문후와 오기의 만남

in #busy5 years ago (edited)

Book Reviewer @ilovemylife입니다.

오늘은 오기가 위나라의 문후와 만나는 과정을 담을 글을 소개합니다. 지금으로 보면 오기가 위나라에 응시해 채용면접을 거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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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문후라는 사람에 대해 소개합니다. 문후는 위환자(魏桓子)의 아들로 이름은 위사(魏斯)입니다. 그는 성품이 온화하고 냉철하며 통찰력을 겸비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찍부터 그는 재주있는 선비들을 가까이 하며 천하에 대한 견문과 안목을 넓혔습니다.

왕위를 이어받은 문후는 주위의 제후들과 외교관계를 긴밀히 하고, 내치에 힘써서 국력을 키워나갔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인재를 등용하는 것을 크게 신경썼다고 합니다.

문후가 오기를 만나면서도 그의 군사적 식견과 도량을 탐색하기 위해 일부러 냉대하는 등 그 만의 인재 채용 방식을 고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문후의 속내를 미리 알아본 오기는 그의 심리까지 꿰뚫어 보는 혜안을 발휘합니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문후는 오기의 장수 자질을 알아보고 그를 대장군으로 삼게 됩니다. 이후 서하 태수로 임명된 오기는 위나라가 대부분 전쟁에서 승리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吳起儒服, 以兵機見魏文侯. 文侯曰, “寡人不好軍旅之事”. 起曰, “臣以見占隱, 以往察來, 主君何言與心違. 今君四時使斬離皮革, 掩以朱漆, 畫以丹青, 爍以犀象, 冬日衣之則不溫, 夏日衣之則不涼. 為長戟二丈四尺, 短戟一丈二尺, 革車奄戶, 縵輪籠轂, 觀之於目則不麗, 乘之以田則不 輕, 不識主君安用此也. 若以備進戰退守, 而不求能用者, 譬猶伏雞之搏狸, 乳犬之犯虎, 雖有鬥心, 隨之死矣. 昔承桑氏之君, 修德廢武, 以滅其國家, 有扈氏之君, 恃眾好勇, 以喪其社稷. 明主鑒玆, 必內修文德, 外治武備. 故當敵而不進, 無逮於義矣, 僵屍而哀之, 無逮於仁矣.”

오기가 유생의 옷차림으로 병법을 진언하고자 위나라의 문후를 알현했다. 이 자리에서 문후는 “과인은 전쟁에 관련되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소”하며 냉대했다. 이에 오기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드러나는 현상을 보면 이면에 숨겨진 것을 짐작할 수 있고, 과거의 행적으로 미루어 미래의 의도를 살필 수가 있습니다. 주군께서는 어찌 마음에 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현재 주군께서는 1년 내내 숱한 짐승들을 잡아 그 가죽에 붉은 옻칠을 하고, 단청을 하며, 그 위에 무소와 코끼리의 형상을 현란하게 그려 넣게 하고 계십니다. 그 가죽은 겨울철에 따뜻하거나 여름철에 시원한 옷감이 되지 못합니다. 또한 2장 4척이나 되는 장극과 1장 2척 길이의 단극도 만들게 하셨으며, 치중용 수레는 차문을 엄폐시키고, 바퀴와 바퀴통에는 가죽으로 튼튼하게 덮개를 씌우도록 하셨습니다. 이러한 수레들을 보건데 관상용으로는 너무 아름답지 못하고, 수렵용으로는 너무 느립니다. 저는 주군께서 이런 것들을 어디에다 쓰려고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공격하고 방어할 만한 군사력을 충분히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인재가 없다면 이것은 마치 알을 품은 닭이 너구리와 싸우고, 강아지를 젖먹이는 암캐가 호랑이에게 덤벼들 듯, 비록 결사적인 투지는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힘이 모자라 죽게 될 뿐입니다. 옛날 승상씨의 군주는 오로지 문덕만을 바르게 닦고 무비를 버렸기 때문에 마침내 남의 손에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그와 반대로 유호씨의 군주는 강대한 군사력만 믿고 전쟁을 즐기며 정치를 올바르게 펴지 못한 결과 마침내는 국가의 사직을 잃고 말았습니다. 현명한 군주는 반드시 이러한 사실을 거울삼아 대내적으로는 밝고도 올바른 정치를 도모하고 대외적으로는 전쟁 준비를 강화해 적의 침략에 대비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강대한 적의 침공을 받게 될 때, 이를 맞아 싸워야 함에도 싸우지 않는 군주라면 도의를 거론할 자격도 없으며, 자신의 과오로 인해 전쟁에서 패하고, 장병들이 전멸한 뒤에 그 시체들을 부여안고 슬퍼하는 군주라면 그 역시 인의를 내세울 자격도 없는 인물입니다.”

於是文侯身自布席, 夫人捧觴, 醮吳起於廟, 立為大將, 守西河. 與諸侯大戰七十六, 全勝六十四, 餘則鈞解. 闢土四面, 拓地千里, 皆起之功也.

그 말을 듣고 나서 문후는 크게 감복해 손수 술자리를 베풀고, 그의 부인 역시 술잔을 받들어 오기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 후 문후는 종묘에 고하고, 오기를 대장으로 삼아 서하 지역을 수비하게 했다. 이후 위나라는 제후들과 76회의 큰 싸움을 벌여 64회의 대승을 거두고 나머지는 무승부를 이루면서 사방으로 천리나 영토를 넓혔으니 이 모두가 오기의 공이었다.

이 문장은 오기가 위나라의 군사직위에 등용되는 과정을 기술한 것입니다. 상대의 심중을 꿰뚫어 보면서도 예리한 논리와 우회적인 화법으로 문후를 설득하는 오기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또한 군주의 권위만을 내세우지 않고, 신중하게 인재의 자질을 평가하는 문후의 신중함도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이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위나라가 전국시대 칠웅의 으뜸으로 설 수 있었습니다. 문후는 오기의 도움을 받아 전국시대에 일곱 제후국 가운데 가장 강력한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고, 오기는 문후의 배려로 그의 병법을 유감없이 발휘, 위대한 병법가로 탄생하게 됩니다.

이상 Book Reviewer @ilovemylife였습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무경칠서, 서울:서바벌인쇄, 1987
오기지음, 오자병법, 김경현(역), 서울: 홍익출판사, 2005
오기, 오자병법, 서울:올재클래식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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