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06.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은 시대의 희생양이었다.

in #bus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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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에서 말하고 있는 내성적인 성격의 유형에 대해서 대체적인 특징을 설명 하자면,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어서 말하는 것이 느린 편이고,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피곤함을 잘 느끼고, 여러사람들이 있으면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며, 불만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편이다. 등등의 특질로 설명을 한다.

외향적인 성격은 좋은 것이고 내성적인 성격은 나쁜 것이라는 분별법은 어느 누구에 의해서 왜 그렇게 정의가 되어져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속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판단이 상당히 모순적임을 알 수 있다.

외향성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내향적인 기질로 태어나는 사람들은 흔히 '사회성이 없다' 로 치부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내향적인 사람들은 '소심', '수줍음', '적극적이지 못함' 등의 키워드와 동일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내향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기질이 아주 문제가 많은 것이고 어떻하든지 뜯어고쳐야 하는 나쁜 성격이라는 식으로 자기학대와 자기기만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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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회적 스킬이 늘어나게 된다. 자신의 타고난 기질을 숨기고 그럴듯하게 포장된 방식으로 사람들을 상대하는 교묘한 속임수적인 말과 행동들 말이다. 그렇게 되는 것에는 살아가면서 이리저리 부닺치고 깨지고 얻어터지고 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이 가장 피해를 적게 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더 유리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눈치와 말재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연륜과 더불어서 늘어나는 사회적 스킬이 아무리 좋아도 타고난 기질을 숨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갈수록에 점점 더 자아파괴의 고통을 토로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성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을 나쁜 성격이기 때문에 고쳐가야만 하는 문제점으로 단정을 짓고는 일부러라도 사람들과 자꾸 어울리고 말을 수다스럽게 내뱉고 명랑한 척 쾌활한 척을 자꾸 하지만, 이 자체는 분명 자연스럽지 못한 억지행동이기 때문에, 그 사람을 몇번 만나다보면 웬지 어설프고 꾸밈이 많은 것 같은 것을 예민한 사람들은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내성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이 오랜세월 동안의 억지적 노력으로 외향적인 사람으로 행세를 할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우울함과 공허함을 느끼게 되고 점점 가중되어져 가는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 소모를 자각하게 되어서 극단적인 고립을 하거나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는 수도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적인 특성으로 그 사람에게 부여된 원래의 기질과 체질을, 사회적 편견에 맞추어서 억지로 꾸미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부적절한 짓인줄도 모르고, 웃기지도 않는 것을 억지로 사람들과 어울려서 웃는것이 시간이 갈수록 더 힘들어져 가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는 것이 어색하면서도 억지로 같이 어울리고 있는 것이 시간이 갈수록 더더욱 힘들어지고, 이것 때문에 성인들은 잦은 직장 변동과 가정내에서의 갈등과 체력의 저하로 인하여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악순환을 두게된다.

이것은 사실상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본래 기질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 것이다. 요즈음 시대에 한국사회에서 정신병적 질환과 우울증과 자살자의 증가 원인들 중에서 절반정도는 이러한 본래의 타고난 기질과 상반되는 억지적인 외향적 사회성의 강요로 인한 에너지 고갈이 문제가 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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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성과 외향성은 사람의 타고난 기질의 차이일 뿐,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가 없다.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있거나, 소수의 사람들과 어울릴 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고, 외향적인 사람들은 그 반대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다. 지금껏 한국사회에서는 넓은 인맥, 활발함, 적극성을 좋은 것이라고 계속 강요를 해왔지만, 실제로 친구가 많고 인맥이 넓고 말장난이 많고 쾌활하게 말붙임 잘한다고 해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전혀 아니다.

분명 내향적인 기질로 태어난 사람이 외향적으로 보이도록 억지를 부리는 것은 학습과 훈련을 통해서 그렇게 만들수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 소모를 당하고, 실제로는 그 사람이 가진 내향적 기질의 장점 조차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게 된다.

과거 한 세대전의 한국사회는 양적 팽창과 성장을 사회발전의 운용법칙으로 당연하게 인정하던 시절이었다. 이 과거시대의 사회적 가치관이라는 것은, 산업사회의 발전과 팽창과정에 부합될 수 있도록 정립되어진 사회적 성향을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서 사회적 성향의 가장 우선은 계속적인 성장발전의 에너지를 가지고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사람들에게 그러한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 성향이 가장 우선적으로 대우를 받았던 것이었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요구되어지는 기질적 특성으로 나타날 때에는 외향적이고 활달하고 쾌활하고 명랑한 것을 아주 좋은 것, 제일 좋은 것, 본 받아야할 성격이라는 식으로 규정되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시대의 사회운용법칙은 과거시대처럼 양적인 팽창과 생산과 확장중심의 법칙이 아니라, 질적인 운용과 내면적인 다스림의 법칙이 더 중심이 되어진 시대이다. 이러한 변화의 법칙으로서 목격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남성중심적 힘의 팽창에서 여성중심의 감성적 운용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하는 것이겠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서, 질적인 운용에 부합되는 새로운 직업들의 등장과 산업구조의 변화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고, 거기에는 과거처럼 외향적 성향의 사람들이 우선적인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향적 기질의 사람들이 더 대우를 받는 시대로 변화되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향적인 성격이 좋은 것이고 내향적이 성격은 문제가 있고 나쁜 성격이라는 판단은 과거의 양적 팽창의 시대에나 적용되어지던 구시대적인 성격유형별 구분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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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90년대 사이의 일반인들의 사회생활을 회상해 보자. 그 당시 한국의 대부분의 산업구조는 생산제조 중공업 중심의 남성적 중심의 산업구조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산업구조에서는 일명 '노가다' 식의 몸으로 떼워야 하는 직업이 많다보니, 남성들끼리의 직장문화에서 싫어도 잘 어울리고, 싸우고 다투어도 잘 풀고 화해하고, 또 함께 일을 해나가고 하는 등의 조직적 잘 어울림의 문화가 중심적 가치관이었기 때문에, 혼자서 고립되어져 있는 것 자체를 아예 인정해주기 싫어하고 혐오스러워하는 사회적 분위기 였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전혀 그러하지도 않고, 오히려 그러한 조직적 잘 어울림의 가치관 강요가 경제활동에 역효과를 초래하는 시대가 되어져 버렸다. 기획 연구 예술 문화 지식적 운용 등은 외향적 성향이 아니라 오히려 내면으로 에너지를 모아 들어가야 하는 직업들이고, 그러한 직업들이 사회구조에서 중심이 되는 지금 시대에는 내향적 성향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훨씬 더 빛을 볼 수 있는 때가 되어버린 것이다.

분명 외향적 성향과 내향적 성향만이 아니라, 사람마다 타고난 자연선택적인 독특한 기질들이 있다. 이것은 그 다양성과 개별성을 서로 존중을 하고 각자에게 가장 잘 맞는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서 사회전체적으로는 상호발전적인 혜택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지, 과거시대의 생각 모자라는 무식한 사람들의 주장처럼 "내성적인 사람들은 성격이 안 좋아서 문제가 생긴다" 라는 식으로 일방적인 단정을 내리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 짓을 이제 더 이상은 받아들이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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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근데 잘 되진 않죠. 자기중심으로 세상이 돌이간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죠. 좋은 글 잘 읽어습니다.

맞습니다. 일률적으로 똑같이 하기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학교 문화도 일제 시대때같은 군대문화도 직장문화도 이제는 다 없어져야할 불운한 시절의 유산들입니다. 이제는 더 다양한 개성들이 존중받고 인정 받아야 될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좋고 나쁨이 아닌 그저 다를뿐...

학생이든 어른이든 왕따라는 대상도 거의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인듯합니다.
그래서 어릴적부터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리스팀합니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기질이 있는 것이지.. 무엇이 좋다라고 얘기하긴 어려운거같습니다

내성적인 편인 저에게 참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이해가 아닌 잘못된 것이라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어릴적에 불편했던 상황이 잠시 생각나네요!
잘 보고갑니다!

우울함과 공허함이라 ᆢ
일단 내성적이든 외향적이든
스트레스를 제때 푸는게 좋은것 같아요

가끔씩은 제가 외향인지 내향인지 알 수가 없어요
재밌게는 살지만 싫은 소리는 못 하고 살아서요

대부분은 호구는 안 잡히지만
자잘한 거나 감정에서 피해보는 느낌은 살짝 있어요

역시나 예전 학상시절 조회때 그많은 인간들을 한꺼번에 보면서 드는 피로함이 바로 이런이유에 있었군요.
저 역시도 내성적 성향을 지닌 사람인데 시대의 희생양인것 같았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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