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amf’ essay] 각시원추리, 모든 근심을 잊을 수 있다면...

원추리, 나리 같은 야생화들이
공원이나 화단에서도 자라고 있다.

忘憂草 망우초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의 각시원추리,
노란 얼굴이 반갑고 이쁘다.

그 모습에 모든 근심을 잊을 수 있다면...
각시원추리의 꽃말이다.

나는 위로에 약한 사람이다.
위로할 줄 몰라서 위로에 서툴다.
위로의 마음이 없어서인지, 그건 아니다.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인지...
그것도 아니고.

감정이 메마른 것도 아닌데 위로가 참 어렵다.
위로의 말을 하는 것도 어색하고
위로의 표정을 짓는 것이 생뚱스럽다.
그래서인지 위로를 잘 하는 사람이 존경스럽다.

지인이 암을 진단 받았다고 했다.
놀라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전화를 걸었는데...
위로의 말이 힘들다.

힘드시죠?
아프시죠?

그래서 뭐 어떻게 해줄건데?
하는 마음이 들어서 말을 잇지 못한다.

마음 약하게 먹지 말고,
생의 의지를 놓지 말고,
신이 보살펴 주실 거예요.
기도할게요.

말 한마디마다 의문이다.

암에 걸렸는데 너같으면 마음이 강해지니?
너 같으면 살고 싶지 않겠어?
신이 보살폈음 암 같은 거 걸렸겠냐구?

삐딱한 마음이 속으로 계속 중얼댄다.
진심이 아닌 것도 아닌데...

힘네요.
또 전화할게요.
퇴원하기 전에 찾아뷜게요.

전화 한번도 이렇게 곤혹스러운데 직접 가서 본다구?

나에게 어려운 일 중 가장 어려운 일은 위로인 듯하다.
위로의 기술이라도 배워야 할까?
그러나 위로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인 것을...
위로, 참 어렵다.

위로에 강한 사람이 있다.
그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는 사람이 있다.

그 모습에 모든 근심을 잊게 할 수 있는
각시원추리꽃같은 존재...

그런 존재 되고 싶다.
그런 존재 곁에 있고 싶다.

written, photographed by @madamf MadamFlaurt
^{#essay | #thought | #console | #flower | #memyself}

[madamf’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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